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기적

약속의 땅

by 지성셰프최순남

첫 글쓰기 수업을 듣고 나서 근처 맛집에서 보리밥을 강된장과 나물을 넣어 맛있게 비벼 먹었다. 새로 만난 분들과 눈물어린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산책겸 상어 보러가자고 포스코 빌딩을 견학했다. 박태준 회장의 동상, 거대한 수족관, 서점과 까페, 백남준씨의 TV들로 만들어진 영상매체 전시물 등 건물 속 조형물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생각난 단어가 있었다. ‘프라미즈드 랜드(Promised Land)’ 미국의 캘리포니아 고속도로를 달리며 눈에 들어왔던 도로 간판이 스쳐가며 아 '약속의 땅'이 생각난 것이다.

내가 꿈꾸는 마을의 이름을 '프라미즈 랜드'로 짓기로 했다. 그 미국의 마을에 들러 보지 않았던 게 조금 후회스러웠다. 물론 그 지역이 다른 곳과 그리 다르지는 않은 거란 생각이 들긴 했지만 기회가 있다면 나중에 꼭 다시 들러보고 이름에 맞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싶은 그 무엇을 찾아 보고 싶었다.


내가 가끔씩 이루고 싶던 그 꿈을! 죽기 전 만들고자 했던 그 행복의 공간이 문득 아침 잠을 깨면서 이름을 붙여 보았고 머리 속으로 그려보려 애썼다. 그리고 전화기를 체크했는데 에어비앤비에서 보내온 멋진 장소들이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그 순간 이게 뭘까? 하는 약간의 흥분마저 들면서 사진을 한장 한장 보는데 내가 그리고 싶은 장소와 연결이 되었다.


위스콘신주.png 위스콘신주 투리버스에 위치한 Schwartz House. 디자이너: Frank Lloyd Wright.


스페인.png 스페인 카탈루냐에 위치한 Sunflower House. 디자이너: Cadaval & Solà-Morales.


뉴욕주 라인벡.png 미국 뉴욕주 라인벡에 위치한 Ex of In House. 디자이너: Steven Holl.


호주 버커루.png 호주 버커루에 위치한 Gawthorne's Hut. 디자이너: Cameron Anderson.


위의 사진들은 내가 에어비앤비에서 받은 것들이다. 어쩌면 누군가 내 마음을 알고 내 꿈을 구체화할 아이디어를 보내준 것처럼 텔리파시가 찌릿찌릿하게 전해진 기분이다.

언젠가 이 장소들을 들러보러 갈 것이다. 그리고 내가 꿈꾸는 프라미즈드 랜드에 하나씩 적용해 보고 싶다. 내가 꿈꾸는 마을은 누구나 함께 살고 싶은 정말 멋진 건물들, 다양한 사람들(주로 나의 지인들이 함께 살 공간), 맛있는 음식들, 편안한 장소, 부담없이 살 수 있는 곳으로 설계하면 좋겠다.


멋있는 건물에 들어간 상상을 하며 무언가 마시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가 맛있게 덖어 만들어주신 우엉차가 생각이 났다. 프라미즈드 랜드에 꼭 구비할 음료수 목록을 떠올렸다. 우엉차, 커피, 향기좋은 여러가지 허브 차들 그리고 문득 롯데 월드 한식집에서 먹었던 구수한 숭늉 생각도 났다. 요즘 소화가 안돼 고생하시는 엄마를 위해 오늘 인터넷에서 정말 맛있는 누룽지를 찾아서 주문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기적으로 문을 연 하루를 난 감사하게 여기며 값지게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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