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안에서 크는 품 밖의 아이들
3장 3 아이 말 듣기 기술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 야고보서 1장 19절)
《성공하는 사람의 8번째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경청하는 습관 차이가 뚜렷하다고 말하고 《미래를 경영하라》의 저자 ‘톰 피터스’는 20세기가 말하는 자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경청하는 리더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잘 듣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잘 듣기 위해서는 잘 듣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듣는 것은 사실 단순합니다. 하지만 단순하다고 해서 쉽고 아무나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운동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과학적 원리까지 적용하며 수도 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것처럼 편견 없이 공감하며 잘 듣는 것도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말 듣기 기술*
산책하며 듣기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집 근처에 산책로가 있는 지역도 있고 조금 떨어져 있는 곳도 있습니다. 조금 떨어져 있다면 주말에 아이와 함께 걷기 운동 겸 산책을 하며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권합니다. 저희는 집 앞으로 안성천이 흐르고 집 뒤쪽으로는 논과 밭이 있고 비닐하우스에서 오이 재배를 하거나 선인장을 키우는 농장이 있는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전원주택입니다. 동네로 들어가는 길에 은행나무 가로수가 있어 은행나무길로 부르고 가을이면 사진작가들이 찾아와 사진을 찍을 정도로 아름답고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논과 밭에서 자라는 곡식과 각종 곤충과 벌레의 출현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좋은 자연 학습장입니다. 코로나 1로 외출하기가 두려운 요즘에도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날 유치원에서 기분 나빴던 일부터 사고 싶은 장난감 이야기까지 끝없이 쏟아내는 말을 추임새를 넣어가며 들어주면 우리 엄마 최고라고 엄지 척을 합니다.
놀이하며 듣기
산책하기 어려운 날은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합니다. 심리 정서가 불안정하여 치료가 필요한 아이는 종합검사를 통해 상담치료, 미술치료, 놀이치료 같은 치료를 받도록 했는데 그중에 놀이치료가 일반 가정에서도 아이들이 놀이할 때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1급 놀이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놀이를 하며 아이의 말을 듣고 반응하며 심리 정서적 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아이는 놀이를 하며 무의식 속에 억압된 감정을 표현하게 됩니다. 그때 추임새만 잘 넣어주어도 아이의 상처받은 감정은 치유되고 안정을 찾게 됩니다.
달달한 것 먹으며 하는 말 듣기
아이들은 움직임이 많아 밥을 먹고도 중간에 간식을 먹어야 합니다. 꼭 간식 시간이 아니어도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 났을 때 달달한 것을 먹으며 마음을 정리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 났을 때 풀어내는 방법이 두세 가지는 있어야 한다는 제 말에 일곱 살 소리가 찾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소리는 달달한 쿠키를 먹으며 왜 화가 났고 지금은 어느 정도로 기분이 나쁘다고 종알종알 이야기하며 쿠키를 와작와작 깨트려 먹습니다. 그리고 ‘달달한 것을 먹으니 기분이 조금 나아지네요. 이제 괜찮을 것 같아요.’ 하며 툭툭 털고 일어납니다. 저는 ‘기분이 나쁜데 달달한 것을 먹으면 안 될까요?’라고 묻는 소리에게 ‘그 정도로 기분이 나쁘구나’라고 말하며 달달한 쿠키 하나를 건네주었을 뿐입니다.
* 청소년의 말 듣기 기술
청소년은 아이들과 다릅니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자기주장도 강하고 엄마는 관심으로 표현하는데 아이는 간섭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함께 외식하는 것도 불편해하고 하는 일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런 아이들의 말을 듣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등교하는 차 안에서 말 듣기
청소년에게는 차 안에서의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작은 아이를 통해 알았습니다. 작은아이가 학교 밖으로 나왔을 때 대화하기가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차를 타면 아무도 없고 특별히 할 것도 없는 차 안에서 마주 보는 것도 아니니 편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냥 듣고 있거나 묻는 말에 대답하는 정도로 제 말은 최소화하고 응, 그렇구나. 그랬구나. 같은 잘 듣고 있다는 반응만 했는데 아이는 점점 안정되고 밝아졌습니다.
중고등학생이 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등. 하교하는 것이 자립심도 키우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작은아이의 경험이 있어 등교는 자동차로 태워다 주고 특별한 경우 하교할 때도 자동차로 태워옵니다. 사회복지시설이고 근무하는 선생님이 있어 아침 등교는 선생님이 담당하는데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제가 직접 아이를 태우고 학교 앞까지 갑니다.
제가 운전을 하면 아이는 뒷좌석에 앉아 학교까지 가는 동안(10분 정도 걸림) 쉼 없이 말을 합니다. 고민도 털어놓고 농담도 하고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에 대하여 요구하기도 합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말없이 무거운 침묵이 흐르기도 합니다. 그때는 오늘은 기분이 조금 안 좋은가 보다고 말을 건네고 ‘네’ 라거나 ‘아니에요’라는 대답을 하면 더 이상 묻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저대로 다른 생각을 하며 가지요.
야식 먹으며 말이 많아지는 아이들
즐거운 집에는 여섯 살부터 스물한 살까지 일곱 명의 남자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다 보니 작은 아이들에게 손이 많이 가고 자기 할 일을 알아서 하는 큰 아이들은 소외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주말에 작은 아이들을 재우고 고등학생들과 함께 야식을 시켜 먹으며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시내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전원주택인데 배달하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다행히 전문 배달업체가 있어 밤 12시가 넘어서도 배달을 해주는 곳이 있어 치킨이나 피자 또는 족발 같은 것을 주문하여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야식은 아이들의 간식이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한 도구입니다.
아이들은 엄마가 자기들의 말을 집중해서 들어주는 것만으로 신이 나서 선생님 이야기부터 시작해 요즘 관심이 가는 것까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이고 가벼운 미소로 잘 듣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고 도움을 요청할 때만 요청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없는지 언제쯤 가능한지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이 그 시간을 좋아하고 기다려서 피곤하고 힘들지만 한 달에 한 번은 아이들과 함께 합니다.
연령대별로 외식하기
저희 아이들이 자랄 때는 짜장면만 사주어도 좋아했는데 요즘은 취향이 다양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면 아무리 좋은 것을 사준다고 해도 거절합니다. 그러다 보니 연령대가 다른 아이들 모두가 함께 외식하기가 어렵습니다. 뷔페로 가면 자기 취향에 맞는 음식을 골라 먹을 수는 있지만 함께 진지한 얘기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큰 아이들은 엄마를 도와 작은 아이들 챙기는 도우미 선생님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말 듣기 기술은
내 아이의 성향과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선택해야 아이와의 관계가 형성되고 관계가 만들어져야 훈육이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아이말 듣기 기술은 관계 만들기를 위한 첫발입니다.
[전자책] 말씀 안에서 크는 품 밖의 아이들 - 예스24 (ye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