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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Jun 24. 2022

죽음은 일을 끝맺는 법을 가르친다

나길의 인생독본

2022.6.23일 해외연수 수료식(프레지던트 호텔)

죽음은 사람들에게 

각자 자신의 일을 끝맺는 법을 가르친다

-톨스토이의 인생독본-     


평소에 우리는 죽음을 생각하지 않아요

죽음은 나와 상관없는 것처럼

많은  것을 축적하며 살지요

지식을 축적하고

돈을 축적하고

사람과의 관계를 축적하고

명예와 권력을 축적하고


그러다


어느 날 죽음이 내 가까이 왔을 때

우리는 왜?라고 물으며 울부짖어요

선하게 살았고 열심히 살았고 최선을 다했는데

아니 벌써 왜 나에게 이런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에요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이 있을 테니까요     

불의의 사고로 죽음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을 맞이했을 때

살아있는 사람들이 고스란히 떠 앉는 

슬픔과 아픔은 인정하고 싶지 않고 받아들이기도 힘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해요


원하거나 원하지 않거나

우리는 죽음을 향해 가는 여정 중에 있기에

가끔은 죽음을 생각하며

자신의 일을 끝맺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서른다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경부 암이라는 죽음의 문턱에서

삶의 방향이 바뀌었어요

나는 없이 

남편의 아내

아이의 엄마로

오직 잘 살기 위해 

죽도록 일해서 돈을 벌고

안 쓰고 허리띠 졸라매며 모으며

자식들은 돈이 없어, 하고 싶은 공부 하지 못하는 슬픔이 없기를 바랐어요


죽음의 문턱에서 심한 우울증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와중에

지인의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가본 노래방에서

내가 나로 산 것이 아닌

남편의 아내

아이의 엄마로 살아왔음을 발견하고

나를 찾아 나로 살기로 했어요

그때부터 나로 서기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죽음이 저에게 

남편의 아내

아이의 엄마로 

살아왔던 시간을 끝맺게 한 거라고 할 수 있어요


이후에도 여전히

남편의 아내

아이의 엄마로 살았지만 

제 시간의 일부는 나로 살기 위해 사용했다는 거예요    

 

어제는 2021년 11월부터 시작된 해외연수 프로그램이 

수료식을 끝으로 마무리되었어요

만나고 헤어지고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지는 것이

삶의 여정인 것 같아요

이제 각자의 자리에서

선한 영향을 끼치며 열심히 살아가겠지요

그리고 먼발치에서 서로를 응원할 거예요

만날 때와 헤어질 때

시작할 때와 끝낼 때

움켜쥘 때와 놓을 때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죽음은 나에게

만날 때와 헤어질 때

시작할 때와 끝낼 때

움켜쥘 때와 놓을 때를 가르친다     

-나길의 인생독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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