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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기 Dec 13. 2021

사랑하는 나의 교회

2016년 6월부터 2021년 8월까지 나는 '교회 다니는 맛'으로 살았다.

평생을 의지와 상관없이 개척교회만 다녔던 나는

친구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싶다는 기도제목이자 작은 소원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했던 터라, 작은 교회 안에서 많은 일을 했다.

노래하는 걸 좋아했고, 애쓰는 열정이 멋있어 보여서 굳이 거절하지 않았다.

작은 교회이다 보니,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고, 끈끈함이 있었지만 

많은 날에, 교회가 일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고, 군 입대와 전역을 하며, 달라진 상황에 나는 새로운 교회를 찾아야 했다.

그렇게, 나의 사랑 대덕한빛교회를 만났다.


나를 맞이해줬던 새가족 목자였던 친구는, 지금 나에게 있어,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친구가 되었다. 그 친구는 하나님이 나의 오랜 기도를 들으셔서 보내주신 선물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그 친구의 호의와 사랑 덕에 나는 살면서 처음으로 '빨리 교회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모두.


이 감정적인 시기가 언제까지 가려나 했지만,

우리 교회에서 몸담았던 마지막까지 이 기쁜 감정은 식지 않았다.

그토록 사랑하는 교회를 떠나는 것은 내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 되었다.

훗날 사역지가 생기거나 결혼을 해서 청년대학부를 떠나는 것 외에 

다른 이유로 떠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예상치 못한 이유로 교회를 떠나게 되었다. 

당시, 부목사님께서 개척하시는 교회에 따라가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무서웠다.

교회를 떠나면, 내가 그 그리움을 버틸 수 있을지 너무도 두려웠다.

그러나 하나님은, 어릴 적 내가 기도하며 구했던 것에 조금도 부족함 없이, 

아니 오히려 훨씬 넘쳐흐를 정도로 나를 채워주셨다. 

그런 하나님 앞에서, 나는 자신에게 그동안의 교회 생활에 아쉬움이 있었냐고 100번도 넘게 물었고,

 단 한 번도 아쉬움이 있었다고 답할 수 없었다.


그렇게, 새로운 곳으로 갈 결정을 내리고, 나는 매일 밤 사무쳤다.

도무지 진정이 안 되는 마음에 나는 내가 왜 이렇게 우리 교회에 사무칠까 하는 생각을 했고

많은 내용이 있었지만, 모든 것은 "받은 사랑이 너무 많았다."라는 말로 귀결됐다.


5년에서 6년의 시간 동안, 나는 모든 눈물과 기쁨까지 이곳에, 그리고 이 사람들에게 쏟았다.

돌아보면, 인간적으로 받아주기가 어려운 정도였는데, 내가 받은 사랑은 무조건적인 사랑이었다.

먼저 우리 공동체 안에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이 늘 있었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교회 안에서 우리는 자주, "사랑해야 합니다."라고 외치곤 한다. 

그러나, 나는 조금 다른 말을 하고 싶다.


"사랑받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사랑을 받는 것에서 나옴을, 

머리가 아닌 온몸으로 알게 해주셨다. 

사랑하는 나의 대덕한빛교회를 통해서.


내가 매일 밤 그토록 사무쳤던 이유도

몸은 다른 곳에 왔지만 여전히 사랑할 수 있는 이유도 그 사랑을 노래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사랑하는 나의 교회가 내게 준 사랑 덕분이었다.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 <요일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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