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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진짜 멋진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소리에게

by 나길 조경희
꿈을 코딩하는 아지매.jpg


어제 발뒤꿈치가 아프다고 해서 정형외과를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어. 병원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떤 아저씨가 네 팔을 만졌다 놓았는데 네가 쳐다보니까 그 아저씨는 재미있다는 듯 또다시 네 팔을 조금 더 세게 잡았다 놓았지. 그때 너는 아저씨를 돌아보며 분명하게 '하지 마세요' 하더구나. 엄마는 싫은 것을 싫다고 확실하게 말하는 네가 정말 멋있어 보였단다.

엄마가 생각하는 멋있는 사람은 돈이 많다거나 화려하고 멋진 옷을 입은 사람이 아니야. 말과 행동이 품위가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고 자기 자리에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멋있어 보이는 거지.


엄마가 즐거운 집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네가 너를 사랑하고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가르치잖아. 그 방법 중 하나로 '내가 나하고 노는 시간'을 정해 내가 나하고 놀아줄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도 그 때문이야. 내가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인정해야 자기 생각을 두려움 없이 말하고 당당할 수 있거든. 8년 동안 너도 같은 교육을 받은 덕분이 아닐까 싶기도 해.


엄마는 심리학자도 아니고 의사도 아니지만 여러 명의 아이들을 키우며 다양한 상황을 만나,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다 보니 얻게 된 지혜일 수도 있어. 엄마가 '형님 먼저'를 외치는 것도 같은 맥락이야. 5학년인 네가 가장 앞에 서고 1학년인 막내가 가장 뒤에 서서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을 다른 사람이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우리는 동생이 어리고 약하니까 동생에게 양보하고 동생을 먼저 챙겨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잖아. 약자를 배려하는 것이 먼저라는 거지. 그런데 엄마는 거꾸로 하고 있어. 그 이유는 형이 조금 부족하고 못났어도 형을 형으로 존중하라고 가르치기 위해서야. 아무리 말로 가르쳐도 잘 안되니까 몸으로 가르치는 거지. 형하고 동생하고 싸우면 엄마는 무조건 동생 혼낸다고 선언하고 그렇게 하는 것도 형을 형으로 존중하는 것부터 배우라는 의미에서 그런 거야.


진짜 멋진 사람은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야.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지. 실수해도 괜찮다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 그게 바로 진짜 멋진 거야.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인정하는 연습을 하면서 동시에 내가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존중받는 경험을 해야 하거든. 엄마가 '형님 먼저'를 외치고 실행하는 것도 모든 아이들에게 '체험 가치'를 몸으로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서야.


두 번째 멋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 누군가 힘들어할 때 조용히 곁을 지켜주거나, 작은 친절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정말 멋진 사람이야. 엄마는 네가 친구들이 힘들어할 때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어주고, 어려운 친구를 도와주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자랑스럽단다. 그런 너의 따뜻한 마음이 엄마는 참 멋져 보여.


세 번째 멋진 사람은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사람이기도 해. 꿈이 크든 작든, 남들이 뭐라고 하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해나가는 용기가 필요하지.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그 모습이 얼마나 멋진지 몰라. 엄마도 글을 쓰면서 수없이 실패하고 좌절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써왔기에 지금의 엄마가 있을 수 있었단다.


네 번째 멋진 사람은 책임감이 있어.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고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야. 때로는 힘들고 귀찮아도 나와 다른 누군가를 위해 끝까지 약속을 지키는 모습은 정말 멋져 보여. 엄마도 약속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그 약속이 서로의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큰 힘이 되는지 알기 때문에 지키려고 노력하는 거야. 네가 엄마와 한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엄마는 감동하며 정말 멋지게 자기 삶을 살아가겠다는 믿음과 기대를 하게 돼.


마지막으로, 진짜 멋진 사람은 자신만의 행복을 찾을 줄 아는 사람이야. 남들이 정해준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방식으로 삶을 즐기고 소소한 행복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정말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해. 엄마는 네가 네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찾아가고 그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길 바란단다. 꼭 남들이 말하는 '멋진 사람'이 되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네 마음을 소중히 여기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너의 꿈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그런 사람, 너 자신을 사랑하고 행복을 창조하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면 정말 멋진 삶이 될 거야.

엄마는 항상 네 등 뒤에서 너를 응원할게


샬롬 샬롬!!!!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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