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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Apr 21. 2020

2. 복 받은 사람보다
복 있는 사람이 더 행복해

찬희에게

2. 복 받은 사람보다 복 있는 사람이 더 행복해    


 복 받는 사람보다 복 있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부분 복 받기를 원한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서로를 향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나누는 것도 복 받기 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반영한 덕담이다. 정월 대보름에는 동네 앞에 있는 커다란 당산나무 밑에 상을 차려 놓고 동네의 안전과 복을 비는 제를 지내기도 하고 신앙에 따라 자기가 믿는 신에게 복을 빈다. 복은 사람에 따라, 시대에 따라, 또는 사회나 문화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기 때문에 정확하게 규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복 받기 원한다는 것이다.   

  

  엄마는 복 받기 원하는 사람이 아닌, 복 있는 사람으로 살기 원한다. 복 받기 원한다는 것은 나에게 복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복 있는 사람은 복이 있으니 가진 복을 나눌 수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엄마가 부족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난한 농부의 둘째 딸로 태어나 돈이 없어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고 한때는 먹을 것이 없어 다른 사람의 텃밭에서 호박잎을 따다 먹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도 큰 복을 받아 부자로 사는 꿈을 꾸기보다 복 있는 사람으로 살기 원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시편 1편 상반 절)    


시편 1편 상반 절에는 복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성경 암송대회에서 외웠던 말씀인데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로 지금까지도 술술 암송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많은 복을 받아 부자로 살지는 않지만 복 있는 사람으로 나눔의 삶을 살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가 2020년 1월부터 중국을 넘어 국외로 확산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세계 보건기구(WHO)가 한국시각 3월 12일 오전 8시까지 집계한 코로나 19 전 세계 전염 현황에 따르면 114개 국가에서 총 11만 8381명이 감염, 4292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보건기구(WHO)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 19)에 대해 팬데믹(범세계적 유행)을 선언했다.


 세계적인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사람을 돕기 위한 기부 행렬이 이어지는데 대기업은 물론 연예인까지 많은 돈과 물품이 기부되고 있다. 그중에 익명의 농부가 괴산군 청천면사무소에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써달라’는 손편지와 함께 100만 원을 놓고 갔다. 농부는 농사를 지으며 여러 가지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괴산군 문광면사무소에는 한 여성이 생활비를 아껴 조금씩 모은 돈이라고 코로나 19 확산을 막는데 써 달라고 100만 원을 놓고 가기도 했다. 두 분 모두 복 있는 사람이다. 


 엄마는 너 또한 복 받기 원하는 사람이 아닌 복 있는 사람으로 살기 원한다. 이미 용돈 중에 일부를 월드비전을 통해 멀리 이국땅에서 간절히 도움을 바라는 한 아이에게 도움을 주고 있으니 너는 이미 복 있는 사람이다. 지금의 그 마음 너의 삶 가운데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복 받은 사람보다 복 있는 사람이 더 행복하기 때문이야.

-무조건 너를 지지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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