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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May 02. 2020

철저하게 낮추시는 하나님

주변인의 삶

1. 빈 들에 마른풀 같이 시들은 나의 영혼 주님의 약속한 성령 간절히 기다리네


2. 반가운 빗소리 들려 산천이 춤을 추네 봄비로 내리는 성령 내게도 주옵소서


3. 철 따라 우로를 내려 초목이 무성하니 갈급한 내 심령 위에 성령을 부으소서


4. 참되신 사랑의 언약 어길 수 있사오랴 오늘에 흡족한 은혜 주실 줄 믿습니다.


후렴: 다물어 메마른 땅에 단비를 내리시듯 성령의 단비를 부어 새 명 주옵소서


새벽에 일어나니 일에서 맴돌던 찬송입니다. 

가사 그대로 제 영혼은 빈 들에 마른풀 같이 시들어 있습니다.


소리가 오면서,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면서 

소리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아이들 등교 준비를 해야 해서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새벽기도를 멈추었습니다.

성경 읽기도 멈추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집에서 하던 기도도 차츰 식어갔습니다.

그렇게 만 6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성령의 단비가 간절히 그립습니다.


더구나 제 나이 61세가 되면 제 인생을 돌아보며 

믿음이 제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저에게 믿음은 무엇인지 쓰겠다고 하고 쓰려고 하는데

먼지가 푹푹 나는 마른풀이 쓴 글은 아무에게도 감동을 주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책장을 정리했습니다.


모든 책을 박스에 담아 한쪽에 쌓아 놓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신앙서적을 제방에 옮겨 놓았습니다.

고작 75권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러고 무슨 책을 읽었다고 하고

이러고 무슨 글을 쓰겠다고 하나 싶어

요즘 출간된 신앙서적 11권을 구입했습니다.


왜 11권인지 모릅니다. 그냥 눈에 띄는 대로 담았는데 11권입니다.

문득 예수님의 제자는 12명이고 나머지 한 권은 제 사람으로 채워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중 한 권을 어젯밤 아이들 재워 놓고 새벽 1시가 넘도록 다 읽었습니다.

.

그리고 다시 큐티를 하고 기도를 하고 영성을 회복한 후에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6년 전 신앙 간증을 했다면 교만 덩어리를 세상에 내놓았을지도 모릅니다.

내세울 것도 자랑할 것도 없는데 그래도 무엇인가 내놓고 자랑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철저하게 저를 낮추시고 비우셨습니다.

이제 마른풀에 성령에 단비가 내리기를 기도합니다. 그 후에야 무엇인가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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