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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욱애비 Nov 13. 2021

소설 캠프아라리

1화 들풀 어린이집

육아 품앗이       

     

         

협업 교육의 원칙   

  

선우가 다니는 들풀 어린이집은 특수교육 쪽에서는 유일하다고 알려진 특수교육 어린이집이었다. 직장여성들을 위한 탁아소의 역할을 주로 하던 어린이집들과는 달리, 들풀 어린이집은 발달장애 아이들의 조기교육을 실행하고 있었다. 전체 비용은 다른 어린이집보다 조금 비싸도 우리나라에 거의 없는 영·유아 전문 사설 특수교육 어린이집이다. 그곳만의 독특한 교육 방법은 미술이나 음악 등과 접목한 놀이를 겸한 교육으로 원장이 유학 시절에 관심을 두었던 발도르프 교육을 기초해서 만든 특수교육 방법이었다. 아이들의 인지능력, 뇌 발달, 행동 교정교육 같은 발달의 기초 소양에 도움이 되는 교육 방법이라고 했다.   


            

원장 김은경은 상담 때마다 발도르프 교육 특유의 ‘오이리트미’라는 교육방식과 신체(손과 발)를 이용하여 정신과의 협력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노작교육'이나 예술 교육 등을 강조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잘 놀게 도와줘야 해요. 우리 아이들 시기에는 무엇이든 관심이 가는 것을 흉내 내며 노는 걸 좋아하죠. 우리는 그걸 잘 활용하는 겁니다. 좋은 것을 모방하게 해서 좋은 기초를 심어 주는 것입니다. 이 시기의 교사의 역할은 좋은 모방 거리를 찾아주고 나쁜 모방 거리를 제한해 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좋은 습관과 행동으로 세상을 배워나가는 것입니다.”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영유아기, 그중에서도 0~3세 시기를 강조해요. 이 시기에 가장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신체적 발달입니다. 이 시기의 발달이 앞으로 일어날 모든 발달의 기초가 된다는 거죠. 우리 어린이집에서는 그 이론에 근거해 교육과정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발도르프 교육의 특징 중 하나인 ‘오이리트미(Eurythmy)’는 그리스어로 '좋은, 조화로운'이라는 듯의 eu와 '리듬'을 의미하는 rhythm이 결합된 말이죠. ‘오이리트미’는 내면의 소리를 몸으로 나타내는 일종의 춤 같은 행위로 인간의 질적이고 내적인 활동과 관련되어있습니다. 이 ‘오이리트미’의 과정의 반복을 통해 인간의 정신·영혼·육체 3가지를 조화롭게 결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거예요."    



       

그녀의 교육 개념은 단순 돌봄 개념의 일반 어린이집과는 달랐다. 소문도 좋게 났고 많은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의 부모들은 이곳에 아이를 보내기를 원했다. 그러다 보니 경쟁도 경쟁이 치열했다. 거기다 이 어린이집의 가장 돋보이는 장점은 자발적인 부모회와 그 부모회에 원장의 적극적인 협조였다. 그들은 정기 토론회를 가져 원장과 교사 그리고 부모가 함께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고 건의도 한다. 그 토론의 결과는 아이들 교육에 반영되기도 했다. 또 부모회의 정기모임에서 교육의 결과와 효과에 관해 부모들이 자신들이 느낀 점을 이야기하고 공유하며 토론하기도 한다.       

         

"교육은 선생님만의 몫이 아닙니다. 아이들과 부모님 그리고 우리 선생님이 서로 유기적으로 소통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어린이집에서는 그렇게 하는 게 원칙입니다. 처음 오게 되면 부모와 교사가 피교육자의 교육 목표를 장 단기로 세웁니다. 그 주제에 관해 선생님과 수시로 토론해야 합니다. 그래야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거죠."    

  

"원래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교사의 질은 부모와 많은 연관이 있습니다. 사람이니까 그럴 수밖에 없는 거죠. 아이의 미래가 달린 일인데 엄마가 교사에게만 맡겨버려선 안 되는 겁니다. 자꾸 교사에게 미션을 주고 또 교사가 알 수 없는 집에서의 행동에 관한 습관도 알려 줘야죠. 그래야 교사도 발전합니다.     


그래서 그건 우리 어린이집 원생 보호자의 의무사항입니다. 바쁘다고 아이 교육을 선생에게만 맡겨 놓으면 결과가 원했던 방향으로 가지 않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상담과 토론을 정기적으로 하는 거고, 그걸 빠지면 절대 안 됩니다. 그동안 선우의 경우 할머니가 오셔서 선생님이 많이 불편해했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오셨으면 하고 몇 번을 말씀드렸는데…. 어머니께서 지금이라도 오셔서 다행이라고 선생님이 좋아했어요."    

 

서유재는 상담 때 들었던 원장의 이 질책이 가장 마음에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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