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쿠나 Sep 01. 2022

나를 버티게 하는 힘

지금의 내가 되도록 나를 이끌어온 내면의 힘은 무엇이었을까?      


못 말리는 자기애      


나는 퍽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다. 자기애의 흔적은 나의 삶 구석구석에 남아 있다.     

 

- 나를 믿고 사랑하는 마음

- 나의 가치를 무한 긍정 평가하는 마음

- 내가 맡은 일은 계속 더 잘하고 싶은 마음

- 후회하며 주저앉기보다는 울면서도 다시

  무릎에 힘을 넣고 일어서 걷고 보는 행동력

- 안되면 될 때까지 시도해보는 끈기

- 새로움에 눈을 반짝이며 발동하는 호기심  

-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알 때까지 끈질기게 찾는

  학구열     


지금도  마음의 안테나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나는 나를 사랑하고 나의 가치를 무한 신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전혀 신경 쓰이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을 의식하며 포장하거나 과장하며 살지는 않았다. 나라는 사람이 내 마음에 흡족할 만큼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했다. 내가 나를 아직 다 모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면, 여전히 나에 대한 탐구와 나를 행복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도록 이끈다.      


마찬가지로 내가 보는 다른 사람의 모습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열어둔다. 정말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알면 알수록 실망스러웠거나, 나를 괴롭히는 저격수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따뜻하고 정의로운 사람이었구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은 섣부른 판단이나 평가를 보류하게 한다. 내 가족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도 동일하다. 가족은 아직 탐험할 것이 무궁무진한 우주의 행성과도 같은 존재임을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사랑을 시작하면 된다.      


집에서 우스갯소리로 “난 나이 들수록 나는 더 예뻐지는 것 같아.”라는 말을 하면, 가족들은 나의 못 말리는 자기애를 잘 알고 있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살면서 못 말리는 자기애 때문에 괴로웠던 건 내가 하는 일에서 스스로 만족할 만한 기준이 너무 높았다는 점이다. 자칫 조금만 선을 넘으면 아주 피곤한 완벽주의자가 될 뻔한 적도 있었다. 지금은 나를 들들 볶지 않고도 만족할 수 있는 지점을 어느 정도 발견한 것 같아 다행이다. 가끔 과거의 완벽주의 성향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려 할 때면 즉각 알아채고 스톱할 수 있을 만큼 나를 돌보게 되었으니 이런 것이 나이 들면서 받은 복인가 싶다.     

 

‘열심히’가 아닌 ‘적당히’      


언제부터인가 모든 일을 열심히 하려는 내 마음에 브레이크를 건다. 모든 일을 열심히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한다. ‘열심히’ 하다가는 심장이 다 타버릴 수도 있다고, 내 생명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되뇐다. 누구보다 열심히 성실하게 일한 죄밖에 없는 입사 동기 한 명과 이직한 후배 한 명이 과로사로 갑자기 이 세상을 떠난 후, ‘열심히’라는 말에 거부감이 들었다. 누군가 내게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면, 나는 “열심히 하면 안 돼, 할 수 있는 만큼만 해. 즐겁게 하는 게 더 중요해.”라고 반응한다.


열심히 하지 않기 위해 나는 일에 우선순위를 정한다. 계획하기 좋아하고 그 계획안에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내가 쓸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 총량을 넘어서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들을 분배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적당히’ 다. 적당히 한다는 것은 내가 해야 할 일들을 골고루 신경 쓴다는 것이다. 마치 만다라의 원을 둘러싸고 있는 규칙적인 패턴에서 평화를 얻듯, 나를 중심으로 펼쳐진 여러 가지 역할과 일을 균형 있게 적당히 배치하여,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내 인생의 궤를 굴리는 것이다.      


Just Do It! 실행력


때로 내가 해야 하지만,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을 만날 때가 있다. 그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일 수도 있고, 피하고 싶은 일일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면 요정 할머니의 마법 주문을 외워본다. “Just Do It! 너를 믿고 그냥 한번 저질러 봐.” 대체로 나를 믿고 저질렀을 때 안 했으면 어쩔 뻔한 소중한 경험을 얻었기에 지금도 흥미 있는 뭔가를 저질러보려고 마음이 간질간질하다.


고민만 할 때는 몰랐던, 그냥 해보면 알 수 있는 경험의 의미가 너무나 소중했다. 축적된 인생의 경험도 대부분 나를 믿고 저질렀을 때 얻은 것임을 기억할 때, 지금도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전혀 새로운 상황에 나를 던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정년이 보장된 안정된 직장을 ‘이젠 그만!’하며 조금 일찍 박차고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아직 꿈틀거리는 실행력 때문이 아닐까 싶어 웃음이 난다.      

작가의 이전글 인생의 허무함이 찾아올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