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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May 03. 2020

27. 지금 내 마음은 전쟁 중이야

찬희에게

27. 지금 내 마음은 전쟁 중이야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23)”     

가끔은 이유 없이 삶이 허무해지고 아무런 기쁨을 느끼지 못하며 우울해질 때가 있다. 엄마는 새싹이 돋아나고 생명이 움트는 봄을 좋아하는데 4월이 오면 그냥 힘들어. 좋아하는 봄이 왔으니 몸도 마음도 가벼워져야 할 것 같은데 밥맛이 없어 모래알을 씹는 것 같아 밥을 약으로 먹고 의욕이 없어 의무감으로 움직이는 거야. “내가 왜 이러지?”를 외치며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고 하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고 한 달을 넘길 때도 있어. 엄마는 아직도 그 원인을 정확하게 모르고 좋아하는 계절을 힘들게 보내고 있어.     

 마음에서 선과 악, 긍정과 부정이 싸우는 것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현실에 대한 좌절.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 대한 미움과 분노 같은 것들이 갈등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야.    

엄마가 경부암으로 수술하고 우울증이 심하게 왔어. 서른다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자궁을 모두 적출했고 그에 따라 호르몬의 변화가 급격히 와서 그렇다는데 나도 내 마음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 모든 것이 슬퍼 보이고 3일 동안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는 거야. 교회에 다녔기 때문에 자살을 하는 것은 죄라는 생각이 있어 자살할 수는 없고 길을 건너며 차가 와서 ‘탁’ 쳐서 죽으면 가장 행복할 것 같은 거야. 

엄마가 죽으면 네가 불쌍할 것 같고. 기도하면 될 것 같은데 기도는 안 되고 날마다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싸움을 했지. 한 지인의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노래방에 가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시와 노래를 좋아하던 감성적이던 엄마를 만나면서 서서히 빠져나올 수 있었어.    

사람들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로 위로하지만, 막상 치열한 마음 전쟁 중에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아. 우리 마음속에는 선과 악이 존재하고 사탄은 끊임없이 유혹하는데 그 교활함이 귀를 막고 분별력을 상실하게 하거든. 날마다 일어나는 크고 작은 영적 전쟁을 보통은 가볍게 선으로 악을 이기기 때문에 느끼지 못하고 지나갈 뿐이야.    

찰스 스탠리가 쓴 《마음 전쟁’》이란 책에서 우리의 마음속에서는 날마다 싸움이 벌어지고 있고 그것이 어떤 싸움이고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어. 전쟁은 고도의 전략과 전술을 사용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이고 우리 마음속에서는 날마다 치열한 영적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거야.     

하나님은 음행을 품는 자마다 간음한 자요. 남을 미워하는 자는 살인한 자라고 말씀하셔. 사람의 모든 행동은 생각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동을 통해 나타난 결과와 같은 죄라는 거야. 잠언에서는 마음이 곧 생명의 근원이라고까지 말씀하시지. 그만큼 마음은 중요하고 어떻게 관리하고 지키느냐에 따라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게 돼. 

엄마는 네가 마음이 평화롭고 고요한 삶을 살기 바라며 기도한다. 

-무조건 너를 지지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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