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2

금융사기: 감히, 내 동생을 건드려? 차량리스, 자동차보험

by 노라a

어릴 적 언젠가, 교회 놀이터에서 비슷한 또래이지만 서로 몰랐던 우리 오누이와 다른 집 오누이가 놀게 되었다. 그러다 동생들 간에 미끄럼틀 다툼이 있었던 것 같다. 상대방의 누나가 우리를 향해 그렇게 달려든다. 나는 그런 누나가 되어주고 싶었더랬다.

동생은 장난꾸러기였다. 얼굴에 상처가 아물 날이 없었다.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고, 그네에서 날아가고… 회사 사택에서 살던 우리는 동네 친구들과도 사이가 좋았다. 그런 우리들 안에서 다툼이 생기면 나는 무조건 동생 편을 들기보다는 사실을 먼저 따져 동생을 나무라는 누나였다.


문제의 시작은 법인 설립 직전 계약된 개인 명의 리스 차량이었다. 차는 출고됐지만, 법인의 사건이 터지면서 차량이 사라졌다. 초기에 차량을 어플리케이션에 연결을 시켜두었는데 차가 부지런히 움직인다. 어딜 그렇게 움직이는지. 게다가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를 한다. 동생 이름으로 과태료만 몇 백만 원이 나온다. 상습적이다. 이 C… 이미 두 대의 차량을 인천항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가져왔지만, 이 차의 경우는 차량 자체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이 어려웠다.


책상 위에는 프린트된 계약서, 사건확인서, 그리고 휴대폰 화면이 켜져 있었다.
리스사 앱에서 다운로드한 계약서엔 이상한 점이 있었다. 서명란에 있던 모든 이름이, 계약이 끝나자마자 ‘리스사명’으로 바뀌어 있었다. 해당 계약의 실제 서명이나 동의를 누가/언제 했는지 알 수 없었다.

“출고 지점이 지방이네?” 지도를 찍어본 후, 그 지점에 전화를 걸었다. 돌아온 답은 간단했다.
“그런 담당자는 없습니다.”

혹시나 해서 계약 담당자라던 ‘셀러’를 자동차 사이트에서 검색해 전화를 걸었다. 그 사람의 대답은 더 간단했다.
“제가 한 계약이 아닌데요.”


퍼즐 맞추기

머리를 맞대고 퍼즐 조각을 맞췄다. 처음엔 법인 차량이라고 들었다. 곧 법인으로 이전될 거라 했고, 리스비도 실무자가 내다가 법인으로 내게 할 거라고 했다. 자동차 보험 가입경력 인정자에도 그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차량은 출고됐고, 동생은 차량을 직접 인도받은 적이 없었다. 차를 잘 운행하고 있다 했으면서 차는 사라졌다. 의심의 눈길로 주시했지만 결국 차는 사라져 있었다.


서류들로는 없어진 차량을 찾을 수 없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처음 리스 계약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여 조심스레 상황을 확인했다.

그 차요? 그거 왜요? 그거 제가 알아요.
그거 제가 대포차로 넘겼어요.

아니, 당신이 왜 우리 차를…? 이 사람은 리스계약담당자다. 계약도 이 사람이 했고 대포차로 넘긴 것도 이 사람이다. 실무자의 몇 년지기 지인이란다. 저런 상황 속에 이 이도 그 지인을 형사고소를 했단다. 이런저런 상황 속에 자신도 피해자란다. 이야기를 들어본다.

어라? 이 사람이 거짓말을 하네?

그런데 이 사람의 설명 안에 거짓이 숨어있다. 처음의 나였다면 이 사람의 말이 전부 ‘사실’의 섹션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일련의 과정을 겪다 보니,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는데 요령이 생겼던 모양이다.

그는 실무자의 지인이었고,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류 속 정보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는 눈을 조금씩 갖게 됐다.

가자, 경찰서로.

