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일 Feb 15. 2023

안녕이란 인사가 왜 그렇게 하기 싫었는지

터미널

2023 0213


#44


몬트리얼 살던 자매 (지금의 아내)를 버스에 태워 보내며

먹먹해진 가슴을 안고 집에 돌아와 쓴 시. 


아직 사귀기 전, 서로에 대한 마음만 확인한 상태였지요.

절대 발렌타인 데이라서 이러는거 맞습니다.


-


‘안녕이란 인사가 왜 그렇게 하기 싫었는지’


기억속에 묻어두지 않으려 부단히도 애썼다

시간에 팔려 흘러가버리지 않게 꼭 붙잡았다


거친 바람에도 터지지 않는 비누방울처럼

높은 파도에도 무너지지 않는 모래성처럼


그 순간들이 지워지지 않게,

그 색들이 바라지 않게 


바라고 또 바랬다.


어느덧 자정이 지나고

북적거리는 매연 속에 

손 흘들던 그녀가 흩어져 가면 


적막해진 골목길 사이로

머쓱해진 내 손 


구름은 내 눈 물결따라 흐르고

한 없이 느려진 발걸음 


가슴팍에 묻어둔 그 이름

조용히 싹을 틔운다.


#여보사랑해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 나는 어떤 아이였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