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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욱애비 May 27. 2022

자존감과 동기부여에 관해

자존감과 동기부여에 관해     


예전부터 여러분들이

‘상욱이는 왜 그렇게 말을 잘해요?’ ‘특별한 교육 방법이 있었나요?’ ‘언제부터 말을 했나요?’ 등 상욱이의 표현능력에 관해 교육에 관해 질문들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상욱이는 자신의 표현을 80~90% 정도는 말로 합니다. 발음이 약간 부정확할 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일상적인 말은 거의 하는 편입니다. 말로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칩니다. 요즘은 너무 수다스럽다고 면박을 줘도 신경도 안 쓰고 떠들 정도입니다. 자주 가는 치과에서 상욱이 스케일링을 할 때 간호사들이 웃으며 말한 적도 있습니다.     


“스케일링하면서 저렇게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처음이에요.“        


       

제가 교육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또 우리의 교육과정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우리가 했던 살아왔던 과정을 조심스럽게 한번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상욱이는 어렸을 때 패혈증, 늦은 심장 수술, 폐 절개수술 등으로 전신 마취 수술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교육에 관해서는 겨를이 없어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습니다. 학교도 2년이나 늦게 들어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몸이 매우 허약했고, 특히 말이 많이 늦었습니다. 그래서 운동을 필수로, 아예 생활화했습니다. 수영, 태권도, 걷기 등 그 결과 지금 우리 집에서 제일 건강합니다. 감기도 전혀 안 걸리고, 이번에는 헬스를 해서 보디빌더에 도전하는 중입니다.    

      

말은 가르치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문장을 완성할 때까지 기다려 주었고 반복 요구했습니다. 어릴 때는 아프다고 단어나 행동으로 요구하는 게 많았습니다. 우리는 그걸 문장으로 요구할 때까지 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방식은 본인이 힘들어했고 자꾸 상황을 회피하려 했습니다. 그래도 다른 방법을 몰라 계속 다그치고 했었습니다. 자주 아픈 상욱이가 최소한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고 우리에게 자기표현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우리는 상욱이가 만화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을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톰과 제리’, ‘짱구는 못 말려’ ‘딱따구리’ 등의 누군가를 골탕 먹이는 장면에서 깔깔거리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배운 간단한 말을 그대로 흉내 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부터 그런 류의 애니메이션을 계속 보게 해 주었고, 이제는 개그콘서트, 드라마 등을 보는 게 매일의 일과입니다.   

  

그 결과 말이 엄청나게 늘었고 상황에 대해 이해도 많이 늘었습니다. 이제는 스스로 유튜브를 찾아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찾아봅니다. 유튜버가 되겠다는 꿈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다운증후군 특징 중 하나는 근육의 반응이 느리다는 것입니다. 말을 더듬는 이유도 그런 원인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상욱이는 가끔 말을 더듬습니다. 그리고 ‘ㅇ’과 ‘ㅎ’, ‘ㅅ’ ‘ㅈ’ ‘ㅊ’ 등의 발음을 어려워하고 잘못합니다. 그래서 그런 말을 무의식중에 틀리거나 하면 본인이 자꾸 얼버무립니다. 우리는 그걸 끝까지 고치게 하고 반복시키고 결국 문장을 완성하게 합니다.     

 

그리고 ‘다운증후군은 근육 반응이 느려 발음이 틀릴 수도 있어. 너의 문제는 아니지만 그걸 스스로 고쳐야 해. 그래야 소통을 할 수 있어.’라고 말하며 본인이 이해하든 안 하든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고 설명해 줍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가 깨닫게 된 것은, 자존감(자존심)과 동기부여였습니다. 그래서 자존감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했고, 동기부여에도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이걸 깨닫게 된 것도 상욱이 때문이었습니다. 하루는 초등학교 때 어디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와서 갑자기 묻는 것이었습니다.     


“아빠 나 우리 집에서 필요한 존재지?”     


나는 깜짝 놀라 상욱이를 쳐다보았고 상욱이의 눈에서 간절함 같은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엄~, 당연하지. 너는 우리 집에서 정말 필요한 존재지.”   

  

나중에 어디서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물어보았지만, 알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또는 주변의 누군가가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한 것 같았습니다. 그 뒤부터 우리는 그 부분에 정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우리가 자존감을 만들어준 방식은 참여와 칭찬이었습니다. 지금 상욱이는 우리 집에서 자신의 방을 제일 깨끗이 정리하고 청소합니다. 물건은 항상 제자리에 있습니다. 거의 칼각입니다. 외식 때는 항상 의견을 물어보았고, 하루 한 번의 설거지를 꼭 하게 하는 등 가족의 일원으로 할 일을 하게 합니다.     


그 결과 지금의 상욱이는 기가 하늘을 찌릅니다. 너무 당당하고 조금만 못해도 자존심 상해합니다. 아내와 나는 “우리가 너무 자존감을 세워 줬나? 자존감을 만들어준 부작용이 이런가?” 하면서 웃습니다.    


