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게
소리야,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상은 참 다양하고 신기하지. 하늘에는 구름이 흘러가고, 나무는 계절마다 색깔을 바꾸고, 고양이는 햇살 아래에서 졸고 새들은 하늘을 날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어. 하지만 세상에는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정말 중요한 것들이 훨씬 더 많단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너와 나누고 싶어.
예를 들어, 공기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 그렇지만 공기가 없다면 우리는 단 한순간도 숨을 쉴 수 없지. 또 전기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불을 켜고, 냉장고를 돌리고, 네가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도 할 수 있게 해 주잖아. 이렇게 보이지 않지만 우리 삶을 지탱해 주는 것들이 참 많아.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야. 엄마가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잖아. 하지만 네가 힘들어할 때 등을 토닥여 주고, 네가 웃을 때 같이 웃어 주는 행동 속에서 그 마음이 드러나지. 네가 친구와 웃으며 이야기할 때, 혹은 친구가 속상해할 때 옆에 있어 주는 것도 다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이야.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힘은 참 크단다.
‘믿음’이나 ‘희망’ 같은 것도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네가 시험을 앞두고 “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를 믿는 순간, 보이지 않는 힘이 너를 밀어주는 것을 느낄 거야.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내디딜 용기도 바로 그 희망에서 나온단다.
엄마와 함께 읽었던 '데이브 에거스'가 쓴 [눈과 보이지 않는]이라는 동화가 생각나니? 도시의 공원에서 살아가는 개, 요하네스가 우리에 갇힌 들소들을 탈출시키는 과정을 그린 모험담이었잖아. 요하네스는 갇혀있는 들소들의 '눈'이 되어 공원 곳곳을 달리며 정보를 전달하고 마침내 들소들의 탈출을 계획하여 배가 있는 곳까지 데리고 가는데 마지막에 세 마리 들소들이 배에 타는 것을 거부해, 나이 많고 늙었으니 그냥 이곳에 남겠다고 요하네스에게 가라고 하지, 섬에 남아도 갈 곳이 없고 인간들에게 잡힐 것이 뻔한 요하네스는 버드 런드와 함께 염소들 사이에 끼여 배를 타고 작은 섬을 떠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되었어.
요하네스라는 개의 눈으로 인간 세상을 보고 끊임없이 자유로움을 꿈꾸며 도전하고 모험을 떠나는 '자신만을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자유와 책임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로 기억되고 있어.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훨씬 더 많고 아이들에게는 보지 못한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던 이야기이기도 해
책을 읽은 후 너에게 조금 더 많은 세상을 경험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네가 하고 싶다는 것들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야.
너 또한 누가 뭘 가졌는지 무엇을 하는지 같은 눈에 보이는 것에 마음을 쓰지 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모험을 떠났으면 좋겠어. 그 과정에서 실수와 실패도 있겠지만 너와 같이 새로운 세상을 향해가는 사람들을 만나게 될 거야. 그때 실수와 실패 속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가치를 느껴 보려고 노력하면 좋을 것 같아.
엄마는 네가 세상의 보이지 않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새로운 세상을 향해 두려움을 이겨내며 걸어가길 간절히 바라며 기도한단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다 보면 언제 어디서든 빛과 소금처럼 선한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될 거야. 너의 가는 길을 항상 지켜보며 응원할게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
2025.9.20(토)
1. 눈으로 볼 수 없지만 우리 삶에서 꼭 필요한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 네가 누군가에게 받은 '보이지 않는 마음'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뭐니?
3. 네가 소중히 지키고 싶은 '보이지 않는 것'은 무엇이니?