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다이어트 계획?

다이어트냐? 리브어트냐?

by 교주

한국 방문중 단것이 생활 속 깊숙이 침투해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아이들 입에는 끊이지 않게 단 간식거리가 물려있고 어른들 손에는 단 음료들이 들려있었다. 단것만큼이나 다이어트 클리닉도 가까이 있었다. 한 지하철 환승역 지하상가에 비만치료뿐만 아니라 탈모관리, 각종 백신, 비타민 혈관주사까지 갖추고 있는 클리닉이었다. 잠시 바라보는 동안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한참 유행하는 위고비 주사를 사가지고 간다. 거의 20여 년 전 내가 다이어트를 하던 때가 생각이 났다.


중년으로 접어들며 행동반경이 점점 들어드는 나는 나도 모르는 새 살이 불어 70Kg를 바라보고 있었다. 밤이 되면 내일부터 몸관리를 잘하겠다는 의지를 기도로 약속했고 아침이 되면 그 의지는 온데간데없는 나날이 지속되던 어느 날 나는 자리를 박차고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나는 살을 빼기 위해 양을 줄이라면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서라도 조금 먹었고, 물을 많이 마시라면 매 10분마다 온몸의 수분을 빼내는 듯이 화장실을 다니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마셔댔다.


살은 쉽게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 거울에 비친 변한 내 모습은 다이어트를 더욱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동기를 부채질했다. 마치 다이어트의 비결을 정복한 것 같은 생각으로 가슴이 뛰었으나 며칠이 되지 않아 다시 고정된 체중계의 바늘은 나를 좌절로 내 몰았다. 다이어트에 따른 감정의 기복은 체중계의 바늘보다 더욱 심하게 오르내렸다. 하루라도 빨리 살을 빼고 다시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으로 위로를 하며 죽을 것 같은 다이어트를 참아 냈다.


평소처럼 방안의 어두움을 밀치고 새하얀 빛이 몰려 들어와 조심스럽게 나를 의식으로 불러내면 가장 먼저 새들의 정겨운 지저귐이 귓가에 들린다. 새로운 하루를 향해 가슴이 두근대다 갑자기 공복감이 느껴진다. 밤새 쪼그라들었던 배가 꼬르륵 소리를 낸다. 얼마나 오랜만에 느끼는 공복감인가? 전에는 눈을 뜨면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떠 올리며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느끼며 하루를 시작했었다. 그러나 아침의 공복감은 “나”를 인식하며 하루를 시작하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


결국 10개월이란 투쟁의 시간이 흐르자 몸은 12Kg을 내놓고야 말았다. 떨어져 나간 체중보다 더 소중했던 것은 깨달음이었다. 다이어트는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잘못 길들여진 식습관을 바꾸는 대대적인 변화의 과정이라는 사실이었다. 일반적으로 다이어트(Die-t)는 살을 빼기 위해 죽을힘을 다하는 싸움을 의미한다. 식습관의 변화를 이루지 못하고 싸움이 끝나면 바로 죽을 듯한 싸움을 다시 시작해야 되는 요요현상이 기다리고 있다.


다이어트(Die-t)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건강한 식습관을 기르고 현대의 복잡함 속에서 잃어가는 균형 있는 생활습관을 되찾는 리브어트(Live-t) 과정이 되어야 한다. 이번에 한국방문 중에 다이어트 클리닉을 가서 약을 처방받아 가지고 왔다. 그곳은 약효의 강약에 따라 10단계 이상의 약처방을 해주고 있었다. 의사는 나에게 조금 강한 약으로 살이 빠지도록 도와주고 싶어 했다.


나는 20년 전 다이어트를 통해 아직까지 반정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살을 빼야 할 이유는 없다. 다만 한 끼의 폭식과 지속적인 야식이 싫어서 나는 약의 도움으로 자주 소량의 음식을 먹는 소식을 익히는 것이 목표라 했다. 중간보다 좀 약한 수준의 약을 처방받아 6개월 정도 계속하여 소식하는 습관이 몸에 배이게 하는 것이다.


20년 전 다이어트 의사가 가장 옳은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 의사는 소식이 다이어트의 핵심이라 가르쳤고 소식으로 이르는 길을 도와주었다. 한 끼 식사의 양은 자신의 손바닥만큼이나 주먹만큼이어야 한다기에 얼마나 손 큰 사람을 부러워했는지 모른다. 얼마 전 한국 TV프로그램에서 먹고 나서 1-2시간 지나서 배가 고파질 정도의 양을 먹는 것이 소식이라고 했다. 사람마다 소식의 양이 다르다.


소식을 하기 위해서 가장 쉬운 방법은 (절대 쉽진 않다!) 위 절제 수술을 받은 것이다. 수술이 아닌 방법으로 위를 줄이는 방법은 소위말하는 황제다이어트 방법이다. 그러나 단백질만 먹는 것이 핵심이 아니다. 우리가 고기를 많이 자주 먹을 수 있는 것은 찌개며 쌈이며 많은 다른 음식과 먹기 때문이지 고기만 먹으면 금방 질리게 된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고기며 생선이며 단백질만 실컷 먹으라고 했다. 진짜로 일주일 정도 단백질만 먹으니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물을 많이 먹어야 했고 변비약을 먹었다. 결국 한 번에 먹는 양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 단백질 다이어트로 소식이 가능해지면 다른 모든 음식의 종류를 먹어도 되고 2시간 후에 배고프면 먹고 또 먹어도 되고 하루에 몇 끼를 먹어도 된다는 것이었다.


살을 빼는 방법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도 많다. 한 연구에서 운동과 다이어트가 모두 살을 빼는데 도움이 되지만 그만두었을 때 운동도 다이어트 때와 마찬가지로 살이 찌게 된다는 결과를 보였다. 살을 빼기 위한 운동보다는 늘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살이 찐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오히려 다칠 수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체중조절을 하고 나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처럼 배가 부르지 않아도 간식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은 그건 "계속 먹는 것"이기 때문에 2시간 정도 지나서 소식을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현재 한국에서도 소아비만율이 19%를 넘었다. 소아비만증은 심장질환과 당뇨병 및 다른 건강장애의 원인이 되는 것 이외에도 우울감과 자신감 결여등과 같이 대인관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모들의 식습관에 관한 배려가 중요하다.


나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나는 서슴치 않고 다이어트가 가장 힘든 일이라고 대답한다. 성인이 되어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이다. 아이들은 쉽게 탄산음료와 인스턴트 음식에 노출되어 있고 일정치 않은 식사시간과 폭식과 편식등으로 비만이 아니더라도 나쁜 식습관을 가지게 된다. 좋은 식습관은 어려서부터 키워져야 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유익하고 평생 그들이 함께 할 교훈은 좋은 식습관을 키워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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