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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일 Feb 13. 2023

엄마 나는 어떤 아이였어?

‘엄마 나는 어떤 아이였어?’


엄마 나는 어떤 아이였어?

-너는 꼴통이었지. 말 안 듣고 고집세고 형 이기려고 들고..


그런 거 말고 다른 건 없어? 

-길바닥에서 드러눕고 울면서 떼쓰고… 엄마가 많이 힘들었다.

그리고 잠이 많았어. 한 번 자면 몇 시간씩 잘 자서 그건 편했다.

아파트 계단 올라가다 잠들고 현관문 앞에서 쓰러져 잠들고..


또 기억나는 거 없어?

-꾀돌이였어. 형 속여 먹을라 그러고 맨날.


아니 나쁜 기억밖에 없어?

-눈이 참 예뻤어. 백만 불짜리 눈이라고 동네 사람들 와서 구경하고 그랬지.



궁금하다 정말,

나는 엄마의 기억 속에 그런 꼴통 같은 아이였을까?

사진 속 나를 내가 만난다면 어떤 기분일까?


이때 나는 왜 울고 있었을까?

엄마 말대로 마냥 떼쓰고 고집 피우던 중이었을까?


엄마가 쓴 일기가 있다면, 

나에 관한 쓴 글이 남아 있다면, 

나에 관한 어떠한 흔적이라도 남아 있다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찾아보고 싶다.


내가 누군지 어떤 아이였고 어떻게 자라왔는지 알고 싶다.


나는 나의 아이들에 관한 기록을 최대한 많이 남겨야지.

글로, 사진으로 영상으로 지나가면 없어질 순간들을 

커버리면 돌아오지 않을 그리워질 순간들을 

기록하고 편집하고 창조하며 나눠야지. 


그래서 나의 아이들이 

‘아빠 나는 어떤 아이였어?’라고 물어봤을 때,

한 편의 장편 다큐멘터리를 보여 줘야지.


얼마나 사랑스럽고 귀한 아이였는지 알려줘야지.


#아이 #기록 #꼬마연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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