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쿠나 Mar 08. 2023

언젠가 너만의 꽃을 피울 거야

긍정 마인드셋의 힘

절기상 경칩이 지났다. 경칩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날이다. 집 앞 매화나무에 어느새 작고 하얀 꽃들이 몽글몽글 피어나 봄 인사를 건넨다. 귀엽고 예쁜 꽃이 향기롭기까지 하니 입안에서 예쁘다는 말이 그냥 터져 나온다.    


너 참 예쁘다!


발걸음을 멈추고 나긋한 목소리로 꽃을 향해 예쁘다고 말해준다. 겨우내 조용히 생명의 꽃봉오리를 터트릴 날을 준비했을 매화나무의 기다림이 꾸준하고 의젓하고 기특하다. 하루도 쉬지 않고 분주히 변화하는 환경과 연합하여 결국 자기만의 꽃을 피우고야 마는 자연은 살아 있는 존재로서 내가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할지 말해주는 듯하다.           


멈추지 말고 뚜벅뚜벅 너의 길을 가면 돼.

너도 너만의 꽃을 피울 거야.


기다림의 시간이 길더라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


다른 사람의 눈에 네가 멈춰있는 듯 보여도,

네가 삶을 변화시키고 성장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너만은 꼭 기억해야 해.


그리고 믿어야 해.

언젠가 너만의 꽃을 피우게 될 봄날,

너만의 빛깔과 향기가 누군가의 삶에 닿아

위로와 기쁨이 될 거란 걸.     




스탠퍼드대 심리학과의 캐럴 드웩(Carol S. Dweck)은 인간의 변화와 성장 가능성을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성장 마인드셋은 당신이 현재 가진 자질이 단지 성장을 위한 출발점일 뿐이며, 노력이나 전략, 또는 타인의 도움을 통해 얼마든지 길러낼 수 있는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비록 결과가 신통치 않더라도, 자신을 새로운 경험에 내던지고 버티려는 열정이 성장 마인드셋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인생에서 가장 험난한 시기도 훌륭히 극복하고 번창할 수 있는 것입니다. 캐럴 드웩, <마인드셋>      


현직에 있을 때부터 꼭 도전해보고 싶었던 국가자격증이 있었다. 청소년 상담사다. 이제는 공부할 시간이 충분하다 싶어 천천히 공부해 보자는 마음으로 응시 자격을 확인해 보니 1급에서 3급까지 모두 응시 가능하다. 쉬운 선택은 2~3급 중 하나를, 어려운 선택은 바로 1급에 도전하는 것이다. 1급 자격증에 응시한다는 것은 마치 루브르 박물관에 앞에서 긴 줄을 서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는 패스트트랙 입장권을 예매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굳이 3급부터 순서를 밟지 않고서도 상위 자격증을 딸 수 있는 길에 바로 접어들 수 있다. 그동안 해왔던 긴 공부과정과 경력을 국가로부터 인정받는 기분이다.      


1급이냐 2급이냐 어떤 시험에 응시해야 할지 망설이던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당신이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 같냐고 물었다. 신기한 반응이 나왔다. 연배가 비슷하거나 높은 사람은 무조건 2급을, 연배가 낮은 사람은 무조건 1급 시험에 응시할 것을 권했다. 이유를 물어보았다. 2급을 권하는 사람들은 자격증이란 있냐 없냐가 중요한 것이지 급수는 중요하지 않으니 무난하게 합격할 수 있는 데 응시하라고 한다. 1급을 권하는 사람들은 상위 응시 자격을 갖추고 왜 굳이 낮춰서 공부하냐, 무조건 1급에 응시해야 하고 만약 떨어진다면 그때 2급으로 낮춰 다시 공부하면 된다는 의견이다.     


아하! 나는 무릎을 탁! 쳤다. 이러한 의견 차이는 마인드셋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나이 들수록 의도적 노력이 없는 한 인간의 뇌는 기존의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마인드셋이 고정되어 있을수록 실패를 두려워하고, 체면이나 위신이 깎이지 않는 자리에서 자아를 증명하고 싶어 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끊임없이 뇌를 움직이고, 마인드셋이 성장과 변화하기를 열망할 때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도전과제에 흥미를 느낀다.      


드웩교수가 마인드셋을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다. 사람들이 어떻게 실패에 대응하는가를 알아보는 연구를 하던 중이다.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아이마다 다른 생각과 감정의 표출방식을 알아보고 싶었다.   

  

어려운 게 너무 좋아요!

     

풀기 어려운 고난도의 퍼즐 문제 앞에서 입맛까지 다시며, 흥미로운 표정으로 어려운 게 오히려 좋다고 외치는 소년의 행동을 본 드웩 교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낙담하지 않고, 오히려 실패를 통해 배움의 기쁨을 알아가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니…. 이 아이들의 행동은 마인드셋 연구의 단초가 되었다.      


당신의 성장을 자극해 주는 친구나 동료를 멀리하고, 듣기 좋은 말만 해주는 이들만 가까이 두는 이유는 뭘까요? 왜 새로운 경험을 하는 대신 이미 검증된 것만을 찾는 걸까요? 비록 결과가 신통치 않더라도, 자신을 새로운 경험에 내던지고 버티려는 열정이 성장 마인드셋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인생에서 가장 험난한 시기도 훌륭히 극복하고 번창할 수 있는 것입니다. 캐럴 드웩, <마인드셋>      


나의 마음은 자연스럽게 성공이 덜 보장된  높은 도전과제 쪽으로 기울어진다. 입가에 미소를 짓고, 눈을 반짝이며 외쳐 본다.


      어려운 게 너무 좋아요!               
















작가의 이전글 삶을 아름답게 연주하는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