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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뭘까?

소리에게

by 나길 조경희


솔경현베란다에서.jpg

"엄마, 사람답게 산다는 건 뭘까?"

그 말을 들었을 때 엄마는 가슴이 찡했어. 열두 살 너의 입에서 그렇게 깊은 질문이 나올 줄은 몰랐거든, 그래서 오늘은 엄마가 이 질문에 답해보려고 해. 그냥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엄마의 진심을 담은 편지로 말이야.

우리는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그냥 자동으로 '사람답게'사는 게 아니란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매일매일의 선택 속에서 만들어가는 거야.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과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은 다르거든.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단순히 숨을 쉬고, 밥을 먹고, 학교에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아. 물론 그런 일상도 소중하지. 하지만 엄마가 생각하는 '사람답게 산다'는 건 그보다 조금 더 깊은 의미가 있어.


먼저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마음'을 지키는 거야. 너도 알다시피 우리는 모두 감정을 가지고 있지.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 사랑.... 이런 감정들은 우리를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것들이야. 하지만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내 감정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 내 마음이 그렇다면 다른 사람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는 것이 정말 중요해.


두 번째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다름'을 인정하는 거야.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 너와 생각이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지, 때로는 그런 다름 때문에 오해하거나, 미워하게 될 수도 있어, 하지만 진짜 사람다운 사람은 그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야. 네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의 '다름'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세 번째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책임'을 지는 거야. 네가 한 말, 네가 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 실수할 수도 있고, 잘못할 수도 있어. 하지만 그때마다 도망치지 않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단다. 엄마도 완벽하지 않아서 실수할 때가 많아. 그럴 때마다 엄마도 용기를 내어 책임지려고 노력한단다.


네 번째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보다 '사랑'을 실천하는 거야, 내가 나를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 사랑은 거창하지 않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야. 가장 먼저 내가 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해. 내 안의 사랑의 그릇이 차고 넘쳐서 흘러가야 하거든. 내가 나를 사랑한다고 해서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라는 것이 아니야. 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의 어떠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라는 거지. 그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해 부족하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과 행동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할 수 있어. 이런 작은 행동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한결 밝아질 거야.


마지막으로,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길을 용기 있게 걸어가는 것도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내 마음이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가려는 용기,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 이게 바로 엄마가 생각하는 '사람답게 산다'는 의미야. 그렇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엄마 닉네임을 '나길'로 지었어. '나길'은 '나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라'는 순우리말이야. 너도 너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며 네가 가진 것들을 나누는 삶을 살기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야.


샬롬 샬롬!!!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

2025.5.31(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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