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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정말일까?

소리에게

by 나길 조경희
하루 1%.jpg

오늘도 학교에서 친구들이 네 동생 좀 잘 가르치라고 해서 기분이 나쁘다는 너, *현이는 왜 그렇게 욕을 하고 어린아이들 핸드폰 뺏어서 게임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엄마가 무섭게 야단을 쳐야 하지 않느냐고 말하는 너에게 사람은 잘 바뀌지 않는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었어. 그동안 엄마가 스물세 명의 아이들을 양육하며 뼈저리게 느낀 거니까. 그래서 아이를 바꾸려고 하지 말고 환경을 바꾸라는 말을 진리처럼 믿으며 아이들의 행동이 바뀌기 원할 때는 환경을 바꾸고 있어. 그런데 *현이의 경우는 집이 아닌 학교에서 욕을 하고 남의 핸드폰을 달라고 졸라서 게임을 하는 것이라 엄마가 할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는 거야


그래서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말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려고 해.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성격, 기질 그리고 자라면서 몸에 밴 습관들은 생각보다 단단하게 우리를 감싸고 있어. 예를 들면 엄마는 어릴 때 소심하고 마음이 약해서 잘 울었어. 친구와 언성을 높여서 싸운 적도 없고 친구가 엄마에게 부당하게 대해도 그냥 참고 견디거나 피했지. 그런데 결혼해서 형이 태어나 엄마가 된 순간 달라졌어. 내 아이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거든. 그때 깨달았어.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정말 간절한 마음이 생기거나. 변화가 꼭 필요한 절박한 상황에 직면하면 조금씩 바뀔 수밖에 없다는 걸 말이야.


사람이 바뀌지 않는다는 말은 아마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뜻일 거야. 누군가의 말 한마디, 하루아침의 결심만으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긴 어렵지. 하지만 작은 변하는 분명히 가능해. [하루 1%]의 저자 이민규 심리학 박사님은 하루 24시간의 1%는 15분인데 매일 15분씩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반복한다면 10년 후에는 다른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해. 엄마는 그 말이 정말 그렇다는 것을 몸으로 경험했어.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할 때 계란으로 바위 치듯 조금씩 매일 반복해서 공부했고 그 결과 천막을 꿰매던 엄마가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었기 때문이야. 엄마가 일주일에 한 번은 컴퓨터를 열지 않는 날로 정하고 책 읽기를 강조하는 것도 지금은 책을 읽고 생각하는 습관을 몸에 장착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예를 들면 네가 좋아하는 게임을 떠올려볼까? 처음엔 조작도 서툴고, 규칙도 잘 몰라서 자꾸 실패하지. 하지만 매일 조금씩 연습하면, 어느새 실력이 늘고, 예전엔 못하던 것도 할 수 있게 되잖아. 사람의 마음이나 습관도 비슷해. 처음엔 어렵고, 자꾸 원래대로 돌아가고 싶어 지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조금씩 달라진 자신을 발견하게 돼. 그렇게 바꾸고 싶은 나쁜 습관 위에 좋은 습관을 두텁게 덧입히면 어느 사이 몸은 좋은 습관에 길들여져 변하게 되는 거지. 엄마가 좋아하는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이 바로 작은 습관이 삶을 변화시킨다는 말을 대변하고 있어.


엄마가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해서 네가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로 믿어버리지 않았으면 해. 그 말은 때로 너를 합리화하는 수단이 되기도 해 “나는 원래 이래”라고 말하며, 노력하지 않으려는 핑계가 되기도 하거든. 하지만 네가 정말 바꾸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게 성격이든, 습관이든, 생각이든,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렴. 오늘은 어제보다 한 번 더 웃어보기, 내일은 조금 더 용기 내보기, 이런 식으로 말이야.


실패해도 괜찮아. 다시 시도하면 돼. 사람은 완벽하지 않으니까, 천천히, 조금씩 바뀌는 거야. 엄마도 아직 변하고 있는 중이야. 더 좋은 엄마, 더 따뜻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말이야.

마지막으로,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변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은 바로 “나도 바뀌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천천히, 조금씩, 네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해갔으면 좋겠어.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너 자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게 되기를 바라며 날마다 기도할게


샬롬 샬롬!!!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

2025.6.7(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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