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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욱애비 Oct 28. 2021

소설 캠프아라리

1화, 들풀 어린이집

1 선우맘 서유재



7 행복 찾기          

     

오전 진료가 끝나고 커피를 내려 마시는데 갑자기      


‘우리 가족이 행복한 게 문젠 가요? 남편과 저에게는 아이의 장애는 전혀 문제없어요. 우리가 잘 키우고 잘 살면 되잖아요. 그런데 왜 우리 주변의 사람들은 우리 아이의 장애가 문제라고 지적할까요? 우리가 웃으면 왜 뒤에서 수군댈까요? 우리가 행복해하고 여행이라도 가면 그들은 왜 우리가 철이 없다고 손가락질하는지 모르겠어요.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그래요.’    

  

상담 때 하소연하듯이 말하는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서유재는 잠깐 잊고 살았던 자신의 삶이 떠올랐다. 남의 행복에 대해서는 상담하고 처방하면서 정작 자신의 행복은 놓아 버리고 있었다.     


      

내가 이러는 이유가 선우의 장애 때문일까? 왜 아이의 장애가 가족이 불행해지는 이유가 될까 하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서유재 단골 환자들의 일부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듯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었고 물질적으로도 상당한 풍요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별문제가 없어 보이는 이들이 정작 자신의 삶을 아쉬워하며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남편들은 자신이 돈 버는 기계라고 격앙하고, 아내들은 사회와 단절된 자신이 감옥에 있는 거냐고 불평을 해댔다.  

         

그녀가 볼 때는 그들은 불행의 기준을 너무 낮추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은 너무 어려웠으며 설사 그 행복의 기준에 도달해도 또 더 높은 잣대를 댈 것이었다. 그들에게 행복은 항상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서유재는 왜 보편적으로 많은 것을 갖고 있고 상대적으로 행운을 누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만족을 못 하고 있으며 스스로 불행하다고 믿는지에 대해 항상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직업일 뿐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서유재는 그들과 상담을 할수록 오히려 불행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오래전부터 숙제처럼 남아 있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이제 그 생각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기 시작했다. 행복했던 자신이 어느 날 갑자기 느끼게 된 불행한 감정, 그 원인이 무엇인지? 선우의 장애가 나의 불행의 이유일까? 그녀는 장애와 불행의 상관관계에 관해 탐구해 보기로 했다. 이제 자신과 비슷한 장애아이가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또는 얼마나 불행한지, 또 행복한 사람들은 얼마나 있는지 그들은 왜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 그동안 피해왔던 선우 엄마로 사는 삶을 다시 시작해 봐야 한다. 정신과 의사로서, 선우 맘인 서유재로서 불행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세상에서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무엇이 진짜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지?     


만약 우리도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을 찾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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