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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소리에게

by 나길 조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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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것이 너무나 싫다는 너에게 오늘은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얘기해주려고 해


개학을 앞두고 또다시 너의 질문이 시작되었어 “엄마, 어른들은 학교라는 곳을 만들고 왜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거야? 우리는 무조건 공부를 해야 하는 거야? 그냥 집에서 하고 싶은 것, 재미있는 것만 하고 살면 안 돼?”라는 질문 말이야. 사실 이 질문은 어른들도 자주 하는 질문이야. 공부는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또는 인생의 어느 길목에서든 해야 하거든 그때 우리는 늘 “왜 공부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마주하게 되지. 그래서 엄마는 오늘, 공부는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말이 아닌 편지로 써서 너에게 전해주려고 해.


먼저, 공부란 단순히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만 하는 게 아니란다. 공부는 세상을 이해하는 눈을 길러 주는 과정이야. 책을 읽고, 문제를 풀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건 마치 어둠 속에 작은 등불을 하나씩 켜 나가는 것과 같아. 등불이 많아질수록 앞이 더 잘 보이겠지? 공부는 바로 네 앞길을 밝혀주는 등불과 같은 거야.


너는 자주 세상에 대해 질문을 하잖아. “왜 하늘은 파랄까? 왜 밤에는 별이 보일까? 왜 어떤 사람들은 가난하고, 어떤 사람들은 부자일까?” 이런 질문을 통해 우리의 삶은 확장되고 지혜가 생기기 시작해. 그런데 이런 질문에 답을 찾으려면 지식이 필요해. 공부가 되어 있지 않으면, 우리는 답을 찾지 못하고 헤매기만 할 수 있어. 공부는 네가 세상에 던지는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거란다.


또한, 공부는 네 안에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 줘. 지금은 네가 역사학자가 되고 싶다고 하지만 성장하면서 다른 길을 가고 싶어 질 수도 있거든. 그런데 어떤 길을 가든 기초적인 공부는 네게 든든한 발판이 된단다. 예를 들어 음악가도 수학을 통해 리듬을 이해하고, 과학자도 문학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며, 의사도 철학을 통해 생명의 의미를 고민하지. 역사학자는 역사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로 나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 결국 공부는 한 분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네 삶 전체를 넓고 깊게 만들어 주는 힘이야.


소리야, 공부는 때때로 힘들고 지루할 수 있어. 하지만 인생에서 값진 것들은 대체로 그렇게 쉽게 얻어지지 않는단다. 운동선수가 하루아침에 강해지지 않는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도 단숨에 만들어지지 않아. 매일매일의 작은 공부가 모여서 너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거야. 그것은 엄마가 아무리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수 없는, 오직 네가 스스로 걸어가야 하는 길이야.


그리고 엄마는 네가 공부를 통해 단순히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진짜 공부는 머리로만 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야. 책 속에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역사 속에서 사람들이 겪은 아픔을 배우며, 과학 속에서 자연의 신비를 알게 되면, 우리는 세상과 사람들을 더 깊이 이해하게 돼. 그런 공부는 네 마음을 넓히고, 다른 이들을 존중하는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 주지.


오래전 형이 동산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을 때 입학식에서 김인중 이사장님은 '배워서 남 주자'라고 하시며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하는 공부는 의미가 없다고 하셨어. 잘 배워서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해야 배움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거야. 그 말씀이 엄마의 마음에 깊이 새겨졌는데 오늘 너에게 같은 말을 해주고 싶어. 네가 힘들게 공부하는 것은 너 혼자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하기 위해서 했으면 좋겠어. 그럼 훨씬 멋진 사람이 될 거야.


엄마는 네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가든지, 공부를 통해 네가 진정 원하는 삶을 찾기 바란단다. 공부는 네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거든. 만약 공부가 부족하다면, 네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할 때 많은 제약이 따를 수 있어. 하지만 공부가 잘 되어 있다면, 너는 더 많은 길 중에서 네가 진짜 원하는 길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단다. 엄마는 네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끝으로 엄마가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공부는 ‘왜 해야 하냐’는 질문에만 매달리면 금방 지쳐버려. 하지만 ‘내가 오늘 배운 것이 내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공부는 네 삶과 이어지고 더 재미있어질 수 있어. 지식은 언제나 새로운 길을 열어 주고, 네가 어제보다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그러니 힘들 때마다 이 말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아. “공부는 나를 나답게 만드는 과정이다.”


엄마는 네가 지식과 지혜를 쌓아가는 그 길을 늘 응원할 거야. 넘어질 때는 일으켜 세워 주고, 지칠 때는 함께 쉬어 주면서 말이야. 하지만 결국 공부는 네가 직접 걸어가야 하는 여정이라는 것 잊지 않길 바라. 그 길에서 네 눈이 반짝이며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엄마는 언제나 믿고 기다릴게.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

2025.8.25(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3가지

1. 우리가 공부해서 배우는 지식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될까?

2. 만약 네가 공부를 하지 않으면, 하고 싶은 걸 고를 때 어떤 어려움이 생길까?

3. 마음으로 하는 공부는 어떤 걸 말할까? 그리고 그런 공부는 왜 사람을 따뜻하게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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