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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Sep 14. 2021

행동으로 나타날 때 완성되는 것

말씀 쿠키 153


언제나 말씀의 거울 앞에 저를 비추어 보아요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다' 

교회에 다니고 믿음이 있다고 하면서 

교회 안에서의 저와 

교회 밖에서의 제가 다른 것은 아닌지 

특히 아이들에게 입으로만 사랑한다고 말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는 아침이에요. 


믿음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해요. 

작가의 글과 삶이 일치하지 않을 때 실망하게 되지요. 

너무나 감동받았던 시, 

가슴에 닮고 한 번씩 꺼내보며 위로받았던 시, 

그 시를 쓴 사람의 삶이 

시와는 거리가 있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았을 때의 실망감은 참으로 크지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시인이고 

평론가이고 

대학원에서 강의도하고 방송에도 정기적으로 나가고

글도 엄청 잘 쓰고 그런 분에게 잠시 글쓰기를 배운 적이 있어요. 

그때 저 엄청 무시당했어요 

어휘력도 부족하고 

상상력도 부족하여 

독창적인 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글을 쓰지 못해서요.

그렇다고 인격적으로 무시당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어요. 

어느 날 식사자리를 마련하고 솔직한 제 마음을 얘기했어요. 

잘난 척하는 작가님에게 

선생님(당시 선생님이라 부름)은 글을 잘 쓰지만 

저는 미싱도 잘하고 음식도 잘해요. 

선생님이 잘하는 것이 있다면 제가 더 잘하는 것이 있어요. 

글 잘 쓴다고 사람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했어요. 


그 후로 어떻게 밥을 먹고 해어졌는지 기억에 없어요. 

20년도 넘은 이야기니까요. 

그 이후에도 

글쓰기반 수강생들이 단체로 무시당하는 일을 경험했어요. 

저희하고 점심 약속해놓고 서울에서 내려오는 길에 

고운 시인의 집에 들러 거기서 식사를 하는.....

저희와의 약속이 선약이고 저희는 바리바리 준비해서 

그 선생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죠 

얼마나 화가 났던지 

저희끼리 밥 먹으며 선생님 성토대회를 했던 기억이 있어요. 


요즈음 제가 등단한 계간지(계절이 바뀔 때마다 받아보게 되는)에서 

그분의 글을 보게 돼요. 

미사여구가 작렬하죠. 

옛날에는 부럽고 배우고 싶고 닮고 싶었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투박하더라도 조금 부족하더라도 진솔하고 

정말 어렵지만 

저 또한 그렇게 살지 못하지만 

글과 삶이 일치하는 

그런 글이 좋고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을 존경하게 되지요. 


믿음은 행동으로 나타날 때 진짜 믿음이라는 말씀을 묵상하다 

엉뚱한 곳으로 갔네요. 

믿음과 삶이나 글과 삶이나 

같은 맥락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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