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게
소리야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은 참 많아.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하고 학교나 내가 속한 조직의 규칙도 지켜야 해. 그 모든 것들은 지구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함께 평화를 누리며 살아가기 위한 약속이야. 그런데 이 모든 것들 위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켜야 하는 것이 있어. 하나는 매스컴을 통해 수도 없이 듣게 되고 또 교육받지만 여전히 내 삶의 습관으로 자리잡지 못한 환경지킴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내가 나를 지키는 나 지킴이야. 자연 앞의 인간은 작고 초라한 미물에 불과하지. 자연재해를 완전히 막을 인간도 없고 방법도 존재하지 않으니까. 다만 과학이 발달하여 일기 예보를 통하여 어떤 상황에 대비할 수는 있지만 예보를 빗나가는 일도 다반사야. 자연재해를 넘어 재앙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들이 점점 많이 발생하고 있어.
환경지킴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지킴이가 있어. 바로 나 지킴이야. 환경지킴이는 혼자가 아닌 함께지만 나 지킴이는 오롯이 나 혼자만의 몫이고 선택하고 결과 값에 대한 책임을 내가 져야 하기 때문이야.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만큼 다양한 생각과 유혹, 그리고 거짓이 가득해. 어떤 사람은 너에게 달콤한 말을 하며 잘못된 길로 이끌 수도 있고 어떤 상황에서는 정직하게 말하는 것보다 거짓말이 더 쉬워 보일 때도 있을 거야.
'나를 지킨다'는 것은 단순히 몸만 안전하게 하는 게 아니야. 내 마음, 내 생각, 내 가치관을 소중히 여기는 거야. 누군가가 "이 정도는 괜찮아, 다들 이렇게 해"라고 해도. 네가 생각했을 때 옳지 않다면 용기 내서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래"라고 말할 수 있는 힘, 그게 바로 나를 지키는 거야.
엄마도 어릴 때는 친구들이 “한 번만 해보자, 재밌잖아”라고 유혹할 때가 많았어. 그때마다 엄마 마음속에는 두 가지 목소리가 들렸지. 하나는 “그래, 한 번쯤은 괜찮겠지?”였고, 다른 하나는 “아니야, 이건 내가 원하지 않아”였어. 엄마가 후회하지 않았던 순간들은 언제나 두 번째 목소리를 따랐을 때였단다.
소리야, 세상은 늘 달콤한 유혹과 거짓으로 우리를 흔들어. 하지만 그럴 때마다 네 마음의 중심을 꼭 붙잡고, 네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옳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봐. 그리고 그 답을 따라가. 남들이 뭐라고 해도, 유행이 어떻게 바뀌어도, 네가 너 자신을 지킬 수 있다면 너는 정말 멋진 사람이 될 거야.
세상을 살아가면서 올바른 길을 선택하려면 무엇보다 지혜가 필요해. 지혜는 단순히 똑똑한 것과 달라.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아는 힘이야. 지혜를 얻으려면 좋은 어른의 조언을 듣고, 진리와 바른 가치를 배우는 것이 중요해. 그렇다고 네 생각만이 옳다는 프레임에 갇히면 폭넓게 세상을 볼 수도 없고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도 없어.
지혜는 말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네가 배운 지식과 경험이 함께 숙성되어 나오는 삶의 옳음이야.
엄마가 소리와 함께 은행나무길을 따라 동네 한 바퀴를 돌며 몸으로 사계절을 경험하게 한 것도 자연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기 바라는 마음이 있었어. 나무와 풀과 바람과 햇볕의 이야기가 날마다 다르고 그 다름이 아름다움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는지 모르겠구나. 조금 있으면 모내기가 시작될 거야. 논마다 조금씩 다른 물의 양과 거름의 농도는 미세한 차이의 녹색을 만들고 우리는 그 신기함에 놀라곤 했지. 날마다 바람에 묻어나는 향기의 이름 맞추기도 하고 걷다 말고 주저앉아 매서운 겨울바람을 이겨내고 올라온 여리디 여린 새싹을 바라보며 나누었던 우리의 이야기가 네가 너의 지킴이로 살아가는데 작은 버팀목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야.
소리야 성경말씀 잠언 4장 23절에도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네 마음을 지키라'는 말씀이 있어.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의 평강을 지킨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중요한 일이야. 네가 항상 이 말씀을 기억하고 마음의 평강을 지켰으면 좋겠어. 엄마는 언제나 네가 너 자신을 지키는 멋진 사람이 될 거라고 믿어.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는 너를 언제나 응원할게.
샬롬 샬롬!!!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
2025.5.3(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