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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욱애비 Nov 02. 2021

소설 캠프아라리

1화 들풀 어린이집

원장 김은경         

        

        

은혜 맘 원장 김은경     


그날은 정기 부모 모임을 마치고 다 같이 근처의 생맥줏집으로 갔다. 모임 후에는 항상 뒤풀이가 있었고 원장도 자주 끼인다. 그날은 원장이 상담 약속이 있다고 시간 봐서 늦게라도 올 수 있으면 오겠다고 했다. 직업이 엄마인 회원들은 한참을 수다들을 떤 뒤 하나둘씩 일어나 간다. 마지막으로 선우 맘과 승환 맘 둘이 남았고 그때까지 원장은 오지를 않았다. 원장이 오지 않을 것 같다며 승환 맘이 그만 일어나자고 한다. 

     

그때    

  

‘많이 늦었죠, 상담 시간이 길어져서…….' 하며 원장이 들어왔다.     

 

승환 맘은 원장을 보며 일어선 채로 인사를 한다.    

 

“죄송해요, 저는 승환이가 찾는다고 전화가 와서 저는 가봐야 할 것 같아요.” 


그녀는 서유재를 보며   

   

“언니는 원장 선생님과 이런 자리 처음이죠? 두 분이 한잔하며 이야기 나눠 보세요.”      

그녀는 서두르며 인사를 하고 카페를 나선다. 둘만 남은 어색함을 깨려는 듯 서유재는 맥주를 주문하고 평범한 질문을 한다.  

    

“선생님은 어떻게 특수교육 어린이집을 할 생각을 하셨어요?”     

 

“저도 아이가 장애가 있어요. 뇌 병변 장애….”    

 

선우 맘의 질문에 짧게 대답하던 원장은 잠깐 창밖을 쳐다보았다. 마치 창밖에 누가 있는 듯 지긋이 바라보는 그녀의 옆얼굴이 잠깐 파란 조명을 받아 납 인형같이 창백하게 반짝인다. 창밖에는 교회의 십자가와 노래방의 간판이 모두 오색 네온 불빛으로 빛나고 있다. 그녀는 맥주잔을 들고 쭉 들이키더니 밖을 보던 그 시선을 선우 맘 쪽으로 돌렸다.    

 

“독일에서 특수교육을 공부했어요. 저도 절실했거든요.”   

  

어린이집 원장 김은경은 독일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온 싱글맘이었다. 아이는 뇌 병변 장애가 있다고 했다.   

  

“우리 아이들의 부모님들 모두 사연이 한 보따리 들이죠. 저도 만만찮아요. 저도 책 한 질 정도의 분량은 나온답니다.”  

    

그녀는 조용히 얼굴을 들고 말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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