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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작쿄 Apr 17. 2017

숲을 등지면 바다, 바다를 등지면 숲

[나 홀로 50일 : 자연  속으로]  레드우드 국립공원 편


프롤로그


휴가철이 되면 늘 고민하는 건?

바다를 갈까?

산을 갈까?


중국음식을 주문할 때 늘 고민하는 건?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이처럼 특정적인 주제를 가지고도

늘 마지막에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 선택에서 한 가지는 등을 져야 한다는 것..

그 아쉬움에 안타까워하던 사람들..


나 또한 그런 부류의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내가 레드우드 자연과 마주했을 때..

나의 절반을 바다를

다른 절반은 숲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 이야기를 지금 시작해 본다.



첫 번째 이야기

바다와 숲 사이



나 홀로 떠난 50일의 자연 여행을 시작한 지 25일

미국 동쪽 끝에서 여행을 시작한 나는 오늘 미국 서부 끝에 자리하고 있었다.


오늘 내가 찾은 자연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안에 위치한 

"레드우드 국립공원"이다.



전날 숲 속 도로 옆길에 차를 세우고 노숙을 하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숲 속에서는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아있었다.


분명한 사실은 내 시야로 안개를 느낄 수 있기도 하지만

눈을 감고 깊이 숨을 들이쉬면 숲에서 느껴지는 향에서도

진한 안개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뭐랄까?

공기 안에서 느껴지는 안개의 냄새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이색적인 향이었다.

바다에서 맡을 수 있는 소금물의 향이 섞여 있다고 할까?


그 순간 직감했다.

바다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나는 다시 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내비게이션에 레드우드를 찾으니 20-30분 거리였다.


나는 길을 달려 레드우드로 향했고

도착하기 바로 작전 바다의 모습도 만날 수 있었다.

내가 달리는 길을 중심으로

한쪽은 바다

그리고 다른 한쪽은 숲이었다.


숲을 등지니 바다를 마주하고

바다를 등지니 숲을 마주할 수 있다니...


"처음 시작은 숲으로 시작해 볼까나?"



두 번째 이야기

바다를 등지고 숲



레드우드 자연 바다를 등지고 숲으로 들어왔다.

바다와 가까워서인지 옅은 안개가 숲 안에 껴 있었다.

숲의 잎과 가지 사이로 미세하게 내려오는 

빛의 모습에서 비밀스러운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이토록 촉촉한 느낌의 자연은 처음이었다.


마치 산림과 밀림 사이랄까?

바다와 가까이 있어서 이렇게 촉촉한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숲에 수분이 가득 하단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무에서도 쉽게 이끼들이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도시에서 생활할 때는 이끼가 낀다는 것이 더러운 곰팡이가 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었다.


하지만 자연 안에서 이끼의 모습들은 더러움이 아니라

자연의 놀라고도 아름다운 생명이란 느낌이 든다.



숲은 나에게 많은 느낌을 전달해 준다.

바람에 흔들리는 잎들의 귓속말들이 참 감미롭다.

빛에 반사되는 초록의 색감 또한 내 눈을 즐겁게 한다.


그렇게 느긋이 나는 숲 속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숲의 만끽한다.


자연을 만끽한다.

나의 영혼을 들여다본다.



자연의 숨결이 나에게 다가온다.



세 번째 이야기

산림의 숨결



레드우드 숲을 나오던 길 발을 멈췄다.

작게 피어난 초록 잎이 내 발을 멈추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잎 위에 맺혀 있는 이슬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어쩜 이리 고울까?

조심 스래 가까이 다가가 내 손을 내민다.

살짝만 건드려도 사르르 떨어질 거 같이 앉아 있는 이슬에게 내 손을 내민다.

톡!

툭!

살짝 건드린 잎 위에 있던 이슬이 내 손가락 위로 내려앉았다.


자연이 나 손가락 위에 내려앉았다.

산림의 숨결이었다.




내 영혼이 간질간질 거린다.

산림의 숨결이 다가와 간지럽힌다.


기분 좋은 간질 거림이었다.

날 춤추게 만드는 간질 거림이었다.



"산림의 숨결은 이제 안녕!

너의 반쪽인 바다를 만나러 가야겠어!"


나는 기분 좋게 숲을 등지고 바다로 향한다.



마지막 이야기

숲을 등지며 바다



레드우드의 숲을 나와 바다를 마주했다.

거센 파도가 내게 힘자랑을 하고 있었다.


시원스럽게

자연스럽게




숲을 등지고 바다를 마주하며 색다른 느낌이 든다.

방금 숲에서는 산림의 숨결이 나의 영혼을 간지럽혔는데


바다 앞 파도의 숨결은 나의 영혼을 긁어주고 있었다.



마치 파란 도화지에 하얀 붓칠을 쉴 틈 없이 하고 있는 것처럼

파도는 바위와 모래와 부딪히며 하얀 거품을 쉴 틈 없이 만들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힘차고 강열하게 느껴지던지..

왠지 모를 오기가 나의 가슴에 생긴다.



바위 위에서 느긋하게 서있는 갈매기도 보인다.

늘 힘자랑하는 파도에 익숙한지 갈매기는 파도 앞에 무색할 정도로 천하태평인 모습이다.


나만 왠지 파도와 기싸움을 하고 싶어 지는 어린아이 느낌이랄까?



자연은 정말이지 날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는 거 같다.

몇 주 전에는 감동케 하고

며칠 전에는 놀라게 하고

어제는 지혜롭게 하고

몇 분 전에는 간지럽게 하고

지금은 근거 없는 오기를 불러 일으킨다.


모두 다 다른 느낌이지만

한 가지 공통된 점이 있다.


바로 이 모든 게 참으로 가치 있는 시간이며

날 힐링시키고 성장하게 만드는 점이라는 것이다.



숲을 등지고 바다

바다를 등지고 숲


하지만


이 모든 건 자연이기에

나는 숲과 바다 그리고 자연과 함께한다.


나 스스로와 마주한다.



<청춘 일탈> 저자 Kyo H Nam 드림


다음 편은

산 꼭대기의 작은 바다

크레이터 레이크 국립공원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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