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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Apr 29. 2020

본질을 알면 쉽다

찬찬희에게

21. 본질을 알면 쉽다    

본질을 알면 일을 해결하기가 쉬워. 그런데 자꾸만 감정에 휘둘리거나 사소한 것에 마음을 빼앗겨 원래 의도한 일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 같아.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기 때문이야.    


중학교에 입학해서 왜 그랬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영어 선생님이 싫었어. 그래서 영어 공부를 소홀히 했지. 시작이 그랬으니 영어는 당연히 하기 싫은 과목이고 어려운 공부로 인식되었어. 성인이 되어서도 국제화 시대에 영어는 필수라는데 회화를 배워야지 하는 생각에 도전했다가 포기하기를 두세 번 반복한 것 같아.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영어 실력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아 다시 공부를 해보려고 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거야. 그런데 너와 함께 5차원 전면 교육 세미나에 다녀와서 원동연 박사님이 쓰신 '5차원 영어 학습법’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어. 영어를 배워 말하고 듣고 쓰기가 특별히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거야.    


그동안 영어를 공부하기가 어려웠던 것은 본질을 모르고 무조건 열심히 암기하려고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 영어식 사고구조와 발성 구조로 공부하면 너무나 쉽게 공부할 수 있다는 글을 읽고 예제를 풀어보면서 영어 공부가 어려운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어.   

 

아이를 양육할 때도 마찬가지야. 처음에는 아이의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아주려고 훈육을 시작했는데 아이가 말을 안 듣고 고집을 부리면 감정이 올라오거든. 그러면 아이의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아주려고 했던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 안 듣고 고집부리는 아이의 행동만이 보여서 엉뚱하게 고집부리는 것을 야단치게 돼.    

얼마 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하기 위해 노동부에서 지원하는 ‘웹 개발자’ 과정을 공부하기 위해 서울로 학원에 다니는 세월이가 밤에 컴퓨터 게임을 늦게까지 하고 아침에 잘 못 일어나는 거야. 절박한 마음으로 열심히 해도 원하는 직장에 취업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어려운 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평인 것 같아 조금은 화가 났어. 다른 선생님도 중독인 것 같다고 노트북 압수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어. 


일단 고등학교 다닐 때처럼 주중에는 노트북 사용하지 말고 주말에만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노트북을 치웠어. 학원에서 돌아와 노트북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조금은 떨리는 목소리로 노트북 치웠느냐고 묻는 거야. 아침에는 강력하게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어.     


곰곰이 생각해보니 엄마가 컴퓨터를 치우는 것은 세월이가, 컴퓨터 게임 하는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도록 하기 위함인데 강제로 치우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세월이와 그런 얘기를 솔직하게 했지. 세월이도 이해하고 밤 11시 이전에 컴퓨터를 마무리하고 아침에 스스로 제시간에 일어나서 학원에 가도록 하겠다고 하더니 정말 다음 날부터 그렇게 하는 거야. 만약 엄마가 강제로 노트북을 빼앗았다면 감정싸움이 되고 소통이 불통이 되었을 거야.     


너를 키울 때는 엄마가 성숙하지도 지혜롭지도 못해서 감정대로 야단치고 억압할 때가 많았던 것 같아. 그러면 너는 울며 반항하고 대들었어. 감정이 상한 엄마는 울며 쏟아내는 네 얘기를 알아듣지 못하고 버르장머리 없이 엄마한테 대든다고 또 혼내고 그랬지. 그때는 정말 미안했어. 엄마가 자녀 양육의 본질을 몰라서 그랬어. 용서해주렴. 어떤 상황에서도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

-무조건 너를 지지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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