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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욱애비 Dec 10. 2021

소설 캠프아라리

1화 들풀 어린이집

또 다른 세상을 꿈꾸다            

        

     

공동체의 꿈 귀농   

  

촌장 강기성은 앞에 놓인 막걸리잔을 마침 목이 말랐던지 거침없이 비운다.    

  

“사업을 하시는 분이니까 질문의 방향이 그렇게 되는군요. 물론 농원의 존재 이유가 공동체의 수익원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질문 하시는 거 압니다. 하하 잘 아시겠지만, 고객이 가치를 인정하면 물건을 그 가치에 팔 수 있는 것입니다. 가치를 모를 때는 다이아몬드도 돌덩이에 불과합니다. 마케팅의 본질은 우리가 팔려고 하는 물건의 가치에 대해 고객에게 잘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 대상 고객의 need를 읽고 거기에 맞춘 상품을 소개하면 되는 겁니다. 

         

우리 고객 대부분은 건강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는 분들입니다. 사람의 건강에 관한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정신적인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육체적인 요인이죠. 이 육체적인 요인에는 먹거리가 절대적입니다. 예로부터 건강 이야기하면 '물 좋고 공기가 맑은' 이 꼭 들어갑니다. 물과 공기 해 땅이 농사의 필수항목이고 이 조건에 따라 농산물의 질이 달라집니다. 이걸 이해시키면 됩니다. 농원 보셨잖아요. 먹거리 재배 방법에 믿음이 안 가세요? 이렇게 농사짓는 곳이 거의 없을 텐데……. 우리는 우리 먹거리의 가치를 인정하고 원하는 사람을 찾아 알려만 주면 되는 겁니다.”   

  

“그렇지요. 간단한 원린데 그런데 그게 말로 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하기에는 힘들잖아요?”    

 

“뭐든지 막연하게 생각하면 힘든 법입니다. 농원은 나의 인생 후반부 30년 계획의 중심입니다. 공동체 계획의 시작점이고요. 그만큼 중요해서 나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 농원의 첫해 목적이 고객 20명이었습니다. 농원의 파일럿 테스트를 하기 위한 최소 조건이었죠. 농원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전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미리 파악해서 보완하기 위해, 실전 테스트를 한 겁니다. 그래서 직접 아는 사람들과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했죠. 

     

먼저 건강을 생각해서 먹거리를 백화점 유기농 코너에서 찾는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 그분들의 나이나 구매력 정도를 분석해서 타깃을 정하고 입소문을 퍼뜨렸죠. 그 작업은 도시에서 사업을 하던 친구나 동료를 통해 귀농 전부터 시작했습니다. 막연하게 생각할 때보다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대성공이었지요. 지금은 그분들이 카페를 통해 우리의 입소문이 되어 줍니다. 또 그분들이 아끼는 사람들에게 우리 년 회원권을 선물하기도 하시죠. 지금 매년 회원 신청을 다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산능력의 한계 때문이죠. 우리 고객들과는 매주 보내는 물건 박스에 소식지를 함께 보내 소통을 합니다. 소식지를 통해 신뢰를 형성하고 가족처럼 끈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고객관리의 목표는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다. 대물려 관리하자. '입니다. 하하”     


“와~ 대단하시네요. 그렇게 귀농 전부터 농원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를 생각하신 거네요?”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 갈지에 대해서 큰 그림은 그렸습니다. 세부 사항은 아직도 고민 중이지만 먼저 먹고살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바둑에도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라는 말이 있습니다. 농촌이니까 자연스럽게 농산물 직거래를 생각했고요. 생산도 중요하지만, 판매가 동기부여를 시키잖아요. 난 생산은 어떻게든 가능하겠지만 누구를 대상으로 무엇을 팔 것인가? 그리고 그 가치를 어떻게 만들 것이며 어떻게 고객과 소통해서 가치를 알리나? 이 생각을 먼저 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공동체에 목표를 두고 차근차근 준비해서 귀농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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