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밥이 이런 맛이었구나!

베를린 중앙역 야식

by KYLA



베를린에 도착했을 땐, 이미 밤 11시가 넘은 시각이라 문을 연 식당이 많지 않았다.

여행지에서의 첫 식사로 뭘 먹으면 좋을까?

베를린 중앙역에서 고른 대망의 메뉴는

바로 '케밥'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커다란 고기를 기둥에 꽂아 걸어놓고 즉석에서 썰어내는 모습을 본 적이 있고

케밥 식당을 본 적이 있지만

이상하게도 케밥을 먹어볼 생각은 한 번도 안 했던 것 같다.

어떻게 나오는지 본 적도 없으니 말이다.


'케밥'하면 튀르키예가 생각났는데,

독일에서도 '케밥'이 대표 메뉴로 유명할 뿐 아니라

'독일식'으로 변화되었다고 한다.

이 또한 이민의 역사와 인연이 있는 게 아니겠나?




■ 독일에서 '케밥'이 유명한 이유

1960~70년대, 경제 성장기였던 독일은 노동 인력이 부족했고

터키와 '게스트아르바이터(Gastarbeiter)'

즉, 외국인 노동자 협정을 맺은 후

수많은 튀르키예인들이 독일로 건너왔다.

초반엔 이민자들이 주로 공장에서 일했지만

점점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그 중 가장 크게 성공한 것이 '케밥'이라는 말씀!


특히, 튀르키예 케밥과 독일 케밥의 가장 큰 차이는

'케밥의 패스트푸드화'이다.

일도 해야 하고, 먹고 살아야 했던 힘든 현실에서

튀르키예 이민자 '카디르 누르만(Kadir Nurman / )'이 케밥을 샌드위치 형태로 판매하면서

지금의 독일식 케밥 형태가 정착했다고 한다.


튀르키예에서 '케밥'은 '구운 고기'라는 뜻으로

양고기, 소고기를 활용해서 만든 요리인데

전통 튀르키예 케밥이

주로 구운 재료들을 접시에 담아 나오는 요리라면,

독일에서는 빵에 고기, 채소, 소스를 넣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형태의 길거리 음식이 된 것이다.


독일의 국민 음식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 케밥!

무슨 맛일지 더 궁금해졌다.




Fatih Servet Döner



우리가 간 곳은 베를린 중앙역에 위치한

되네르 케밥 레스토랑

Döner는 튀르키예어로 '도는, 회전하는'의 뜻이고

Kabap는 '구운 고기'를 의미하기 때문에

Döner Kabap 회전하면서 굽는 고기의 의미라고 한다.

(현재 우리가 많이 아는 케밥의 표기 방법은

튀르키예 원어로는 Kabap였는데 영어권, 독일권으로 오면서 Kabab로 굳어졌다고 한다.)


식당 이름이 발음이 참 어려운데,

파튀흐 제아베트 되너 (Fatih Servet Döner)

몇 번을 읽어도 잘 안 된다...

어쨌든 베를린 중앙역 케밥 식당이다!

24시간 운영되는 곳인데

우리처럼 집에 들어가다가 배고파서 온 사람도 있고,

늦은 시간까지 일하다가 온 사람도 있었다.


메뉴가 상당히 많고

케밥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고르는 게 쉽지 않았다.

이럴 때는 현지에 사는 친구들이 골라주는 걸 먹는 게 최고지~

혜진이와 지용이가 알아서 척척 음식을 주문해주었다.



샐러드



와~ 샐러드 양이 어마어마했는데, 이게 1인분이다.


독일은 음식을 먹을 때 남기는 게 예의가 아니란다.

물론 어느 나라든 음식을 다 먹는 게 보기 좋지만,

그 말을 듣고 독일 여행을 하면서

주변 테이블을 살펴봤을 때

사람들이 먹은 접시를 보면 정말 깨끗하게 비웠었다.


그 정도로 접시까지 싹싹 비워서 먹어야 한다는데

한 접시 다 먹는 게 쉽지 않았고,

지금 나온 샐러드도 정말 3명이 먹어도 되는 양이었다.


여기서는 샐러드를 주문하면 빵이 같이 나왔는데

바게트 같기도 하고, 과자 같기도 한 게

식감이 재밌었다.


