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으로 푸는 톨스토이의 인생독본
인간의 가치는 그가 가진 진리가 아니라 그 진리를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에 달려 있다는 레싱의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인간의 가치는 그 안에 진리가 있어야 하고 그 진리를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로 가늠된다니 그렇다면 진리를 얻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가치가 없다는 것인가?
흔히 우리는 지식을 얼마나 많이 갖추었는가, 혹은 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는가에 따라 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한다. 그러나 레싱은 이러한 결과 중심의 사고를 넘어서 진리 추구를 위한 과정과 노력에 진정한 가치를 두고 있다.
진리를 얻으려는 노력의 의미는 무엇일까?
인간은 본질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이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모든 진리와 지식을 온전히 아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끊임없이 배우고, 의심하고, 실수하고, 다시 일어서며 성장한다. 이 성장의 과정은 단지 외적인 성취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오랜 탐구와 실험, 실패와 좌절 속에서 우리는 인간다움의 본질, 즉 겸손·인내·성찰과 같은 덕목을 얻는다. 레싱이 강조한 것은 바로 이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애썼는가, 어떻게 질문했고, 어디까지 내가 다가갔는가에 있다.
예를 들어, 한 과학자가 오랜 시간 연구 끝에 작은 발견 하나를 이룰 수 있다. 누군가는 그 발견 자체가 사소하다고 평가할지 모르지만, 그가 오랜 시간 쏟은 열정과 노력이 살아있는 한, 그 삶의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족과 갈등을 해결하면서, 혹은 직장에서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면서, 각자가 ‘최선을 다해’ 더 나은 해답을 구하는 그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인간의 가치가 빛나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정년 후의 나의 가치는 무엇일까?
나는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양육하는 한 사람으로서, 때로는 '나는 좋은 양육자인가?'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아이들에게 완벽한 답을 주지 못할 때 좌절하고, 나의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혼란스럽다. 그러나 레싱의 말을 곱씹을 때, 완성된 진리의 소유자가 되는 것보다 그 진리에 다가가려는 노력이 더 중요함을 깨닫는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정답이 없는 긴 여정이다. 아이가 무엇이 옳은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든다. 나는 경험이 부족할 수 있지만, 자녀의 더 나은 성장과 행복을 위해 부단히 배우고, 책을 읽고,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며, 나와 내 아이들 모두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매번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 '진리를 향한 여정' 자체에서 내가 양육자로서, 한 인간으로서 의미를 찾는다.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과정’이다
현대 사회는 종종 결과를 지나치게 강조한다. 좋은 성적, 높은 연봉, 사회적 성공 등 눈에 보이는 성과가 인간의 서열을 결정하는 척도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레싱의 관점에서 본다면, 결과 그 자체는 한계가 있다. 오랜 기간에 걸친 고민과 시도, 인간 사이의 성숙한 관계와 이해, 자신과 타인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너머로 나아가려는 모든 시도가 소중하다.
나 자신도 매일 실패한다. 양육자로서 완벽할 수 없고, 인간으로서 오만과 부족함을 반복한다. 하지만 매일 새벽 그 부족함을 인정하고 새롭게 배우는 그 과정이 나를 조금씩 더 성숙하게 만든다. 나와 같은 이웃, 친구, 동료 역시, 자신만의 방식으로 진리를 추구하고 있음을 인정할 때, 그 노력이 존중받을 만한 가치임을 실감하게 된다.
진리는 언제나 완벽하게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인지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도달을 위해 매 순간 자신을 갈고닦는 과정, 노력하는 태도이다. “나는 부단히 고민하고, 질문하고, 시도해 보았는가?”라는 물음이 나의 가치를 결정짓는다.
결국, 인간의 가치란 다른 사람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남보다 많이 알고, 더 성공했다는 지표가 아니라,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진실을 찾아가는 그 성실한 여정 자체가 ‘나의 가치’이고, 인간 각각의 진정한 자산이 된다. 레싱의 말을 가슴에 새기며, 오늘도 나는 나와 내가 양육하는 아이들, 그리고 세상을 조금 더 이해하려고 한 걸음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