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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Aug 29. 2022

열등감의 뜻과 극복하는 방법

톨스토이의 인생독본, 나길의 인생독본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더라도 오만해서는 안 된다

-나호무트 파샤-

톨스토이의 인생독본



현재 우리나라에는 신분 제도가 없지만

여전히 양반 상놈 하던 문화는 남아 있어서

학력과

부의 정도와

직업에 따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경험해요


직업에 따라 다르고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다르고

어느 정도 경제 능력이 있느냐에 따라 달라요

대우가 다르기도 하지만

문화가 달라 어우러지기 어려워요

자격지심에 스스로 어우러지기를 포기하고

 열등감의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어요


열등감의 뜻은

자기를 남보다 못한 무가치한 존재로 느끼는 감정이에요


제가 그랬어요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넉넉지 않은 살림에 아들과 딸 모두를 가르칠 수 없어

아들을 고등학교에 보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딸은 고등학교에 보낼 수 없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고집부리고 떼쓰며 고등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하지 못하고

그냥 이불속에서 울었어요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어른들의 말씀에 말대답하면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라는 교육을 받아온 저는

아무 말 못 하고 그냥 혼자서 남몰래 울고 힘들어하며 방황했어요


다행히 언니의 도움으로 서울에 와서

야간 고등학교에 입학하기는 했으나

언니가 결혼하기 위해 서울을 떠나는 바람에

생각하지 못했고 준비되지 않은 독립을 하게 되었어요

요즈음 말하는 보호 종료 아동과 같은 

아니 그보다 3년이나 빠른 17세의 여학생 신분으로

혼자 일해서 먹고살고 학교에 다녔어요

다행히 도와주는 분들이 있어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는 있었으나

검정고시를 거쳐야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사회적 구조 앞에서 높은 벽을 느꼈고

4년 동안 겨우 버티며 살아오는 동안 저의 에너지는 바닥났고

주저앉았어요


중학교 다닐 때까지는 다를 게 없었던 친구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대학에 진학하데 

저는 눈앞의 높은 벽 앞에서 갈길을 잃었어요

단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것이

이런 격차를 만들어 내는 세상이 싫었고

서서히 열등감의 감옥에 저를 가두었어요

열등감의 감옥에 갇힌 저는 세상과 단절하고 

조용히 자연에 묻혀 살기 위해

조건 따지지 않고 농촌 총각을 따라 시골로 왔어요

그렇게 친구들은 물론 저를 아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고립되어

내 자식은 돈이 없어, 하고 싶은 공부를 못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며 안 먹고 안 쓰며 돈을 모았어요

그렇게 열등감의 감옥에서 십 년을 살았어요


열등감을 극복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어요


'왔다 천막 사'에서 천막사 아줌마로 일할 때

어떤 사람이 천막을 주문하러 왔는데

엄청 아는척하며 까다롭게 주문을 해서 

그렇게 못 만든다고 다른 곳에 가서 하시라고 거절했어요

한참 있다 그 사람이 다시 와서

이번에는 낮은 자세로 이렇게 만들고 싶은데 방법이 없겠냐고 물었어요

그래서 방법을 찾았고 천막을 만들어주었어요

결재할 때 보니 중앙대학교 교수였어요


그때 알았어요


이름 뒤에 직함을 떼어내면

너도 인간

나도 인간

동등한 인간이라는 것을요


그 사건과 함께 

도서관 강연회에서

안성 출신으로 중앙대학교 국문과 교수님이었던

윤재천 교수님을 만나 강의를 들었는데

글쓰기를 배우고 싶으면

강남 호남 고속 터미널 센트럴파크 8층에 있는 

문화센터로 오라고 하셨어요

윤재천 교수님은 현대수필 발행인으로

퇴직하시고 센트럴파크 문학강좌에서 제자를 가르치고 계셨어요


글쓰기를 배우고 싶어 물어물어 찾아갔는데

그곳에 모인 분들은 

원 스타부터 고위 공직자까지 과거의 직업이 다양했는데

저 같은 시골 아줌마는 없었어요 

그런데 초라하기 그지없는 저를

모두가 문우라 불러주며 따뜻하게 품어주고

격의 없이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주었어요


두 사건을 계기로 저는 완전히 열등감을 극복했어요


열등감은

남이 아닌 스스로 느끼는 자격지심이 아닌가 싶어요

남과 나를 비교하고

내가 남보다 못하다는 감정에 사로잡혀

나를 내 안에 가두는 내가 만든 감옥이지요


열등감의 뜻은

자기를 남보다 못하다고 느끼는 감정이에요

감정은 사실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느낌이라는 것이에요

남보다 못하다는 감정에서 벗어나

모두가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열등감을 극복하는 방법은

너도 인간, 나도 인간 

우리 모두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나길의 인생독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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