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길 조경희 Aug 19. 2021

묵상 독서의 힘

디지털 지구에서 홀로서기

묵상 독서의 힘     


사람마다 책을 읽는 이유와 방법은 다양합니다. 교양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실생활에 도움을 받기 위해, 책 읽는 자체가 즐겁고 습관이 되어서, 자녀 학습에 도움을 주려고. 알찬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학업이나 취업을 위해,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등등 저마다의 목적에 의해 책을 읽지요. 책을 읽는 방법도 여러 가지입니다. 종이책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또는 단말기를 이용하여 ebook을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북은 출퇴근하거나 이동할 때 가볍게 가지고 다니며 자투리 시간에 읽기에 좋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책을 읽든 목적은 내가 조금 더 성장하고 발전하며 정보와 지식을 얻기 위해서 일 겁니다.     

그렇다고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이 성장하고 발전하며 정보와 지식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재미로 읽거나 조금 더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읽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경우 그때그때 눈에 띄는 책을 읽거나 누군가 추천해주는 책을 읽게 됩니다. 이렇게 책을 읽다 보면 자기 통찰은 없고 떠돌아다니는 남의 지식만 쌓이게 되는데 이런 지식을 마치 자기 지식처럼 착각하게 됩니다. 남의 지식이 아닌 내 지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책을 통해 알게 된 지식이나 감동한 내용을 내 안에서 숙성시켜 통찰의 경지까지 이른 새로운 창조물로 탄생시켜야 합니다. 묵상 독서와 묵상 글쓰기가 새로운 창조물을 탄생시키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거나 서평을 쓸 때 한 권의 책에 담긴 이야기 중에 내가 감동받거나 알게 된 정보를 어떻게 담아낼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독서록에는 기회가 되면 인용하기 위해 책에 밑줄 친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고 내 느낌이나 의견은 간단하게 써놓았지요. 두란노 출판에서 서평 쓰기를 7년 정도 했는데 그때는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형광색으로 표시하고 사진으로 찍어 옮기고 부연설명하는 것으로 책 한 권에 4컷 정도의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그때도 한 주제를 깊이 묵상하여 통찰한 내용을 쓰기보다는 그냥 느껴지는 느낌을 주로 쓰는 것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평소와 같이 이번에도 홀로서기라는 키워드로 도서검색을 했더니 『홀로서기 수업』, 『홀로서기 심리학』, 『어른의 홀로서기』라는 책이 올라왔습니다. 모두 주문해서 보다가 『어른의 홀로서기』라는 책에서 묵상 독서하는 방법에 대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묵상이라는 말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조용히 기도할 때 묵상 기도한다고 하고 성경 말씀을 곱씹어 그 의미와 뜻을 깨달아 신앙적 깊이와 넓이를 더해가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책을 읽는 것에도 묵상이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니 말씀 묵상과 비슷한 결과가 나옵니다. 책 내용을 곱씹어 생각하여 통찰에 이르는 거니까요. 그리고 묵상 독서를 묵상 글쓰기로 연결하여 지식을 확장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단순히 책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전문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니 놀랍습니다.     

책에서 제시한 방법을 참고로 먼저 앞뒤 표지를 꼼꼼히 읽고 작가 프로필을 본 다음 머리말과 맺음말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목차를 읽으며 전체적인 맥락을 확인하고 수박 겉핥기 식으로 전체를 쭉 살펴본 후 30쪽 정도씩 여섯 조각으로 나눈 다음 하루에 한 조각씩 읽고 핵심 주제를 메모하고 그 주제와 관련하여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하니 책 한 권을 다 읽고 쓸 때 느꼈던 부담감이 없고 책 내용을 요약할 필요도 없으며 필사하듯 좋은 문장을 옮겨 놓을 이유도 없었습니다. 어떤 주제에 대하여 작가가 주장한 내용은 참고하고 그 주제에 대한 내 생각과 통찰을 쓰면 되니까요.     

진도가 안 나가는 책은 한 달씩 끌어안고 있으면서 이런 책 한 권도 소화해내지 못하는 나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지고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는데 책 한 권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놓으니 그런 부담 또한 없습니다. 조금 무거운 책은 여러 조각으로 나누면 되니까요.      

디지털 세상이라고 컴퓨터만 잘해서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문해력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어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감동을 주는 생산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긴 호흡의 묵상 독서는 디지털 지구인에게도 선택이 아닌 필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나의 가치를 증명하는 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