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일 Jan 11. 2023

‘일기 쓰기와 영상제작’

영상은 언어다.

2023 0110


#10


언젠가 김영하 작가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한 말을 기억한다.

나의 말로 옮겨 적자면,


‘우리의 감정은 정리되지 않은 주관적인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감정들을 글로 옮겨 적을 때, 

문법이라는 논리를 적용하게 되면서 표현할 수 없었던 형형색색의 감정들이

이성이라는 이름 아래 정의된다. 그러면서 주관적인 시선은 객관화가 되고 

나름의 ‘감정정리’가 이루어짐으로 일종의 ‘해방’을 경험한다.’


또 주호민 작가가 침투부 (침착맨 유튜브) 방송에 나와 기안 84의 작품들이

‘자기 해방을 위한 자전적 성장작품’이라면서, 

전업주부들의 ‘식탁 다이어리’를 언급한 일이 생각난다. 


‘하루종일 육아와 가사, 고된 일과에 지쳐 있다가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 전등 하나 키고 식탁에 앉아 

그날의 일들을 기록하며 감정정리를 한다.

이 ‘식탁 다이어리’를 다른 주부들과 공유하며, 

아픔을 나누고 공감하며 서로를 치유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우리는 다 각자만의 ‘식탁 다이어리’가 필요하다.

그것이 글을 쓰는 일이 될 수도 있고,

그림을 그리거나 춤, 음악 등의 다양한 창작활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해방적 활동’의 기본이 되는 것은 단연 ‘글쓰기’이다.


나는 15년 이상 영상을 만들어왔다.

누군가 나에게 ‘영상을 만들려고 하는데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라고 묻는다면,

먼저 ‘글을 써보라’라고 말할 것이다. 


우선, 아래의 질문들에 스스로 답해 보는 것이다.


‘나는 왜 영상을 만들고 싶은가?’

‘나는 어떤 영상을 만들고 싶은가?’


다는 아니겠지만, 순수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

그러니까 영상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사람들은

‘영상 기술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은 것이다. 


의외로 이 부분을 헷갈려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이들은 영상장비나 편집기술 등에 과하게 집중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탁월한 스토리텔러가 되는 연습을 먼저 해야 하는데 자꾸만 기술자가 되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에겐 영상기술자들도 필요하다.

이들의 도움 없이는 위대한 영상들을 만들기란 불가능하다.


그런데 ‘나는 왜 영상을 만들고 싶은가?’에 대한 답이 불분명하면,


내가 기술자인지, 스토리텔러인지 모르고 무작정 영상을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오래가지 못하고 금방 지쳐 그만두게 된다.


기술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열심히 기술(技術)을 배우면 된다. 

그러나 스토리텔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우선 생각을 기술(記述) 하고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영상을 만들면 만들수록 더 분명 해지는 진실이 있다.


‘영상은 언어다.’ 


영상의 기본바탕은 그러므로 글쓰기이다. 

글로 자신을 잘 표현하는 사람은 영상으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장편소설을 쓸 수는 없기에, 

나는 매일 조금씩 쓸 수 있는 글. ‘일기’를 쓰라고 권하고 싶다.


내가 올해부터 일기를 쓰기로 작정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물론 전혀 일기 같지 않을 때가 많지만..)


어쨌든 나의 ‘식탁 다이어리는’ 아까도 언급한 아래의 질문에 답하기 위한 

나의 펜부림의 한 형태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나는 왜 영상을 만들고 싶은가?’

‘나는 어떤 영상을 만들고 싶은가?’


이 질문들의 대한 답을 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나는 왜 영상을 만들고 싶은가?’ 

-상처들로 갇혀버린 내 안에 작은 나를 해방시켜주고 싶어서 나는 영상을 만들고 싶다. 또 다른 사람의 해방을 돕고 싶어서, 나의 이야기가 그들의 이야기가 되는 놀라운 치유의 경험을 위해 영상을 만들고 싶다.


‘나는 어떤 영상을 만들고 싶은가?’

-절망 속에 희망을 노래하는 영상을 만들고 싶다. 어둠 속에 한줄기 빛을 발견하게 되는 영상을 만들고 싶다.

사랑 없는 곳에 여전히 사랑은 자라고 있었음을 알려주는 영상을 만들고 싶다. 죽음 앞에 생명을 발견하고 소망을 이야기하는 영상을 만들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영상 세러피’ 그리고 ‘영상제작 세러피’를 운영하고 싶다.


오늘 일기 끝.


#영상제작 #일기쓰기 #스토리텔러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영상 해방일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