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제안이지만 쉽게 변할 수 없는 시스템일까?
너무 먼 옛날, 우리나라에 평생 4자리 전화번호를 판매한 적이 있었다. 한국을 방문했다가 나도 샀다. 문제는 단독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일반번호를 가진 폰으로 착신전환을 해서 사용하는 전화번호였다. 처음에는 오빠에게 부탁을 했다가 친구로 제자로 착신을 옮겨 다니며 번호를 유지하곤 했다. 미안하기도 하고 귀찮아 어느 날 결국 해지하고 말았다. 그리고도 한국국적을 상실하며 주민등록번호가 사라지자 한국전화도 어느 순간 사라지고 말았다. 당시만 해도 한국과 미국으로 하는 국제전화도 흔치 않았고 당연히 지금처럼 지구촌이 한 마을로 묶이지 않았던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이야기다.
스트리밍이 없던 시절 미국에서 한참 호황을 이룬 것이 드라마, 영화, 시사프로그램들을 비디오를 만들어 대여하는 사업이었다. 한국을 기억하고 싶고 한국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비디오가게에 줄을 섰다. 유행에 느린 나는 좀 나중에 대열에 참여했다. 비디오 가게는 참새 방앗간이었다. 오가며 꼭 들러 몇 편의 드라마 테이프가 담긴 검은 봉지를 들고 가는 것이었다. 그때까지도 전화가 사라진 것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점점 인터넷이 발달하며 미국에서도 한국 사이트들을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며 "인증"이 문제가 되었다. 은행업무도 사소한 쇼핑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잠시 박근혜 정부에서 세계화를 표명하며 '창조경제'를 기반으로 인터넷 및 ICT 세계화 전략으로 소프트웨어(SW)·콘텐츠 융합, 5G 등 차세대 네트워크 선점, 글로벌 ICT 격차 해소등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외국에서의 한국사이트 접속 시의 인증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어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당시 한국 인터넷은 보안 취약점이 있던 인터넷 익스플로러(IE)라는 브라우저를 사용했다.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ActiveX에 의존해야 했지만 그 또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IE는 2022년 6월 기술 지원이 종료된 브라우저의 사라진 공룡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의 몇몇 사이트는 아직도 IE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크롬에서 IE 확장프로그램을 깔아야만 된다. 그리고 역시 테크놀로지의 대국인 대한한국이니만큼 인증방법은 더욱 견고해졌다.
문제는 핸드폰에 담고 다니며 "나"임을 인증해야 하고 어디를 가나 인증이 있어야만 한다. 한국사람이거나 한국에 장기거주하는 외국인이 아니면 핸드폰 자체를 개통할 수 없다. 인터넷과 컴퓨터 사용이 많은 나는 90일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쉽게 한국을 다닐 수 있음에도 외국인거소증을 만들어야 했고 결국은 국적회복의 길을 택했다. 이제 곧 나는 다시 한국 주민등록등을 갖게 되고 당당히 인증과정을 통과해 한국 인터넷사이트들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게 된다.
브런치에 일주일에 한 번씩 꼭 글을 올리며 매주 읽어주고 좋아요를 누르며 격려해 주시는 독자들 덕분에 나는 글쓰기에 몰입되어 있다. 나는 중학교 때부터 어휘력이 떨어진다는 자신의 약점을 알고 있기에 한국어도 영어도 대충 3000 단어 수준이다. 40대에 "나목"으로 여성동아 장편소설에 당선되며 등단한 박완서 님을 늘 동경하며 그의 글을 흠모했었다. 그런데 세상에 이런 일이... 내가 그 뒤를 잇게 될 줄이야. 아! 등단이나 당선까지 뒤를 잇겠다는 꿈은 아니고 그냥 소설에 도전해 보는 자체가 나에게는 영광스러운 일인 것이다.
첫 습작의 제목은 "이거 말고 딴 거, 선택의 예술에 대하여"로 B급 감성의 코미디로 인문학, 철학을 바탕으로 한 심리탐구를 해보는 정도의 소설이다. 자신이 없다기보다는 노출을 덜하기 위해 유료 연재를 하기로 했다. 구독자의 대부분 나를 아는 사람들이다. 독자분들이 (나의 필명이 "교주"라 독자분들은 어쩔 수 없이 "신도님"들이 되었다.) 좋아요를 누르면 나는 그들이 아직 살아있고 나를 응원하고 있다고 느껴 힘을 받곤 한다. 외국거주 한국분들이거나 외국사람들이 많다. 외국친구들은 내 글을 자신들의 언어로 변환해 읽어준다.
문제는 한국의 주민등록이 없는 한인 신도님들도 내가 올리는 소설을 읽을 수 없다는 점이다. 또 구독을 하거나 응원을 하고 싶어도 인증이 되지 않는다. 책이 출판되면 읽겠다고도 한다. 아! 그건 거의 불가하오! 어떠면 브런치가 세계화 도약을 해서 본인인증 말고 다른 방법으로도 구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좀 더 빠를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건 왤까?
에잇! 나만의 방법이 있다. 브런치가 변하길 기다리는 동안에 연재소설은 연재로 매주 하나씩 올리고 여기에 다 같이 공유하고 서로 살아있음을 느끼는 글은 그냥 계속하는 것이다. 원래 친구들과의 약속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