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목) - 하루하루 한계를 넘는듯한 불안감
개인지도가 끝날 때쯤 헬스장으로 올라갔다. 상욱이는 자기가 개인 레슨을 받고 러닝머신하고 샤워하고 전화할 때까지 오지 말라고 하지만 오늘은 뭔가 불안했다.
조금 멀찍이 떨어져서 보고 있으니 상욱이의 파트너 코치가 나를 보고 머뭇거린다. 말을 해도 된다고 채근하니 조심스럽게 운동은 열심히 하는데 뭔가 냄새가 조금 난다는 것이었다. 너무 힘을 써서 혹시 변을 조금 실수한 거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한다. 얼른 내가 확인하겠다고 하니 자신이 해도 되겠냐고 했다.
둘이 화장실을 갔다 와서는 우리가 상상했던 그런 게 아니라 아마 운동 전 화장실 뒤처리가 조금 부족했던 거 같단다. 그럴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대변 뒤처리가 항상 미숙해서 늘 비데를 쓰게 했는데 여기 헬스장에는 비데가 없었다. 이제 비데 없는 곳에서의 변 처리를 신경 써야겠다.
둘은 별일이 없었다는 듯 마무리 운동을 한다. 끝나고 조금 쉬었다가 러닝머신으로 가는 상욱이, 조금 전의 해프닝에 무덤덤하다.
그때 갑자기 코치도 나도 모두 욕심을 부리는 걸 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 짐작을 한 것이고 나 또한 그런 걱정을 한 것이다. 갑자기 이 힘든 과정을 잘해나가는 상욱이에게 미안했다.
‘그래 그건 별일 아니다. 앞으로 더 조심하면 될 일이다.’ ‘알아요. 조심할게요.’
또 생각해 보니 상욱이의 운동시간만큼은 보살피기를 직접 하겠다는 코치의 마음가짐도 고마웠다.
운동이 끝나고 상욱이가 샤워하러 간 사이 다시 한번 코치를 불러 당부했다.
‘이번 도전에도 욕심부리지 말고 할 수 있을 만큼만 최선을 다하자. 욕심은 한계가 없다. 너무 과도하게 보여주려 하다가 잘못될 수도 있으니 작년처럼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걸로 만족하자’ 했다.
코치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더 조심하겠다고 말한다.
나는 코치의 그런 표정에서
‘아버님 그래도 그런 불안한 한계를 조금씩 깨고 있잖아요. 상욱 회원님 잘하고 있습니다.’
라고 읽는다.
집에 와서 또 가족들에게 당부한다.
오늘 이런 일이 있었다. 상욱이가 잘 따라 한다고 너무 무리하지 말자.
하루하루 한계를 넘는듯한 불안감이 엄습한다.
지금 어쩌면 우리가 너무 욕심부리는 건 아닌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하루였다.
오전
5시 기상 아침 유산소 운동
7시 ~8시 홈트
10시 30분 ~ 11시 30분 누나와 랩 연습
오후
1시 헬스장으로
7시 (저녁 식사 후) 랩 연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