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길 조경희 Oct 18. 2021

야곱의 축복이 된 소리

말씀 쿠키 153

소리와 함께 박두진 길을 걷던 날(2021.8.29)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라면 내 아이가 요셉처럼 축복받기를 원해요. 요셉이 큰 축복을 받은 것은 맞지만 처음부터 축복이 그냥 주어진 것은 아닌데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만 바라지요. 과정까지 포함한다면 아마도 포기하는 부모가 많을지도 몰라요. 요셉의 형들에게 미움을 받아 애굽에 노예로 팔려가고 보디발의 집에서 노예로 살다가 그 아내의 유혹을 뿌리쳤는데 아내가 보디발에게 요셉이 유혹했다고 거짓말을 해서 감옥에 갇히게 돼요.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요셉이 변함없이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을 확인하고 하나님은 요셉을 애굽의 총리가 되도록 하여 가뭄이 들었을 때 아버지와 그 형제들을 애굽으로 오게 하여 살게 하지요. 요셉의 아버지 야곱의 사랑했던 아내 라헬에게서 낳은 첫 번째 아들인 요셉을 특별히 사랑했어요. 그것이 형들의 미움을 받게 한 원인이 되었고요. 야곱이 죽을 때도 요셉에게는 축복을 듬뿍 담아 기도해요. 그 기도에 곡을 붙인 것이 ‘야곱의 축복’이라는 CCM 찬양이에요.     


너는 담장 너머로 뻗은 나무 가지에 푸른 열매처럼

하나님의 귀한 축복이 삶에 가득히 넘쳐날 거야.

너는 어떤 시련이 와도 능히 이겨낼 강한 팔이 있어.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너와 함께하시니

너는 하나님의 사랑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랑

나는 널 위해 기도하며 네 길을 축복할 거야.

너는 하나님의 선물 사랑스러운 하나님의 열매

주의 품에 꽃 피운 나무가 되어줘     


CCM 가수 소리엘이 부른 ‘야곱의 축복’ 가사예요. 소리가 그런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글을 쓰며 깜짝 놀랐어요. CCM 가수 소리엘과 저희 아이 소리의 이름이 같아서요. 생후 6일 만에 만난 소리는 특별한 아이예요. 뉴스에 나올법한 유기 직전의 상황에서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던 1월의 어느 날 새벽, 눈도 뜨지 않은 체 작은 이불에 싸여 저에게 왔어요. 


만지면 깨질 것 같던 작은 아이, 그 아이가 지난 8년의 시간을 뒤로하고 친양자로 입양되었어요. 어제 즐거운 집 그룹홈(2층)에서 저희 집으로(1층) 이사를 했어요. 침대와 옷장, 책장과 책상, 컴퓨터와 간식까지 모두 준비해 놓고 환영했지요. 아이는 좋아서 펄쩍펄쩍 뛰었어요. 설레는 마음과 2층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잠을 못 자는 아이를 위해 이마에 손을 얻고 축복하며 기도했어요. 

     

아이는 “엄마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 라며 조용히 흐느껴 울었어요.     

 

여덟 살 소리는 알아요.

자기가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

친양자로 입양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 글을 쓰는 저도 눈물이 나요. 소리는 하나님의 선물이에요. 지난 8년 동안 소리가 있어 공동모금회 프로포절에 선정되어 놀이터도 만들고 자동차도 받았어요. 무엇보다 밝게 웃는 소리를 보며 행복했어요. 이제 친아들로 함께 하니 더 많이 행복할 거예요. 소리가 성인이 될 때까지 건강하게 곁에서 지켜줄 수 있기를 바라는 나이 60이 넘어 한 아이를 친양자로 입양한 엄마의 마음이에요.      


예쁘고 사랑스러운 한 아이(소리)가 지나온 길이 요셉의 그 길과 닮아 있어요. 

요셉처럼 담을 넘어가는 무성한 가지가 되어 넓은 그늘을 드리우고 좋은 열매를 많이 맺었으면 좋겠어요.

작가의 이전글 변함없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