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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 나 홀로 떠난 여행
By Kyo H Nam . May 18. 2017

혼자이지 않기 위한 혼자만의 시간

[나 홀로 50일 : 자연  속으로]  노스 캐스케이드 국립공원 편


프롤로그


사람의 성향 중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을 얼마나 될까?

만약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하여도

처음부터 선택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난 자주 나를 뒤돌아 보며 나 스스로를 분석한다.

내가 즐기는 혼자만의 시간.

그 시간에 나는 정말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어서 혼자를 선택했는지?

아니면 어떠한 방어기제로, 두려움, 어려움으로 무의식적 강제로 혼자가 되었는지.


나 홀로 떠난 50일의 자연 여행에서

나는 늘 선택적으로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떠나온 것이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내가 노스 케스케이드 자연과 마주하면서

어쩌면 나는 혼자이고 싶어서이기보다

혼자일 수밖에 없었기에 혼자이지 않을까?

라는 느낌을 자연을 통해 전해받게 되었다.


그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청춘 일탈> 저자 Kyo H Nam



첫 번째 이야기

혼자였던 산길을 달리며



50일의 자연 여행 30일 차.

어느덧 여행의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나는 노스 캐스케이드 자연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노스 캐스케이드 국립공원은 미국 서부 지역 가장 위쪽에 자리하고 있는 국립공원이다.

캐나다와 미국 국경에 걸쳐 있으며 미국에서 가장 산악 지역이 잘 보존되어 있는 국립공원 중 하나라고 한다.




노스 케스케이드 자연 안으로 들어와 길을 달릴 때 길 옆으로 잔잔한 강이 흐르고 있었다.

내가 공원을 방문한 이 시기에 공원 내부의 시설은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기에 공원 시설을 이용할 수 없었지만

공원 안으로 들어와 위험한 지역 전까지 길을 열려 있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리며 

느껴지는 분위기가 왠지 모르게 날 침묵하게 만든다.


바람은 고요했고

강물은 잔잔했고

나무는 살랑거렸다.




그때 차를 멈췄다.

강 옆으로 달리던 길 중간

정확히 어디인지 모르는 산길 중간


나는 시동을 끄고 길 옆에 잔잔하게 흐르는 강을 바라보며 묘한 느낌을 받는다.

그 기분이 무엇이었는지 아직도 난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

단지 그동안 내가 흥분하고 열광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자연에서 받는 느낌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내 마음에 고요함이 있었다.

작은 울림이 있었다.


풍덩거림이 아닌 퐁당거리는 느낌이었다.


오로지 나 스스로에게만 영향력 있는 그런 느낌.

내가 아무리 다른 사람에게 전하려 해도 전해지지 않을 그런 느낌.


이제 자연이 나에게 오로지 나를 위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다.



오로지 나를 위한 느낌

그 설명 못할 느낌의 공식 뒤에 찾아오는 답은


"혼자"라는 단어였다.


나는 혼자였다.

자연이 함께하는 혼자였다.



두 번째 이야기

홀로 마주한 폭포 속으로



강에서 한참 시간을 보내고 다시 산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고요한 날이었기에 차 문을 활짝 열고 느릿느릿 차를 몰고 있었다.


그때

멀리서 "쉬~~"하는 소리가 내 귀에 흘러들었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때에 소리는 조금씩 커지고 있었다.


폭포 소리였다.


얼마 전 만난 요세미티 자연에서 폭포를 마주했었기에 폭포 소리임이 틀림없었다.



소리를 따라 길을 달려 나는 폭포를 만났다.

길을 달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폭포를 마주한 사람은 오직 나뿐이었다.


나는 차에서 내려 비상시를 대비해 챙겨둔 1회용 비옷을 꺼내 입고 폭포로 향했다.



폭포에 도착해 폭포의 크기를 보니 위험한 폭포는 아니었다.

그때 왠지 모를 끌림이 있었다.


폭포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었다.

자연을 피부로 느끼고 싶었다.


생각이 끝나기도 전 나의 두 다리는 이미 폭포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내려오는 폭포수가 만들어낸 수증기로 이미 내 몸 구석구석 홀딱 졌어버렸다.

북쪽 끝 추운 날씨와 만난 폭포수가 몸에 닿을 때마다 몸서리칠 정도로 차가움이 느껴진다.

오랜 시간 폭포에 있다가는 감기에 걸릴게 뻔했다.


하지만 차갑고도 차가운 폭포수가 내 몸을 적실 때

나의 영혼에는 왜 자연의 따스함이 느껴지는 것일까?





마지막 이야기

혼자이지 않기 위한 혼자만의 시간



차가웠던 폭포를 나오니 급격하게 추위가 느껴졌다.

서둘러 차 안에 히터를 켜고 몸을 녹였다.


어느덧 날이 저물고 있었다.


나는 다시 차를 몰고 노스 캐스케이드 산길 끝으로 향했다.

노을 지는 산길을 달려 최종적으로 도착한 장소는

멋진 풍경을 마주할 수 있는 디아블로 레이크였다. 



정말이지 고요했다.

노릇한 석양이 멀리 눈 덮인 산 위로 몸을 감추는 모습이 마치 나의 모습과 비슷하다.


한참을 앉아 생각에 잠긴다.

오늘 계속해서 혼자의 이유를 생각하게 된다.


나는 살면서 늘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그리고 지금도 혼자이다.


혼자라는 시간 속에 나는 익숙해져 갔다.

물론 누군가와 함께인 시간도 있었다.

친구도 만났고 사랑도 했었다.

하지만 같이했던 시간 후에 나는 늘 혼자만의 시간이 절실했다.


이 여행도 어쩌면 혼자인 시간이 절실했기에 떠나온 여행이었다.




혼자를 선택한 이유?

편했다.

자유로웠다.

감정 낭비가 없었다.

..

내 의식은 그렇게 답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연이 내 무의식을 찾아준다.

생각해보니 

내가 진짜 혼자를 선택한 이유는

두려웠다.

도망치고 싶었다.

상처받기 싫었다.

..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이다.


자연은 내게 부정이 아닌 인정을 하라 말한다.


나 스스로가 인정함으로 이 혼자만의 시간은 혼자이지 않기 위한 시간으로 달라지게 된다 말한다.



세상에 혼자 이고픈 사람은 없다고 자연은 내게 일깨워준다.


단지 혼자이지 않기 위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내 모습을 뒤돌아보고 내 안 깊은 곳에 자리한 진짜 나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려 혼자를 선택하는 것이라 말해준다.


그것을 부정하지 말고 인정하는 것이

진짜 가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라고 전달해준다.




혼자이지 않기 위한 혼자만의 시간...

나는 지금 자연 속에서 그 시간을 보내고 느끼고 경험하고 있다.

<청춘 일탈> 저자 Kyo H Nam 드림



다음 편은

에메랄드 빛의 자연

글레이셔 국립공원 이야기입니다.


50일의 자연 속으로의 여행을 더 알고 싶으시다면

공식 50데이즈.미.얼론 홈페이지를 방문해 주세요!


www.50DMA.com


50일의 자연 여행 에세이 <청춘 일탈>도서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176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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