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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Jul 27. 2021

나에게 어울리는 돈 벌기?

 

나에게 어울리는 돈 벌기라는 것이 있을까요?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이 다를 수 있고 어쩔 수 없이 먹고살기 위해 일해서 버는 돈은 어울리는 돈 벌기가 아닌 걸까요?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먹고살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녹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자니 먹고사는 일이 만만치 않고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하자니 꿈은 언젠가라는 꿈으로 남아있습니다.      

돈이 꿈을 키우고 꿈이 돈을 키우는 순환고리를 만들어야 한다는데 저는 꿈을 키울 돈이 없었고 지속적으로 변화가 가능한 돈이 없어 꿈을 키우지 못했고 꿈을 키우지 못하니 돈을 키우지 못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서른네 살까지 오직 돈을 벌기 위해 일했는데 서른다섯에 경부암으로 수술하면서 삶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 지금 내가 살아 있는 것이 중요했고 살아 있는 것에 대하여 감사한 마음으로 품 밖의 아이들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돈을 버는 일이 아닌 돈을 쓰는 일이었지요. ‘가정위탁부모’라는 봉사였으니까요. 당시에는 가정위탁 초기라 모든 비용을 제가 부담해서 아이를 키워야 했지만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해서 힘든 줄도 모르고 아이들과 함께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그때 저의 꿈은 한 아이라도 몸과 마음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20년, ‘가정위탁부모’에서 ‘즐거운 집 그룹홈’의 시설장으로 작지만, 보상을 받으며 일하고 있으니 꿈을 키웠다고 봐야겠네요. 그런데 꿈은 확장되었으나 꿈이 돈을 키우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즐거운 집 그룹홈’은 수익사업이 아닌 비영리사업이니까요. 애당초 저에게는 꿈을 키울만한 돈이 없었고, 정보가 없었고, 능력이 없었으니 꿈을 키우지 못했고 꿈을 키우지 못했으니 돈도 키우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사는 것과 돈 버는 것이 일치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 어울리는 돈 벌기 일터 나는 사는 것과 돈 버는 일이 거리가 있으니 돈이 꿈을 키우지 못하고 꿈을 키우지 못하니 돈 또한 키우지 못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현실은 언제나 녹녹지 않습니다. 그러나 작지만 꿈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습니다. 설사 그것이 돈을 키우지 못한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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