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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Nov 02. 2021

돈을 의지하는 사람

말씀 쿠키 153


   

돈이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 참 많아요. 사고 싶은 것 사고, 먹고 싶은 것 먹고, 하고 싶은 것 하고 가고 싶은 곳 갈 수 있어요. 이렇게 지갑을 열어 보지 않고 턱 사고, 먹고, 하고, 갈 수 있는데 돈을 의지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30년 전 단칸방에서 겨우 밥 먹고 살 때 저는 자린고비로 살아야 했어요. 재테크의 재자도 모르니 안 먹고 안 입고 안사고 안 가고 모으고 또 모으는 방법밖에 없었어요. 시장에 가서 만 원짜리 옷을 하나 사려고 해도 몇 번 망설이며 꼭 필요한가를 몇 번 생각하다 돌아설 만큼 악착같이 안 먹고 안 쓰며 돈을 모았어요.


그런 저를 향해 남편은 돈을 구워 먹을래 삶아 먹을래 하며 비난했어요. 그래도 저의 자린고비 생활은 멈추지 않았어요. 돈이 없어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내 자식만큼은 돈이 없어 하고 싶은 것 못하는 일이 없게 하고 싶었으니까요. 


그때는 적금을 들면 높은 이자가 붙고 재형저축 같은 23% 이자를 주는 저축도 있었어요. 회사에 다니는 사람에게 재형저축이 있었다면 농민에게는 농어가 목돈마련 저축이 있었지요. 5년 만기 농어가 목돈마련 저축을 가입하면 한 달에 10만 원씩 부어 5년 만에 천만 원 정도의 돈을 모을 수 있었어요. 조금씩 조금씩 돈이 모아지는 것을 보며 더욱 허리띠를 졸라맬 수 있었고요.


그렇게 돈을 모아 부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서른다섯 살에 암으로 수술하게 되었을 때 수술비 걱정 없이 수술을 하러 갈 수 있었어요. 같은 병실에 있는 한 사람이 수술비 때문에 돌아 앉아 우는 것을 보며 참 가슴이 아팠어요. 수술 후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유산균 음료를 사다 나누어 먹는데 자신은 한 번도 사다 나눌 수 없고 수술비 걱정을 해야 하니 속상하고 슬펐을 것 같아요.


지금도 시장에 가서 만원 이만원하는 세일하는 옷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만져보게 돼요. 나이가 있으니 이제는 제대로 된 옷 한 벌 갖춰 입으라고 하는데 잘 안돼요. 몸에 배어 있는 습관인가 봐요.


오늘의 말씀은 돈을 의지하면 패망한다고 하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의지하지 않는 것이 참 어려워요. 돈이 많으면서 의로운 삶을 살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성경에서 말하는 의인은 자기가 죄인인 것을 시인하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살려고 애쓰는 경건한 사람이라고 해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살려고 애쓰는 삶은 살 수 있는데 돈을 의지하지 않는 것은 훈련이 필요할 것 같아요, 오늘은 돈이 아닌 하나님을 의지하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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