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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작쿄 Aug 16. 2016

야생이 숨 쉬는 장소

[나 홀로 50일 : 자연  속으로] 메사 버드 국립공원 편



프롤로그


야생 : 野生 : Wild

누군가에 의해서 길들여지지 않은 것

그것이 길이든,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어디로 날 이끌지?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어떤 성향을 지니고 있는지?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알지 못하기에 아마 지레 겁을 먹게 되고 선입견을 가지게 되면서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메사 버드 자연 안에서 우연과 운명 사이에서 만난 야생을 통해

진정한 야생의 "미:美"를 깨닫게 되었다.


지금 그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Kyo H Nam




첫 번째 이야기

미스터리의 메사 버드


50일, 나 홀로 떠난 여행에서 3번째로 소개할 자연은 메사 버드 국립공원(Mesa Verde NP)이다.

메사 버드 국립공원은 뉴멕시코 최 하단에 위치한 미국 안 국립공원이다. 

스페인 어로 초록색의 대지를 뜻하는 메사 버드는 옛날 푸에블로 인디언의 선조로 알려진 아나사지 인디언들이 부락을 형성해서 살았던 유적이 자리 잡고 있는 유적지이기도 하다.

내가 메사 버드를 여행한 시기는 3월 초였기에 남쪽에서부터 시작된 여정이 조금씩 북쪽으로 이동되면서 황량한 대지/사막에서 서늘한 언덕 지역으로 달라지게 되었다. 


메사 버드에 도착하기 전에 눈 덥힌 언덕의 모습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메사 버드 국립공원은 유네스코 세게 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장소이기에 이 곳의 자연과 유적의 가치는 더할 나위 없이 뛰어나고 아름다웠다. 내가 방문한 3월 초 아쉽게도 메사 버드 국립공원의 유적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다. 성수기인 여름부터 늦가을 까지만 유적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허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유적지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오래전 인디언들의 지혜가 견고함을 전해 받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사방이 온통 소나무와 떡갈나무로 둘러싸인 메사 버드 안의 자연의 모습과 그 안에 숨겨있는 유적지가 처음 만들어진 시기는 6세기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제 남아 있는 대부분의 유적지는 12-13세기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농사짓기 좋고 편리한 주거지를 포기하고 높은 고지 절벽 사이에 왜 인디언들이 집을 짓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이지만 학자들은 다른 적들의 침입을 피해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마치 하나의 궁전 또는 신전의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는 메사 버드의 유적지..

바라보는 것만으로 웅장함이 느껴지는 장소였다.



두 번째 이야기

봄을 기다리며


메사 버드 유적지를 나와 나는 메사 버드 자연을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 막 겨울이 끝나고 봄을 기다리고 있는 땅처럼 메사 버드의 땅은 황량하지만 생명이 느껴지고 있었다.



여름에는 한없이 뜨겁고 겨울에는 한없이 차가운 날씨를 견뎌내야 하는 땅이었기에 

메사 버드 안의 자연의 모습은 강하게 단련된 전사들의 모습처럼 보였다.



나무들은 크지 않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내 살을 벨 수 있을 만큼 뾰족하고 날이 서 있었고 주변의 작은 풀들과 꽃들도 가시를 숨기고 있을 거 같은 느낌을 전해 받았다.


메사 버드의 자연은 이제 막 추운 겨울과의 사투를 끝내고 따스한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나는 메사 버드 안에서 자연의 강인함을 보고 느끼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몇 시간 길을 달리고 멈추고 하면서 시간은 흐르고 날이 저물고 있었다.

그때..

내 눈 앞에 야생 늑대가 나타났다!


세 번째 이야기

야생(野生)과의 만남


해 질 무렵 예상치 못한 야생 늑대와의 만남은 순간 내 모든 행동을 멈추게 하였다. 


메사 버드 국립공원은 성수기일 때에는 하루 방문자 수는 3천 명에 으르지만 비수기 일 때는 하루 50명 미만의 방문객이 방문한다 한다. 


내가 방문한 시기는 비수기 었고 날이 저무는 이 시간에 내가 메사 버드 안에서 만난 사람은 없었기에 공원 안을 달리고 있는 사람은 나뿐인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야생 늑대와의 만남으로 인해 당황한 건 야생 늑대도 마찬가지였다.

비수기에 사람이 없단 걸 알고 있었단 듯 자유롭게 길 위를 거느리다 나라는 이상한 녀석이 뜬금없이 나타나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코요테의 발걸음도 얼음이 된 상태였다. 


열 발자국 거리에 우리는 시간이 멈춘 듯 그 어떤 움직임도 없이 나는 코요테를 코요테는 나를 바라보며 서로의 눈빛을 10초 동안 교차했다. 그 후 직감적으로 나의 팔은 조심스럽게 옆 자석에 놔둔 카메라를 향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카메라는 어느 순간 내 눈 앞에 와 있었고 내 손가락은 빠르게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순간 나를 진지하게 바라봐 주던 코요테는 고개를 돌리며 길을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야생 코요테는 마치 “너도 날 하나의 볼거리로 생각하는구나”라고 나에게 말하는 느낌이었다. 

짜릿한 만남을 망친 기분이 들었다


소개팅에 나가 퇴짜를 맞고 나서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애원하듯 나는 코요테가 숲으로 들어가 시야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졸졸 뒤따라갔다. 

어느 순간 코요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그 순간 멋진 만남을 망처 버린 나를 자책했다.


이번 여행에서 사진을 담는 건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전에 더 중요한 건 사진을 잘 담고 기록 하는 것이 아닌 자연과의 만남을 통해 나 자신을 알아가고 성장하려는 것이다. 

그게 내가 여행을 시작한 이유였다. 


그리고 오늘 코요테 와의 만남에서 사진을 담겠다란 작은 욕심으로 만남은 너무나 빠르고 허접하게 마무리되었다. 계속해서 야생 코요테가 뒤돌아 서기 직전의 표정이 눈 앞에 선명하다. 


그리고 그 마지막 표정으로 난 다시 한 번 내 여행의 목적과 이유를 나의 머리와 가슴에 되새기게 되었다.




마지막 이야기

세상의 중심이 되다


야생 늑대와의 만남 이후 빠르게 밤은 찾아왔다.

메사 버드를 나와 다음 자연으로 향하기 전에 저녁 식사를 메사 버드 안에서 만들어 먹기로 결정하고 정망이 좋은 장소에서 햇반과 카레 그리고 라면을 끌여 먹기로 결정하였다.

높은 고지의 메사 버드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근사했다.

저 멀리 사람들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에서 조명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했고 그 뒤 지평선 너머로 붉은 노을이 하늘에 물들어 있었다.

이런 장면을 바라보며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운치 있고 멋진 일인지..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저녁 식사를 마무리하고 정리정돈을 끝내고 나니 어두운 밤이되 있었다. 


다시 출발하기 전 잠시 하늘이나 감상해 볼까 하는 마음으로 내 머리에 켜놓았던 전등을 끄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 하늘에서는 수천수만 개의 별들이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고 인조 조명을 끄고 시간이 갈수록 내 눈은 별 빛을 더 선명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세상 속에서 살 때에는 내가 세상을 중심으로 나를 맞춰 움직이고 있었지만

 지금은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아니 우주가 움직이고 있었다. 


이날 밤 우주는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다음 자연은 또 어떤 놀라운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되기 시작한다.




[나 홀로 50일 : 자연  속으로] 

메사 버드 국립공원 편

-끝-

다음 편에서 계속..



다음 편은

절벽 끝에서 만난 웅장한 협곡

거니슨 블랙캐니언 국립공원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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