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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욱애비 Dec 12. 2021

소설 캠프아라리

1화 들풀 어린이집

별이 빛나는 밤            

       

     

별이 빛나는 밤  

   

밤하늘에 별이 폭포같이 쏟아져 내린다. 서유재는 평상에 앉아 한참 동안 별에 빠져든다. 지리산에서의 추억의 별과 또 다르다. 항상 느끼듯 이렇게 화려한 별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내가 별 속의 하나가 되어 헤엄치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한참을 별 속에서 헤매다가 문득 옆을 돌아보았다.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모두 나와 평상에 앉아 별을 보고 있다. 국영이 양손에 커피를 들고 온다.   

   

"여긴 그때 지리산보다 별이 더 많은 거 같아. 와 진짜 환상적이야. 별 하나하나에 우리 사랑도 추억도 절망도 희망도 모두 담겨있는 거 같아."   

   

그는 서유재의 손에 커피를 넘겨주며 

     

"당신 눈에도 별이 반짝이네." 

   

서유재는 국영을 보며 살포시 웃어준다. 오랜만의 분위기다.   

  

"애들은 자?"   

  

"응, 재우고 나왔어. 여기 형들과 놀다가 자네. 현봉 청년이 아이들과 잘 통해."     


김지우와 최연수도 꼭 붙어 앉아 별을 보고 있다. 눈이 마주치자 저녁에 반주로 먹은 막걸리 탓인지 볼이 발갛게 된 김지우가 말한다.   

   

"언니 나 이런 별 처음 봐. 너무 예뻐. 막 마음이, 온몸이 빠져들어 가는 것 같아."  

 

            

강기성이 커피를 들고 평상으로 왔다.  

   

"별이 참 좋죠? "  

    

"예전에 지리산에서 민박한 적이 있어요. 그때도 별이 참 많았었는데, 지금은 또 다르네요."

     

"사람들은 이렇게 많은 별을 보면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이야기하고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읊조리거나 별을 세기 시작하죠. 별이 사람들에게 숨어있던 감성을 끌어내나 봅니다."

     

"저는 아주 어릴 때 알퐁소 도데의 별을 읽었어요. 그때부터 별이 저에게는 판타지가 되었어요. 이렇게 많은 별을 보고 있으면 그 시절의 주인집 아가씨가 된 느낌이에요."

     

강기성은 웃으며 데크 밑의 작은 풀숲을 가리킨다. 

     

"여기의 밤은 온통 별이에요. 하늘에도 별, 땅에도 별 하하. 온 사방이 별천지이죠. 저기, 저기 좀 보세요." 

    

"어머 반딧불이네요. 몰랐는데. 어 저기도…. 여기 반딧불이가 많네요. 어머 어머"    

 

서유재는 연신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어두울수록 더 잘 보이죠.” 

    

강기성은 일어나 집 주변을 밝혀주던 조명을 끄고 왔다. 인공조명이 사라지자 하늘의 별빛과 땅의 반딧불이가 어우러져 어둠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사람들은 하늘만 보죠. 하늘의 별만 감탄하는데 땅에도 자신의 빛을 밝혀가는 반딧불이가 있어요. 잘 보이지 않더라도. 저렇게 반딧불이처럼 자신의 능력만큼 빛을 내는 거죠. 오히려 별이나 달보다 더 훌륭하지 않아요? 별이나 달은 태양의 빛을 반사해 빛을 내는 거잖아요. 반딧불이는 저 작은 몸으로 자신의 에너지를 태워서 빛을 내는 거랍니다. 비록 작지만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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