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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욱애비 Oct 29. 2021

소설 캠프아라리

1화, 들풀 어린이집

1 선우맘 서유재



8 들풀 특수 어린이집      

 

엄마로서 서유재가 처음으로 시도한 것은 그동안 친정어머니에게 맡겨 놓았던 아들 선우를 직접 챙기는 일이었다. 먼저 한 번도 가 보지 않아서 께름칙했던 어린이집을 갔다. 독일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했다는 원장과 상담을 하고 나오니 또래의 엄마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엄마들은 선우와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의 엄마이었다. 원장의 소개로 어색한 인사도 잠시 금방 같은 학부모로 동병상련의 입장이 되었다. 서유재는 그녀들과 근처 카페로 갔다. 그런 모임이 처음인 서유재는 분위기 파악을 위해 주로 들어보기로 했다. 그녀는 직업이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가며 상담하는 것이어서 차분히 이야기들을 듣는 데 익숙해 있었다. 

          

그녀들의 수다는 끝이 없었다. 주로 아이의 발달에 관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이야기 사이사이 나오는 한숨 소리와 남편에 대한 불만, 주변 가족에 대한 원망 등이 추렴을 넣는 것 같았다. 맞장구를 치는 쪽도 말하는 쪽도 매일 만나서 이야기하는데도 할 이야기가 많아 보였다. 그녀들의 현실 육아기를 듣다 보니 일한다고 아이를 친정엄마에게만 맡겨 놓은 자신이 괜히 찔렸다. 어느새 시간이 지나 아이들이 집에 갈 시간이 되었다.    


  

“선우 맘은 그동안 왜 부모회에 안 나오셨어요?”    

 

나이가 조금 들어 보이는 한 엄마가 갑자기 서유재에게 물었다. ‘선우 맘’ 처음 듣는 호칭이 낯설기도 했지만, 친근감도 느껴진다. 여기 엄마들은 모두 이렇게 부르는구나.   

   

“부모회요?”   

  

같이 이야기하던 다른 아이 엄마가 부모회에 관해 설명해준다.    

  

“아, 모르셨구나. 우리 어린이집에는 부모들의 모임인 부모회가 활성화되어 있어요. 자주 모여서 아이들 교육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건의 사항이 있으면 원장님과 이야기하기도 하고 해요. 한 달에 한 번 정기모임을 하는데 원장님과 여기 선생님들도 정기모임 때는 자주 나오세요. 선우 맘도 다음에는 꼭 한번 나와 보세요.”    


 

그래 맞다. 나는 선우 엄마 선우 맘이었어. 미로를 헤매다 잃어버렸던 길을 찾은 느낌이다. 서유재는 다음에 꼭 부모회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하고 카페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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