      

사실 저는 교육에 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리고 상욱이가 정말 잘 컸는지? 아님,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내 교육 방법이 잘못되어서 이만큼밖에 되지 못했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검정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외국의 사례에서 인정받은 다운증후군의 부모들도 모두 우리와 같이 다운증후군의 부모는 처음입니다. 그런데 모두 아이의 핸디캡을 어떻게든 극복하려고 각자의 방법으로 노력했고 그 결과가 성공적으로 된 경우였습니다. 부모가 함께하고, 노력한 결과였습니다.      


    

Sarah Gordy


Sarah Gordy라는 영국의 여배우는 영국 황실의 훈장과 대학의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영국의 국민 배우입니다. 그녀는 비장애인 주인공 역을 맡아 연극을 성황리에 마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대단한 일이죠.   


사라고디

https://blog.naver.com/wkdusguard/222151788274 

              

 그녀의 엄마가 그녀를 임신했을 때 의사는 낙태를 권유했습니다. 그 당시 영국의 분위기가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고디는 태어났고 엄마는 아이가 잘살기만을 바랐습니다. 다치지 않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그렇게 평범하게 살기를 바랐습니다. 주변 사람 모두가 아이의 지능이 낮을 것이고, 이해력도 느리며, 행동도 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사람들과 어울려서 잘 살려면 아이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이해력과 판단력, 사회성을 알아야 한다.’     


처음 엄마는 고디에게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고디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면, 처음에는 잘 모르겠지만, 점점 책 내용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간접적으로 여러 가지를 깨달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고디는 책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고디가 어떻게 해야 많은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엄마의 눈에 TV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는 고디가 보였습니다. 얼마나 집중해서 보는지, 드라마를 볼 때면, 옆에서 고디를 불러도 못 들을 정도였습니다.     

“그래! 드라마로 해보자!”     

엄마는 고디, 그리고 고디의 여동생과 드라마 따라하기를 시작했고, 꾸준한 드라마 따라하기 연습은 발음을 정확하게, 상황을 이해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 반복적인 과정이 오늘의 국민배우 사라고디가 탄생한 배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Maryam Alakbarli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메리엄 알락발리(Maryam Alakbarli)라는 화가가 있습니다. 2010년부터 메리엄의 작품은 프랑스, 독일, 벨기에, 러시아, 터키, 일본, 미국 등 13개국 33개 전시회에서 전시하고 인기리에 팔리고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예술의 메카로 알려진 파리의 루브르미술관에 당당히 보존되어있기도 합니다. 그녀의 성장 환경은 어땠을까요?  

   

의사들은 다운증후군으로 태어난 그녀가 95%의 확률로 말을 하지 못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가족은 음악, 춤, 노래, 그림을 통해 그녀의 감정을 표현할 다른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녀가 처음 붓을 잡았을 때 겨우 4살이었습니다. 그림그리기에서 재능을 발견한 가족은 그녀가 재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소통을 위해 시작한 그림그리기가 그녀를 화가의 길로 인도한 것입니다.      

     

메리엄 알락발리

https://blog.naver.com/wkdusguard/222338355009     



      

Karen Gaffney          



거친 파도로 악명 높은 영국의 도버해협을 건너고,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있는 뼈에 사무치는 차가운 물에서 여성 최초로 9마일(약 15km)의 타호호수를 단독횡단에 성공한 43kg, 키 147cm의 카렌 개프니(Karen Gaffney)라는 철인이 있습니다. 그녀의 체력 역시 꾸준한 노력의 결과입니다.     

1977년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태어난 그녀의 삶은 도전 그 자체였습니다. 다운증후군으로 태어난 그녀는 생후 9개월부터 낮은 근육 활동의 재활을 위한 운동으로 뒷마당 풀장에서 생활했습니다. 물속에서 첨벙거리며 걸음마를 했습니다. 그녀는 고관절 탈골로 3세부터 15세까지 다섯 번의 고관절 수술을 했고, 그때마다 수영으로 재활을 했습니다. 그녀의 강인한 체력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카렌 개프니(Karen Gaffney)

https://blog.naver.com/wkdusguard/222146288260       


    

모두 핸디캡 극복을 위한 부모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Megan Bomgaars       

    

미국의 소녀 메간 붐 가르스는 “Don't Limit Me” 나를 한계짓지 말라고 호소합니다.

https://blog.naver.com/wkdusguard/222213306253     



❝‘나를 제한하지 말라'는 내 좌우명입니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사람들도 놀라운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도 하고 싶은 것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   


 

그렇습니다. 혹시 우리 모두 마음속에 우리 아이들에 대한 한계를 그어 놓고, 힘들어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 우기오기 방송 응원해 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0keT2FJKQiT0lbUuuXcH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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