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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Oct 02. 2024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에서

요즈음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에서 서성이고 있습니다. 

디지털 세상이 오고 있고 디지털 지구로 이주하기 위해 메타버스를 타 야한 다고 하는 데 메타버스라는 단어에 대한 정확한 정의도 모르고 막연히 디지털 세상으로 가는 그 무엇인가 보다는 짐작만 합니다. 한두 번 네이버에서 검색하여 읽어보았지만 딱 손에 잡히는 것이 없습니다. 메타버스라는 말이 나오는가 했더니 요즈음은 생성형 AI가 대세인데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생성형 AI가 등장해 소시민으로서 어떤 것을 삶에 활용할 수 있을지 혼란스럽습니다.

뭘 어쩌라는 거야? 그것이 아날로그 세대인 저의 진실입니다.


한글을 모르고 살았던 선조들처럼 저 또한 디지털 세상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합니다. 모르는 용어를 만나면 검색하고 메모하다 이렇게 하면 메모지가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정리가 안되어 정작 필요할 때 못 찾겠구나 싶어 구글 keep에 노트를 만들어 저장하다가 글 쓰는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다고 소개하는 에버노트에 '나만의 단어장'노트를 만들었습니다. 만들기는 했으나 기능이 많아 너무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아이디어를 정리하기 위한 스마트 노트 프로그램으로 옵시디언이 소개되어 시도를 해봤습니다. 생각, 프로젝트, 정보 등을 체계적으로 구조화하여 정리하고 관리하는데 큰 강점이 있으며 각각의 노트가 링크 기능이 있어 다른 노트와 쉽게 연결하고 여러 아이디어를 함께 다루고 유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만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활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호기심이 있어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기는 하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잘 활용하지 못하고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종이 책이 좋은 이유는 읽으면서 밑줄도 그을 수 있고 내 생각을 메모할 수도 있고 별표나 형광펜으로  표시할 수도 있으며 아무 때나 꺼내 보고 싶은 곳을 순식간에 펼쳐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체를 볼 수도 있고 앞표지를 보다 뒤집어 뒤표지를 볼 수도 있습니다. 책장에 꽂아 놓고 제목을 보고 상상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어디 갈 때 책의 너무 무거워 가지고 다니기 힘들고 공공장소에서 펼쳐보면 내가 어떤 책을 읽는지 공개되기도 해서 e북으로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리디북스에서 단말기를 구입하고 서점에 가서 e북도 샀습니다. 아날로그 세대인 제가 디지털 세상과 친해지기 위한 도전입니다. 역시 서툴고 불편하고 답답하고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합니다. 외출할 때 다지고 다니기는 편리하고 좋으나 눈의 피로도가 높고 책 전체가 한눈에 보이지 않으며 한 장씩 넘겨보는 것이 답답하여 보다 말다 하다가 책상 한편으로 쓱 밀어 놓고 말았네요

제가 출퇴근하거나 외출하는 일이 많지 않아서 절실하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새로운 도전에서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sns에서는 더욱 격차가 벌어집니다.

단어를 압축하고 비틀고 뒤집고 생략하고 하는데 간결하게 써라 군더더기 없이 써라 미사여구 쓰지 마라 맞춤법 정확하게 쓰라는 말을 귀에 딱정이가 앉도록 들어온 터라 고착화되어 때로는 sns에 올라온 글을 해석하는데 한참 걸리기도 하고 재미있게 읽기는 하는데 답글을 달기가 어렵습니다. 아날로그로 썼다가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될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따라 해 보려고 시도도 해보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모르는 단어는 아이들에게 물어봅니다. 아이들은 친절하게 알려주고 덧대어 그와 관련된 정보까지 설명해 줍니다. 금방 듣고도 잊어버리고 입에 붙지 않는 단어들을 메모장에 적어 놓고 들여다보는 것은 디지털 세상을 모르면 아이들과 대화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즐거운 집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저는 오늘도 디지털 세상을 기웃거립니다. 아이들은 그런 저를 보며 그저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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