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205
#36
‘바벨탑, 롯데타워 그리고 나’
어제에 이어 건축가 유현준 교수의 글들과 영상들을 계속 찾아보고 있는데,
건축의 눈으로 역사와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들이 흥미롭다.
그중에 ‘탑’ 그러니까 ‘고층건물’에 관한 분석이 재미있다.
유 교수에 의하면,
인간은 높아지고 싶은 욕심이 있다.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이름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과거에는 높은 건물을 쌓았다.
돌무덤 고인돌이 그러하고,
각종 피라미드, 탑,
현대의 고층 빌딩들이 그러하다.
미국과 러시아가 한창 냉전을 할 때,
미국은 고층건물을 많이 지었다.
그러나 냉전이 끝난 후에는 더 이상 높은 건물에
열을 올리지 않았다 (지금은 중국이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의 예를 들자면,
롯데타워와 현대 GBC 빌딩을 비교하면,
현대가 3배 정도 큰 건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 두 기업의 주가총액을 비교해 보면,
현대가 롯데보다 3.4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이 가진 힘만큼 높고 큰 건물을 쌓아 과시하는 것이다.
(그럼 삼성은? 유 교수는 삼성은 한참 높은 곳에 있어
굳이 건물로 과시 안 해도 된다는 것.
넘사벽. 미국이 건물을 안 짓는 이유와 동일하다).
성서의 바벨탑 이야기에 잘 나와 있듯이,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된 인간,
높아져서 하늘까지 닿으려는 인간의 욕심은
건물을 높고 더 크게 지으려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소셜미디어의 시대에 와서는,
더 많은 팔로워를 가지려는 욕심으로 대변될 수 있으며,
개개인의 관계에 있어서는 목소리를 높이고
겉모습을 과하게 치장하고,
차, 옷, 액세서리 등 명품을 입고 쓰려는 과시욕으로 나타난다.
‘’ 진짜 부자’는 오히려 수수하게 입고 다니고 자전거 타고 다닌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최근에 감명 깊게 본 다큐 ‘어른 김장하’의
김장하 선생님이 그러했다.
수백억 대의 자산가임에도 불구하고
차 한 대 소유하지 않으시고 매일 걸어 다니셨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아낌없이 베푸시고 또 베푸셨다.
아, 나는 ‘진짜 부자’ 인가?
내 안에 ‘영원함’ 이 있는가? 변하지 않는 재산이 있는가?
나는 지금 무슨 타워를 짓고 있는가?
김장하 선생님처럼 살고 싶다.
진짜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
변하지 않는 보물을 주신 그분을 닮는 삶 살고 싶다.
#바벨탑 #롯데타워 #김장하 #그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