샐러드는 채소 위에 요거트 소스를 뿌려서 상큼했고

요거트가 그릭 같은데, 플레인 요거트 느낌도 나면서 부드러웠다.

당이 들어있지 않은데 당이 들어있는 거 같은 달콤함에 혈당 충전의 기분도 들었고

채소도 아삭하게 씹히는 게 싱싱함이 전해졌다.



되네르 케밥


드디어 케밥을 먹어보는구나!

얼핏 볼 땐 샌드위치 같았는데,

이게 독일의 대중화와 함께 한

케밥 샌드위치란 걸 알고 나니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케밥은 정말 맛있었다!

단순히 볶은 게 아니라 구운 고기와 채소가 어우러져서

불맛도 나고, 신선한 게 좋았고

허기를 채우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감자튀김


독일은 감자가 유명해서

어떤 요리든 감자가 같이 나올 때가 많다고 한다.

구운 감자, 튀긴 감자 등 종류도 다양한데

그 맛 또한 쫄깃하거나 퐁신하거나 바삭해서

여러가지 맛으로 즐기는 재미가 다양했다.


이날 주문한 건, 감자튀김!

늘 보던 감자튀김인데

이곳의 감자는 정말 알차다고 해야 하나?

감자가 꽉 찬 느낌이다.

튀김인데도 불구하고,

찐감자처럼 감자의 식감이 살아있고 겉은 바삭했다.

대체 뭐가 다른 거지?


독일은 감자 튀김을 먹을 때,

케첩이 아니라 주로 마요네즈를 같이 먹는다고 한다.

나는 평소에 마요네즈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라서

튀김에 먹는 이 조합이 느끼할 것 같았는데...

막상 먹어보니 마요네즈가 꼬숩~하고

감자튀김하고 잘 어우러졌다.


혜진이가 말하길

"이상하게 여기서 먹는 마요네즈는 더 고소해요"라고 했는데

진짜 고소했다.

내가 생각하는 마요네즈는 느끼한 뭉텅이?인데

거기에 청양고추나 케첩을 섞어야

소스의 역할을 하고,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마요네즈 자체만으로

이렇게 고소하고 먹기 좋다니 놀라웠다.





그리고 독일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맥주'


베를린 중앙역에서 처음 맛 본 맥주는

병맥주 삼총사였다.

지용이가 다양한 맥주를 맛보라며

세 가지를 주문해줬는데

그동안의 긴장이 풀리면서

갈증을 쫙~~~~ 해소 시켜주는 게

어느 게 좋다고 순위를 가리는 게 어려웠다.


왼쪽부터

쾨스트리처 슈바르츠 비어

(Köstritzer Schwarzbier)

독일에서 유명한 흑맥주 브랜드인데

쓴 맛이 적고, 고소하고 부드러운 커피와 초콜릿 향이 느껴졌다.


하서뢰더 프리미엄 필스

(Hasseröder Premium Pils)

맑은 황금빛의 라거로 쓴 맛이 살짝 있지만

목 넘김이 깔끔하고 부드러운 바디감이 매력적이었다.

독일 스타일의 전형적인 라거 맛이라고 해야 하나?


베를리너 킨들 쥬빌륨 필스너

Berliner Kindl Jubiläums Pilsener

베를린의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로

이 맥주는 일반 필스너보다 부드럽고

향긋한 향이 나면서 가볍고 드라이했다.



나는 사실 내가 어떤 맥주를 좋아하는지

취향을 잘 몰랐다.

이번 여행에서 여러 맥주를 맛보면서

어떤 걸 맛있게 느끼는지 알아갔고,

혜진이와 지용이가

내가 맛있다고 했던 맥주의 취향이 대부분 비슷하다며 취향 찾기와 맥주의 특징에 대해서 깨알같이 알려줬다.


아… 배가 부르니 이제 슬슬 잠이 오는구만...




※ Fatih Servet Döner ※


주소

☞ Europaplatz 1 Hauptbahnhof, Gleis 7, 10557 Berlin, 독일

[위치] https://maps.app.goo.gl/KuJbfkQqUTVFQfX46


연락처

℡ +49(0)30 4998910


영업시간

- 24시간 영업


사이트

https://www.instagram.com/fatihservetrestaurant/


◎ 대중교통

- Einkaufsbahnhof Berlin Hbf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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