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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Feb 10. 2022

평가는 어려워

톨스토이의 인생독본, 오늘의 인생독본, 나길의 인생독본

평가는 어려워     


평가받는 것도, 평가하는 것도 어려워요. 그래도 우리는 평가받고 또 평가해야 해요. 사회복지 시설에서의 평가는 잘하고 있는지 기본에서 어긋난 것은 없는지 점검하고 안내하고 궤도 수정을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고 평가를 통해서 배워가요. 


그룹홈은 3년마다 평가가 이루어지는데 2019년에 해야 하는 평가가 관계기관의 사정으로 1년 미루어졌는데 2020년에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제3의 장소(시청이나 주민센터 등)에서 이루어졌어요. 환경을 봐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환경은 보지 못하고 사진이나 서류로 확인하는 것으로 이루어졌어요. 


현장평가위원으로 교수님 한분과 함께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럽게 평가를 다녔어요. 16개 기관을 다니다 보면 참 다양해요. 평가를 위해 급조한 서류가 보이고 남의 것을 갔다가 제대로 수정도 안 하고 그대로 비치한 서류도 보이고 앞뒤가 안 맞는 서류도 있고 종사자 의무교육 수료증을 위조한 기관도 있었어요. 


현장평가위원으로 평가를 다니지만, 저희 기관도 평가를 받아야 하고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가능하면 기관의 입장에서 보고 듣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데 도저히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결국 2개 기관이 F를 받아 그중 2개 기관이 2021년에 컨설팅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는 기회를 만들었어요.

컨설팅을 받을 때는 나를 알고 인정하고 수정하려는 자세가 필요한데 오히려 사정이 이러저러하니 이해해 달라고 하면 변할 수가 없어요. 한 개 기관이 컨설팅이 진행되는 동안 그랬어요.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알고 과대평가하지 마라’는 말처럼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알면 겸손해지고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수용하게 되는데 자신의 능력의 어떠함을 인정하지 않으면 변명하고 합리화하려고만 하는 것 같아요.     


새벽 시간이 나를 바라보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라면 저녁 시간은 나를 평가하는 시간이에요. 나의 말과 행동과 결정을 하는데 오만함은 없었는지 되새김질해 봐요. 평가받는  것도 어렵지만, 나와 너를 평가하는 것은 더욱 조심스럽고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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