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206
#37
2019년 여름, 그 바람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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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잘 지내고 계신가요?
그곳은 어떤가요?
이곳은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았는지
더워 잠 못 이루는 밤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쯤 열린 창문 사이로
선선한 바람 솔솔 들어오니
눈이 감길 듯 말 듯
천장은 낮아지고
지난여름, 지금처럼
어디서 오는지 몰랐던 그 바람
반쯤 닫힌 내 마음 두드리며
소리 없이 대화하던 그때를 기억합니다.
그때 왠지 나는 이런 말을 했던 것만 같습니다.
내가 믿는 하나님은 선하시고
나의 주인 그분은 사랑이신데,
내가 사는 이 세상 여전히 악이 끊이질 않고,
나의 삶엔 늘 사랑이 부족합니다.
혼자 앉기도 비좁은 내 마음의 의자,
혼자 눕기도 벅찬 내 생각의 방,
그곳에 나의 주인 거할 곳 하나 없고
그곳에 내 친구 머리 둘 곳 없습니다.
아아, 다시 오실 때 믿음을 보겠느냐 하신 말씀은
과연 저를 두고 하시는 말이었던가요?
눈앞의 상황에 갈대처럼 흔들리는 나의 마음에
질끈 눈 감아 버리고 날 처음 부르신 그 목소리 기다립니다.
바람도 멈춰버렸는지
잠이 깬 이마는 따뜻합니다.
그 바람에 나는 오늘을 보게 됩니다.
천장은 다시 높아지고,
창문은 누군가 닫아 놓았고
나는 그저 새 바람을 바랍니다.
어디서 오는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다면 좋으련만
달은 제 길만 비추고
별빛은 멀어지기 바쁘니
나는 이렇게 또 침대에 앉아
다시 한번 소리 없이 그 바람 불러봅니다.
#바람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