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116
#16
한국 코스타 본부에서 사역할 때, 찬양 ‘그의 생각’을 지으신 조준모 교수님을 뵌 적이 있었다.
교수님은 전 세계에 흩어진 한인 동포들을 위로하고 싶다며,
‘그곳에도 꽃은 핍니다.’라는 곡을 기타 반주와 함께 불러 주셨다.
곡을 짓게 된 계기를 여쭤보니,
어떤 북한에서 사역하시는 분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데 한 어두운 사진을 보여주셨다고 한다.
그런데 그 사진 한쪽 구석에 꽃이 한 송이 피어 있었는데 그 꽃을 보고 그분이 지나가는 말로
‘거기도 꽃은 핍니다.’라고 말씀하셨단다. 조준모 교수님은, 그 말에 큰 감동을 받아 즉석에서 곡을 쓰셨다고 전해 주셨다.
아무리 어둡고 소망 없어 보이는 곳에도,
여전히 버티고 살아가고 있는 생명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 생명을 발견할 수 있는 ‘눈’ 이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어둠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늘 속 피는 꽃을 바라볼 수 있는 ‘믿음’ 이 필요하다.
사람은 언제 죽음을 경험하는가?
소망이 끊어졌을 때, 사람은 죽음을 경험한다.
더 이상 ‘내일’이라는 노래를 부를 힘이 없을 때,
사람은 스스로의 삶을 포기해버리고 만다.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꽃을 발견할 수 없다.
웅크리고 어두운 곳을 자세히 살펴보아야 그곳에 핀 꽃을 찾아낼 수 있다.
3년 후면 나도 마흔이 된다.
80에 죽는다고 가정했을 때, 나는 벌써 인생의 반을 살았다.
남아있는 시간이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하고 싶은 것 많지만 다 할 수 없다.
이루고 싶은 것 많지만 다 할 시간도 능력도 없다.
나의 남은 삶은
끊임없이 씨앗을 뿌리는 삶이 되기를,
저기 저 샤론의 꽃 수선화를 보라고,
골짜기의 백합화를 보라고,
그곳에 핀 꽃을 바라보라고 외치는 삶 살기를..
누군가에게 그런 꽃이 되어주는 삶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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