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길의 생활 속 인문학
아이가 말을 먼저 배우고
글씨를 나중에 배우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
그렇게 생활 속에서 인문학을 경험한 아이는 성장해서
업그레이드하여
성장과정에서 경험한 인문학에 스토리를 입혀
또 다른 이야기로 세상에 내어 놓을 거예요
아이가 3~4세가 되면 밥상에서 밥을 먹이는데
아이가 안 먹으려고 하고 밥 먹는 시간에 돌아다니면
떠먹여 주다가 급기야 밥그릇을 들고 아이를 따라다니며
먹여주기도 해요
특히 할머니들이 손자 손녀를 키울 때 더 그런 것 같아요
야단을 쳐도 듣지 않는데
때릴 수도 없고
굶길 수도 없고
참 난감할 때가 많아요
일반 가정에서도 그런데
DNA가 다르고
학대나 방임으로 상처받고
제대로 된 기본생활 습관 교육이 안 되어 있는 아이에게
식생활 습관을 가르치는 것은 정말 어려워요
가정위탁부모로 8년, 아동청소년 그룹홈 운영 13년 차로
21년 동안 20명의 아이를 키우면서 몸으로 배운 것이 있어요
바로
아이를 양육할 때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것은
단호함과 일관성이라는 거예요.
단호함과 일관성으로 접근하니까
아이들의 습관을 바로잡을 수 있었어요
밥상에서 밥을 안 먹고 장난치는 경우(절데 감정을 담지 마세요)
ㅇㅇ야 하고 이름을 불러요
아이가 쳐다보면
'너 어디에 앉아 있니?'라고 묻지요
'식탁에요'
'식탁에 뭐하려고 앉았어?'
'밥 먹으려고요'
'그래? 그럼 밥을 먹을래?'
'밥 안 먹고 장난칠 거면 들어가도 괜찮아.'
'멱살 잡고 끌어다 억지로 밥을 먹이지 않을 거야'라고 해요
/
그리고 저희 집 규칙에 대하여 이야기해줘요
우리 집에서는 밥 먹는 시간에 밥을 먹어야 간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밥 안 먹으면 간식을 주지 않는 이유는
배가 고프지 않아서 밥을 먹지 않았으니
간식도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야기해요
그럼 처음에는 설마 엄마가 간식을 안 줄까 싶어
'저 안 먹을래요'하지요
그런 아이에게 중간에 간식을 절대 주면 안 돼요
그럼 엄마는 아이에게 끌려다녀요
즐거운 집의 경우
다른 아이들은 간식을 먹는데
자기는 간식을 먹지 못하니
밥 안 먹을 것을 후회하고
한 번만 용서해 달라거나
불쌍한척하며 징징징 우는 아이도 있어요
이때 넘어가면 식습관을 바로잡을 수가 없어요
엄마의 단호함과 원칙, 그리고 일관성이 무너지면
교육은 무너지게 되니까요
이렇게 두세 번만 하면
자기가 떼를 쓰거나 울어서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밥상에서 밥을 먹게 돼요
밥을 잘 먹으면 보상으로 간식을 주는 거래를 하지 말고
내가 밥을 잘 먹었으니 당당하게 간식 쿠폰을 받아
간식을 먹게 된다는 것을 알게 하는 거지요
그럼 아이는 거래가 아닌
자기가 주체가 되어 어떤 일을 해낸 결괏값으로
내가 밥을 다 먹어서 간식 쿠폰을 받았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돼요
이런 작은 성취감이 자존감을 향상하지요
그리고 천천히 아이가 원하는 만큼의 밥으로 양을 조절해 주면
아이도 만족감을 느끼고
엄마도 힘들지 않고 밥을 먹일 수 있어요
아이의 식습관을 바로잡는데
3개월이면 충분한 것 같아요.
다섯 살에 밥을 안 먹어서 잠잘 때 우유를 먹였다고
우유병 들고 온 아이도
3개월 만에 밥을 잘 먹는 아이로 탈바꿈했으니까요
-나길의 생활 속 인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