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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욱애비 Apr 21. 2023

슬기로운 도전일지 – 7

4월 9일 - 서울 랩 레슨

 

오늘은 아침부터 바쁘다. 2주에 한 번씩 서울 가서 랩 레슨을 받는 날이다.     

레슨 첫날에 서울 가자마자 바로 수업해 보니 상욱이가 너무 힘들어했다. 

그래서 생각한 방식이 조금 일찍 가서 찜질방에서 쉬는 방식이었다.     

2주마다 가서 두 시간 레슨을 받는 건데, 그 귀한 기회를 최상의 조건을 만들어 알차게 보내고 싶다는 욕심이다.     


 

코로나 이후 처음 가는 찜질방. 상욱이는 너무 좋아한다. 

식단에 들어가서 라면 등 탄수화물 덩어리나 인스턴트는 될 수 있으면 피하려고 했지만, 

상욱이의 간절한 눈빛과 열심히 운동해서 빼겠다는 약속에 그만 컵라면과 팥빙수를 먹고 말았다.     

‘절대 엄마에게 말하지 마.’ (그러고는 집에 와서 내가 먼저 말해 버렸지만)

우리는 실실거리며 서로 비밀을 함께했다.     


약속대로 상욱이는 랩 레슨 시간에 최선을 다했다.

레슨 선생은 처음과는 다르게 조금 풀린 표정으로 상욱이를 칭찬했다.     

이제 상욱이를 조금 알게 하는 게 좋겠다 싶었는지 

레슨실에 함께 있던 누나가 선생님에게 상욱이의 유튜브를 보여줬단다. 

#보디빌딩 대회 도전기 5편이었다. 

녹화영상에 상욱이의 자랑질이 보였다. 이렇게 알아가는 것도 좋다. 

어차피 교육은 피교육자의 눈높이가 기준이니까. 


    

처음 랩 강사를 소개받을 때 생각이 났다.     

발달장애 영유아의 시작이 달라지려면? 무엇부터 어떻게 달라지면 좋을까? 먼저 아이에게 절대권자인 부모의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사회환경, 교육환경 등이 달라지고 아이들의 미래를 사람들이 고민하기 시작할 것이다.     


무엇보다 부모의 의지가 달라지려면? 목표를 정할 뭔가가 현실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그래서 교육목표가 생기고, 교육환경이 풍부해지고, 동료나 선배 등 멘토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한참 내가 이런 힘든 프로젝트를 하려 하는 이유를 설명할 때 레슨 강사를 소개한 40대인 서준아빠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속 생각을 툭 던졌다.  

    

“나는 그냥 사람들이 부러워했으면 좋겠어요. 

넘사벽이니 상욱이는 특별하니 등등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부러우면 해보고 싶을 것 아닙니까? 

시장은 사람들의 need에 의해 생기고 need를 먹고 자라납니다.”     


표현 차이였다. 같은 생각과 목표를 이렇게 서로가 살아온 경험으로 다르게 표현한 것이다.     

스타를 주변에서 매일 본 사람과 살아오면서 끊임없이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고 반대를 헤쳐가며 살아온 사람의 차이가 그렇게 이해된다.   


  

나는 사람들이 부러워했으면 좋겠다.     

이 말에 많은 감정이, 많은 의미의 살아온 문화가 있다.      

넘사벽이니, 질투니 그런 것보다 

이렇게 훌륭히 키워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시장의 씨앗을 뿌리고 ‘남상욱 키즈’를 만들어낸다는 발상이다.     

시작이 달랐으면 좋겠다. 의 다른 말 남상욱 신드롬     

한번 해볼 만한 도전 아닌가?    


 

그게 될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몸 깊은 곳에서 올라온다.

솟아 나오는 편견을 눌러버리고 또 희망을 품어본다.     

박세리 키즈가 어린이 골프 시장을 이끌었고,

박찬호 키즈가 어린이 야구 시장을 활성화했듯이,

이제 상욱이 키즈가 영유아 특수교육 시장으로 확대하기를 진심으로 소망해 본다.          

요즘 연습하는 랩이다. 상욱이 맞춤 랩으로 만들어 연습하고 있다.      


    

날 막지 못해 

래퍼 남상욱  

        

덤벼라/ 누구도/ 날 막지 못해 

판단 마/ 아무도/ 날 못 따라 해

나만 할 수 있는/ “멋”이 있어 잘 봐

시간 없어 지금/ 왜 날 못 따라와  


    

내 랩은/ 100점/ 할 수 없어 채점

왜 또/ 내 껄 따라 해/ 넌 워~uh

관객들이 몰려와

꽃다발 들고/ 내 무대 보러와     



점점 다들 날 원해

내 랩/ 100키로 / 덤벨

상욱이/ 보여줄 게 본때

건배/ 잔을 위로 건배     



위 아래 위위 아래 나는 간지나네

이제 내 차례/ 숙녀분들 반해

무대 끝나면 / 너흰 다 내 여친

반박 마 / 그냥 들어 네 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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