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가고 없는 것?

질문으로 푸는 인생독본

by 나길 조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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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일을 후회하지 마라.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허위는 후회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진실은 오직 사랑하라고 말한다. 모든 기억을 멀리하라. 지나간 일을 말하지 마라, 사랑의 빛 속에서 살아라, 그 밖의 모든 것은 지나가게 내버려 두어라. -페르시아의 격언- 인생독본 p77


우리의 기억은 오류가 많아요

같은 상황을 경험하고도 서로 다른 기억을 하고 확대하거나 축소해서 사실로 믿어요

그런데 그런 과거에 묶여 사는 사람들이 있어요

동창회 모임에 나가보면 과거에 머물러 사는지 아니면 뜬구름 잡는 미래에 사는지 금방 알 수 있어요

과거에 머물러 사는 친구는

학창 시절 공부도 못하고 코 찔찔 흘리며 선생님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던 친구가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하면서 기회를 잘 만나 경제적으로 여유를 누리며 멋지게 변신한 모습을 보면

손뼉 치고 함께 즐거워하기보다는

학창 시절 공부도 못하고 코 찔찔 흐리던 애가 돈 좀 있다고 까분다고 험담을 해요

특히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했는데 지금 사회적으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친구는

과거에 공부 잘하고 인정받던 그때 그 모습으로 지금도 인정받기 원해요

과거는 가고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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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집그룹홈에서 만 18세가 되어 만기 퇴소한 아이가 3명 있어요

중학교 때부터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사고 치기 시작하더니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6개월 다니고 학교 그만두겠다고 해서 자퇴했다

검정고시 준비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다시 1학년으로 입학해

일주일에 절반은 지각하거나 조퇴하거나 결석하며 졸업 출석일수를 체크하던 현이가 있고

성실하게 학교생활 잘하고 공부도 제법하고

집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효자 아들이 있었어요


현이는 코로나 덕분에 겨우 고등학교 졸업하고 사회에 나갈 때

LH지원을 받아 전세를 얻어주고 이제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말고

네가 벌어서 먹고살며 네가 도움 받았던 만큼 세금으로 내서 갚아야 한다고 했더니

오토바이 배달 일을 하며 조금씩 돈을 모으고 자격증 공부를 하며 잘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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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효자 아들은 동일하게 LH지원받아 전세를 얻어주고

직장도 학교에서 추천해 준 곳에 잘 다니며 핀텍으로 전문대에서 스마트전기과를 전공해 졸업하고

잘 살아내는가 싶었어요

문제는 배달음식을 입에 달고 살며 한 달 식비가 100만 원 이상 나가고

그렇지 않아도 약간 살집이 있던 아이가 100kg이 넘는 몸으로 비대해졌어요

학교를 졸업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본다고 하더니

퇴직금도 1박에 100만 원이 넘는 호캉스를 즐기며 물 쓰듯이 써서 모두 날리고

돈을 벌어보겠다고 보험 영업일을 하다 스트레스받아 못할 것 같아 쉬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집에 내려와 재 정비해서 새롭게 시작하라고 했는데

수시로 연락이 두절되더니 어찌어찌해서 내려왔는데

컴퓨터를 새롭게 구입하더니 밤새 컴퓨터를 하고

새벽에 라면 4개와 스팸을 구워 밥 한양푼까지 하루 한 끼 먹는 모습을 보며

남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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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에서 컴퓨터만 하며 뒹굴거리는 백수가 여기에 있구나 놀란 가슴 쓸어내리고

나쁜 엄마가 되기로 했어요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때 하는 말

지난 3년 잘 살았잖아요 앞으로도 잘 살 거예요

올해 안에 3가지 계획만 실천할게요

건강을 챙기는 것

자격증 하나는 취득할 것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스스로 충당할 것이라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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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대답은 과거는 중요하지 않아. 지금 네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가야

습관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아. 백번 천 번 계획을 세운다 해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어

너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깨지는 순간, 관계도 깨지고 신용도 추락하는 거야

세상은 돈으로 살지 않아 믿음이고 신뢰고 신용이지

네가 계획한 대로 하겠다면 오늘밤부터 당장 실행해

사람은 너의 말을 믿는 것이 아니라 너의 행동을 보고 느끼는 거야

말과 행동이 일치할 때, 그런 신뢰가 쌓였을 때 네 말을 믿게 되는 거지라고 했지만

지난 밤에도 컴퓨터가 돌아가는 것을 창문너머로 비치는 불빛을 통해 느꼈어요


가고 없는 것에 묶여 있는 것은 효자 아들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과거의 화려했던 이력을 자랑하며 현재의 어떠함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 많고

자녀를 가슴에 묻거나 배우자를 먼저 보낸 분들 중에도

가고 없는 것, 되돌릴 수 없는 것에 머물러 현재를 살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기는 하나 가고 없는 것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현재 지금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아야 할 것 같아요


페르시아 격언에

모든 기억을 멀리하고 지나간 일을 말하지 말며 사랑의 빛 속에서 살라해요.

그 밖의 모든 것은 지나가게 내버려두라니

현재 지금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을 사랑하며 사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삶의 지혜가 아닐까 싶어요


오늘은 기억을 멀리하고 지나간 일을 말하지 않는 하루가 되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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