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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Sep 30. 2024

25. 단번에 세 사람을 해치는 일?

질문으로 푸는 인생독본



비난은 부당한 것이든 정당한 것이든 단번에 세 사람을 해친다, 비난당하는 자, 비난하는 자, 비난하는 말을 듣는 자고 그중에서도 비난하는 자를 가장 크게 해진다. '남의 잘못을 덮어주어라 그러면 신은 네 죄를 두 개 용서하신다'는 속담이 있다. 참으로 그렇다. -인생독본 117p-


의도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을 해치는 일이 있어요. 훈육한다는 명목으로 아이를 비난할 때 그래요. 비난하는 사람과 비난당하는 아이, 비난하는 말을 듣는 다른 아이까지 단번에 세 사람을 해친다고 해요. 그중에서도 비난하는 사람을 가장 크게 해친다?. 왜 그럴까요?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정말 힘들 때가 있어요. 특히 똑같은 잘못을 매일 반복할 때 아이를 훈육한다는 것이 비난으로 나타나는 일이 많아요. 똑같은 잘못을 똑같이 열 번 스무 번 반복되면 왜 그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해줘도 수정하려고 하지 않느냐고 비난하게 돼요. 다섯 살에 만난 준이는 아무거나 만지고 뒤지고 자르고 망가트려요. 남의 물건을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고 해도 눈을 돌리는 순간 만져서 자기 맘대로 해놓아요. 장난감이 책상 위에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형이 블록으로 만들어 놀다 잠시 놓아둔 것을 어느 사이 가서 망가트려 박스에 집어넣어요. 형은 펄쩍펄쩍 뛰며 울고불고 화를 내요. 준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쳐다보며 그냥 정리했다고 해요. 


훈이는 자기 중심성이 강해서 뭐든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하고 상대방도 그렇게 하도록 강요해요. 처음 만난 다섯 살 훈이가 선생님께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해야 하잖아요'라고 말해서 깜짝 놀랐어요. 그뿐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제지당했을 때 완전 폭력적으로 변해서 소리 지르고 울고 집어던지고 하기를 20-30분 정도 계속해요. 그때는 '내가 하고 싶은데 왜 못하게 하는 거야'라는 말만 반복해요. 그래도 안 먹히면 급 다운되어 언제 그랬냐는 듯 밝게 놀아요. 자폐성향이 있는가 의심도 했어요. 검사결과 자폐성향이라기보다는 머리가 좋고 자기 맘대로 주도하려는 경향성이 강해서 성질부리며 폭력적으로 행동하다 그래도 안 먹히면 포기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


얼마 전에는 그렇게 폭력적으로 행동하면 네 맘대로 할 수 있니?라고 물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화를 내고 폭력적 행동을 하면 가장 먼저 너를 해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인간에게도 독이 있어서 네가 화가 많이 났을 때 지나가는 개미에게 뱉으면 그 자리에서 개미가 죽는다고 해(어디에서 읽은 기억이 있음, 사실인지 아닌지는 해보지 않아서 모름) 그런 독이 가장 먼저 너를 해치는 거야. 키도 안 크고 몸무게도 안 나가고 약해질 수 있는 거지'(실제로 또래보다 작고 왜소함)라고 이야기해 주었더니 그 순간 분노에 이글거리던 눈이 돌아왔어요.


오늘 인생독본을 읽으며 톨스토이가 말하는 비난이 단번에 세 사람을 해치고 그중에 비난하는 자를 가장 크게 해친다는 말과 같은 말을 제가 아이에게 해주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그날은 시간이 여유가 있어 차분하게 훈이와 얘기할 수 있었지만 아침 등교시간이었거나 다른 바쁜 상황이었다면 조곤조곤 이야기해 주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단번에 세 사람을 해치는 일은 비난이고 비난은

비난하는 자

비난당하는 자

비난하는 말을 듣는 자를 해친다 톨스토이의 말을 새기며

단번에 세 사랑을 해치지 않기 위해 즐거운 집에서 비난하는 말을 제거하기 위해

어떻게 비난하지 않고 긍정 양육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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