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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일 Feb 08. 2023

바람을 바람

2023 0206

#37


2019년 여름, 그 바람을 바라며.


-


그대 잘 지내고 계신가요?

그곳은 어떤가요? 

이곳은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았는지

더워 잠 못 이루는 밤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쯤 열린 창문 사이로

선선한 바람 솔솔 들어오니

눈이 감길 듯 말 듯 

천장은 낮아지고 


지난여름, 지금처럼  

어디서 오는지 몰랐던 그 바람 

반쯤 닫힌 내 마음 두드리며 

소리 없이 대화하던 그때를 기억합니다. 


그때 왠지 나는 이런 말을 했던 것만 같습니다. 


내가 믿는 하나님은 선하시고 

나의 주인 그분은 사랑이신데, 

내가 사는 이 세상 여전히 악이 끊이질 않고,

나의 삶엔 늘 사랑이 부족합니다. 


혼자 앉기도 비좁은 내 마음의 의자, 

혼자 눕기도 벅찬 내 생각의 방, 

그곳에 나의 주인 거할 곳 하나 없고

그곳에 내 친구 머리 둘 곳 없습니다. 


아아, 다시 오실 때 믿음을 보겠느냐 하신 말씀은

과연 저를 두고 하시는 말이었던가요? 


눈앞의 상황에 갈대처럼 흔들리는 나의 마음에 

질끈 눈 감아 버리고 날 처음 부르신 그 목소리 기다립니다. 


바람도 멈춰버렸는지

잠이 깬 이마는 따뜻합니다. 


그 바람에 나는 오늘을 보게 됩니다. 

천장은 다시 높아지고, 

창문은 누군가 닫아 놓았고 

나는 그저 새 바람을 바랍니다. 


어디서 오는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다면 좋으련만 

달은 제 길만 비추고 

별빛은 멀어지기 바쁘니 


나는 이렇게 또 침대에 앉아 

다시 한번 소리 없이 그 바람 불러봅니다.


#바람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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