그런데 이 문제는 여느 문제와 달랐다. 개인의 채무 문제로 연결되었고, 정상적인 대출 계약 등의 연쇄적인 피해가 우려됐다. 당장 연장이 되지 않으면 개인 신용도는 하락할 것이고 몇 개월 후에 있을 대출 연장도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고소를 한다 하여도 민사를 다투는 것을 기다려줄 수만은 없었다.


차량을 찾아야 했다: 운행중지명령

고소사건만 가지고는 차를 찾지 못했다. 민사적인 부분이 섞여 있기에 경찰은 도와줄 수 없다. 리스사에서는 리스비 독촉이 오고, 보험사에서는 자동차 보험비 독촉을 한다. 이상하게도 계약을 담당한 리스사의 담당자는 찾을 수가 없다.

동생들은 리스사 타 지점을 방문하여 해당 사실을 알리고, 그 지점의 도움을 받아 우리 계약의 담당지점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차량의 ‘운행중지명령’을 받을 수 있었다. 리스사의 차량은 본인 계약이더라도 차량의 소유자는 리스사가 되므로 ‘운행중지명령’등의 주체는 리스사가 된다. 운행중지명령을 등록하면, 차량이 신호위반이나 과태료 부과 등으로 경찰에 조회가 되면 번호판을 떼이게 되고 차량을 회수할 수 있는 과정이 시작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른 파트의 담당자로부터 차를 넘긴 리스계약담당자는 우리가 고소를 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차량의 운행중지명령이 된 줄도 알게 되었다. 이후 차량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본인’의 계약임에도 담당자나 지점을 확인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리스사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의 회사임에도 금융계약이 완료되면 계약의 주체를 찾기가 너무 어려운 구조였고, 금융서비스를 제공받는다는 느낌보다 독촉에 최적화된 대형 기관일 뿐이었다.


자동차 보험: 또 다른 실마리

보험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차량이 확인되지 않아 보험을 연장하지 않으려 했는데, 놓쳐서 연장됐습니다. 과태료가 나니 꼭 내셔야 합니다.” 독촉한다.

그런데, 자동차 보험을 누가 어떻게 들었을까?

동생은 청각장애인이다.

리스 계약과 보험 모두, 청각장애인에게 어떻게 ‘동의’를 받았는가가 핵심이다.

민법 제107조·제109조는 ‘진의 없는 의사표시’와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를 무효·취소 사유로 본다.

또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0조·제21조는 청각장애인에게 계약 과정에서 필요한 수단(수어, 필담, 문자 등)을 제공하지 않는 것을 차별로 규정한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제17조 역시 계약의 중요 사항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이해하고 싶어도 담당자를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동생은 계약 후 통보만 받았고, 리스사와 보험사에 소명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계약이 되고 왜 바로 취소하지 않았냐고? 차량이 출고된 시점만 알았을 뿐,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기망에 의한 정보로 시간만 보냈던 것이다. 직접 차량 소재를 파악하는데 수개월이 걸렸다. 결국은 이미 대포차로 넘어간 뒤에 사실확인이 되었다.


***님 본인과 매형이라는 사람이 같이 지점 방문을 해서
리스차량계약에 동의하셨고 리스계약을 하신 걸로 확인하
보험 처리했습니다.

리스계약은 지점방문이라는 개념이 없다. 매형과 어딜 갔다고? 웃음이 난다. 보험사가 말하는 '지점'이 리스계약담당자의 '어떤 지점'일지라도 계약 동의를 확인한 내용을 다시 확인해야 했다. 동생은 리스계약담당자의 얼굴을 아직도 모른다.


결국, '리스계약담당자'로 하여금 완료된 리스계약은, 관계없는 셀러의 명의로 차량 출고까지 이어졌고 리스계약이 완료되면서 리스사로 계약 당사자가 바뀌며 자동차 보험을 들게 됐고, '본인확인'은 그 어떤 부분에서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동생은 '확인을 위한 소명'을 요청했다. 거절당했다.

가자, 금융감독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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